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인공의 유체이탈 경험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인공의 유체이탈 경험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8.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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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이 유리에서 머무른 지 12일째 되던 날 밤은 궂었었다. 번개는 쉬임없이 지나갔고, 주인공에게는 ‘처럽은 밤’이었다. 번개가 또 한 번 유리의 마른 늪을 휩싸고 지나갔을 때 그는 자신의 시체를 보았었다.

그 때 그가 ‘혼이어서 무장애로 떠나지 못했던 것’은, 그의 시체와 혼 사이에 연결지어져 있던 강인한 끈 때문이었다. 그의 혼이 떠나려 하면, 그 끈의 다른 끝에 매달린 시체가 무겁게 그를 짓누르는 탓이었다. 그는 그것이 “업(業)은 아니었을까”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의 ‘시신과 혼 사이의, 다하지 못한 연(緣)의 점질대(粘質帶)’ 같은 것이기도 하고, 그의 ‘몸이 무서운 유형지’라 이승에서의 벌이 다하지 않은 혼의 족쇄를 쉽게 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어쨌든 유체이탈 중에 소롯해지며, 몸과의 잠시의 죄면(조면(阻面)의 사투리, 절교)을 통해서, 이상스럽게도 혼은 열예(悅豫: 열락, 무한한 욕구를 초월한 큰 기쁨) 같은 것으로 넘치는 듯 했다.

그가 비록 혼과의 한 수유(須臾: 잠시)간의 불목(不睦: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음)을 겪었지만, 그의 몸은 ‘손발끝을 가늘게 떨고는 있다고 하더라도 괴이쩍은 활력’을 체험했다. 그것은 그에게 일종의 불같은 신선함이었다.

이 범상치 않은 경험으로 인해 그는 유리에 정착하면서 줄곧 불협화음으로 치닫고 있던 ‘영육간의 회포’를 풀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의 영혼이 피에 섞여 몸속을 도는 어떤 느낌이었다.

그가 유체이탈로부터 서서히 현실로 돌아오는 듯싶으니 수도부가 그에게 느닷없이 “여그 와각고, 시님 늘 배가 고팠제라우이?”하고 물었다. 연이어 그녀는 “헌디 봉개 임자는, 솔나무잎이나 씹어묵었던 개비지라우? 불쌍히어라우, 참말이제 내 속이 씨립소. (중략) 인제 정선이 쪼꿈 들었으먼, 저기 끼이다 논 미움 좀 드씨요, 자 입만 쪼꿈 벌려줴겨라우.”라고 하면서 그에게 미음을 먹여 기운을 차리게 했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주룩주룩 나리고 있었다. 그에게 미음을 먹이며, 오매, “내가 참말로 각씨 각고라우, 오매(어머니)도 싶응구만이라우.”라고 했다. 그녀는 그를 우연찮게 처음 만났던 날 그에게 궁뎅이를 맞아 몸도 맘도 찢어진 날을 떠올렸다. 주인공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그와 그녀는 점점 더 심리적으로 밀착되고 있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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