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촛불중과의 재회와 설법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촛불중과의 재회와 설법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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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촛불중은 주인공에게 “그래서입지, 스님께서는 피로를 좀 푸셨는가 말입습지?”하고 물었다. 그는 촛불중에게 “대게 그렇게 믿어집니다. 허나 뜻밖에 이런 데서 만나뵈니 반갑쇠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장로 댁에서 머문 날부터 꼬박 하룻밤, 한 나절하고, 한 나절의 반을 더 잤다.

촛불중은 다시 그에게 “유리에서입지, 산다는 일은 피곤합지. 때로 피로를 푸는 게 좋겠습지. 헌데입습지, 고기 낚기는 말입지, 어떻게 잘되셨나입습지”하고 물었다. 촛불중의 이 질문은 그가 애써 억눌렀던 아픈 기억을 상기시켰고, 순간적인 고통이 잠시 폐부를 찌르고 스쳐 지나갔다.

장로의 손녀딸은 그에게 내일 촛불중이 다시 유리로 돌아가게 되어서 장로가 두 사람을 저녁에 초대했다고 알렸다.

저녁 식탁에는 장로와 그의 손녀, 촛불중과 그 넷이서 둘러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 도중, 장로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집에 머무르는 스님은 싫더라도 한번쯤 집회에 설법을 해주어야 하는 큰 짐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장로는 다짜고짜 마침 내일이 집회일이라 한 이삼십 명 신자들이 모이니 그 때 그에게 설법을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느닷없는 장로의 청에 잠시 당황했으나 신세를 진 것도 있고 해서 마지못해 설법하는 것을 수락했다.

주인공이 장로의 청을 수락하고, 저녁 식사를 마치자 장로와 그의 손녀딸은 물러갔고, 결국 촛불중과 그만 남았다. 촛불중은 다시 그에게 “스님께서는입지, 유리로 돌아가시지 않을 작정이신지입지”라고 물었다.

그로선 촛불중의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도 만들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외톨각설이’이자 ‘다시 도보 고행자’가 된 주인공은, 자신이 정한 여정을 한 바퀴 둘러보고, 그 읍의 길 끝에 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 그는 가려는 길의 끝까지 이르지 않고서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는 각설이가 된 까닭이었다.

촛불중은 다시 “허지만입지, 아마도 말입지. 스님은 유리를 벗어날 수는 없으리라고 말입지, 소승은 믿고 있습지. 일단말입지, 늪에입지, 낚싯대를 들고 앉은 그 순간부터 말입습지, 아무도입지, 그 늪으로부터 떠나지 못했었다는 것만 말입지, 한번 더 강조해두는 바입지”라고 말을 이어갔다. 촛불중은 떠날 듯이 일어서더니 “유리에는 유리의 율법이 있겠습지”라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의 여운을 남겼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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