[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일곱 봉인에 담긴 심판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일곱 봉인에 담긴 심판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30 12:1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죽음의 한 연구(하)> 69쪽에서 주인공은 장로의 손녀에게 요한계시록 6장 1절에서부터 8절 까지를 읽어 달라고 했다. 인용한 부분은 박상륭이 주인공의 입을 빌어 ‘일곱 봉인에 담긴 심판’에 나오는 여러 색깔의 말(馬)을 탄 기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 때에 내가 들으니 네 생물 중에 하나가 우렛소리 같이 말하되 오라 하기로, 내가 이에 보니 흰 말이 있는데 그 탄 자가 활을 가졌고 면류관을 받고 나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 하더라. 둘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들으니 둘째 생물이 말하되 오라 하더니, 이에 붉은 다른 말이 나오더라. 그 탄 자가 허락을 받아 땅에서 화평을 제하여 버리며 서로 죽이게 하고 또 큰 칼을 받았더라. (중략) 셋째 생물이 말하되 오라 하기로 내가 보니 검은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가 손에 저울을 가졌더라. (중략) 넷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넷째 생물의 음성을 들으니 가로되 오라하기로, 내가 보매 청황색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니 음부가 그 뒤를 따르더라. 저희가 땅 사분의 일에 권세를 얻어 검과 흉년과 사망과 땅의 짐승들로써 죽이더라”

요한계시록의 흰 말, 붉은말, 검은 말, 청황색의 네 가지 색의 말을 탄 기사는 말시에 나타날 지구의 지옥화가 빚어낸 인물과 풍경이다. 네 명의 기사가 자아내는 풍경은 창조를 위한 전이로, 끊임없는 역사의 순환 속에서 되풀이 되며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흑과 백, 적은 연금술사들의 화학 실험에서 ‘질료(Prima Materia)’로 나타난 반응을 상징하고 있다. 흰 말(양백)을 탄 자는 면류관을 받은 호전적이며 투쟁하는 자로, 그가 사망하면서 남게 된 붉은 말(양적)이 쇠하면, 음부가 흥왕하며 흑이 생성된다. 흑이 제 역할을 다한 후 사라지고 남은 자리에 ‘청황색’이 남는다. 청황색은 발효 과정에서 나타나는 촉매(혹은 독)다.

박상륭은 이 과정을 “어떤 유전(流轉)의 과정 속의 절대의지”로 여겼고, 그것은 “집단적 또는 개별적 음기의 유전의 형이상학적 발현”으로 이해했다. 그는 이 음기가 곧 업(業)이요, “신까지도 자기를 섭리하기 위해, 이 독에 의존한다”고 보았다.

독은 모든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음기의 유전에 의해서’ 생성되는 연금술적 용어로, 내가 보기에 이 과정을 통해 소우주인 인간은 누멘(신성)으로 승화되고, 대우주는 재창조(혹은 중생(重生))가 가능하게 될 것 같다.

어쩌면 우주가 재창조되는 과정은 독이 촉매로 작용해야만 하는 우주의 법칙을 따르고 있고,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J. Bohm, 1917-1992)의 홀로그램 우주(Holographic Space)의 ‘접혀진 질서‘ 안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FUTURA ENERGIA 심리영성상담소 seelenscan@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