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망각의 깊은 우물에 잠긴 교회당과 읍내의 주민들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망각의 깊은 우물에 잠긴 교회당과 읍내의 주민들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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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반쯤의 형체를 싸아안고 있는 듯한 그 검은 법복은 주인공의 양미간에 하나의 복숭아 나무가 서 있는 듯 보였고, 그 동쪽 가지에 빛이, 뱀처럼 쓰르륵 쓰르륵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그 안의 형체들은 목을 옭죄어 왔는데, 그 때 그의 눈앞에는 작열하고 있는 생명의 불꽃 같은 시커먼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것은 황충에 물린 모든 흑암처럼 괴롭게 죽어 휘어져 있는 듯 했으나, 실상은 살아서 그의 눈앞에서 맹렬하게 꿈틀거렸다. 그는 종내 그것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을 비틀어 저 세상으로 보냈다.

그런 뒤, 그는 그 자리에 그냥 비그르 무너져 누운 후 눈을 감았다. 얼마나 잤을까? 물장구치기에도 신물이 난 아이들이 “뭐 좀 부숴대며 놀 일이 없을까”하고 올라와 유리창에다 돌팔매질을 해대는 통에 그는 선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회당 바닥을 걸어가 유산된 해골부터 내민 뒤, 다시 그 구멍으로 나가려 목을 내밀었을 때 그 아이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버렸다.

때는 점심을 끝낸 농부들이 오수를 즐기기 위해 나무 그늘 밑을 찾아들 즈음이었고, 능청스런 창자는 꼬르륵 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읍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유리의 계집(수도부)이 배웅 길에 건네 준 주먹밥을 꺼내 한 잎 뜯어, 오래오래 씹으며 읍내의 분위기를 이내 내려다보았다.

또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너무 잘 들기 때문에 꺼끄러운, 삭도 같은 것으로나 발바닥 살을 포로 떠내며, 거기다 소금을 끼얹는 듯한 아픔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고, 눈물이 비처럼 흘러 아무 것도 분간할 수가 없었으나 연기로 보이는 무슨 푸른 것이 그의 주변에 두텁게 휩싸여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물에서 낚여져 올라와 숯불에라도 던져진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 것이었다.

“히히히, 조, 조골 들어배겨, 글씨 괭이가 우는 소리 안 겉냐고이?”라고 하는 어떤 아수라(불교에서 팔부중의 하나로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가 고자 목소리로 떠들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주변에는 대여섯의 사내들이 몰려 있었던 것이었고, 그는 창자라도 토해질 것 같은 아픔 때문에 똥오줌을 또한 질금질금 갈겨내고 있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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