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할아버지' 마허 교수 정식 롯데 가족 되다

'사직 할아버지' 마허 교수 정식 롯데 가족 되다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9.1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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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과 정식 직원 계약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팬'으로 유명한 케리 마허(65, 미국) 전 영산대 교수가 정식으로 롯데 구단 식구가 됐다.

롯데 열성 외국인 팬인 캐리 마허가 시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롯데 열성 외국인 팬인 캐리 마허가 시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마허 교수는 지난 17일 구단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가족이 된 사실이 매우 설레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허 교수는 몸담았던 영산대에서 정년퇴직을 해 취업비자 만료로 한국을 떠나야 하는 처지였다. 만약 취업 비자가 만료되는 10월 30일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소식을 전해 들은 롯데 구단 성민규 신임 단장이 손을 내밀었다. 

성 단장은 누구보다 팀을 사랑한 푸른 눈의 열정적인 팬을 직접 만나본 뒤 그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다.

마허 교수는 "앞으로 롯데에서 외국인 선수의 생활과 적응을 돕고 외국인 팬들에게 롯데의 열광적인 응원을 알리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식 계약을 맺은 마허 교수는 10월 1일부터 첫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인 마허 교수는 한국에 처음 온 2008년 롯데 자이언츠와 운명과도 같은 사랑에 빠졌다.

재직 중인 영산대 학생들과 부산 사직구장에 경기를 보러 갔다가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에 홀딱 반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 한국 생활을 하면서 롯데 홈 경기가 있을 때면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금은 워낙 유명해져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관중이 많아졌다.

별명도 여럿 있다. 큰 체구에 덥수룩한 흰 수염을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롯데를 응원하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그를 '사직 할아버지', 'KFC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강의 시간은 오전으로 몰아넣었고, 수업이 없을 땐 모임 회원들과 함께 원정 응원에 나섰다.

여전히 독신남으로, 홀로 한국에서 지내는 그에게 롯데와 경기장에서 만나는 롯데 팬들은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부모님 두 분은 몇 년 전에 모두 돌아가시고, 현재 형제 두 명이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에 각각 살고 있다.

마허 교수는 "미국에 있는 형제를 제외하면 롯데는 한국에서 만난 나의 또 다른 가족이자 친구"라면서 "롯데의 가족이 돼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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