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에로스적 의식의 성령 잉태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에로스적 의식의 성령 잉태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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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야훼는 양기와 양령, 성령과 양신의 대명사인 영체(靈體)이다. ‘고독한 양력(陽力)’인 야훼는 홀로 기능할 수 없는 남성적 에너지의 근원적 상징이다.

그는 ‘인육(人肉)을 획득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자궁(영원한 모성)을 필요로 했다. 이것은 남성적 영혼인 아니무스(Animus)가 소피아와 동정녀 마리아로 대표되는 여성적인 영혼인 아니마(Anima)와의 영적인 결합을 의미한다.

박상륭의 표현을 빌자면,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결합은 “동정녀에게 아무 상처를 입히지 않고라도, 그녀의 태속으로 섭리해드는 일(성령의 잉태)”이다. 이 과정은 “생명이 물질로 형상을 입”는 행위이고, 달리 말하면, 원형의 상징으로써 ‘에로스의 입문의식’이다.

칼 융은 그의 제자인 토마스 하딩의 <사랑의 이해(Les Mysteres de la femme)(문학동네)>라는 책의 발문에서 “원형은 초월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즉, 그것은 대단히 커다란 중요성을 가진 현현으로 강요되어지는 것이다. (증략) 그것은 충격적인 방법으로 개인을 사로잡고 그를 강렬한 정서적 상황 속에 밀어 넣는다. (중략) 형이상학은 원형의 물리학 또는 심리학이기 때문이며, 형이상학의 도그마(또는 가르침)는 무의식의 ‘라이트 모티브’, 어떤 한 시대에 우세한 심리적인 사건들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최초의 인류 아담이 금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은 행위는 상징적으로 남성과 여성(또는 음과 양)의 결합을 의미한다. 인간은 영생을 얻기 위해서, 또는 “위대한 정신을 보듬어내기 위한” 통과의례로써 영원한 고통을 동반하는 ‘우주적 산고’를 경험해야만 한다.

이 때 선악과는 두 개의 ‘무서운 의미’를 지니는데, 그 하나는 그 때까지 “인간이 몰랐던 죽음에의 인식”이며, 또 다른 하나는, 신의 죽음에의 예비인 것이다.

박상륭은 주인공의 입을 빌어 이 행위가 창조자로서의 신이 “자기의 대자비로 하여, 저 죽을 자녀들을 어떻게든 중생(重生)시키기 위하여, 자기의 목숨으로써 대신하려 예비했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한 나무(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죽음을 그런 모든 부채의 정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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