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 70년대 여자수영 스타 최연숙, 800m 자유형 완주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 70년대 여자수영 스타 최연숙, 800m 자유형 완주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8.13 13:10
  • 수정 2019.08.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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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37년만의 역영 행복했다...도전은 이제 시작, 건강 찾고 삶의 활력도 얻겠다”

역영하는 최연숙 / 광주 언론 지원단 제공
역영하는 최연숙 / 광주 언론 지원단 제공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출발대에 섰다. 37년만에 다시 선 자리. 수도 없이 많은 대회를 치렀지만 이 순간 그에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출발신호가 울렸다. 반사적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12일 오전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 경영 경기가 열린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주경기장에선 70년대 중후반 한국 여자수영의 기록 제조기였던 최연숙 씨의 37년만의 역영이 그렇게 시작됐다.

최 씨는 2년 전 찾아온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아직 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지난 6월에야 뒤늦게 훈련을 시작했고, 그나마 하루에 겨우 40여분 정도 밖에 연습할 수 없던 그였기에 이번 대회 목표를 800m 완주로 정했다. 

그는 첫 50m를 41초53, 100m를 1분28초82에 끊으며 함께 경기를 펼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연령대도 다르고, 각자의 기준 기록도 달라 순위가 의미는 없지만 37년만에 역영을 펼치는 그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  

최 씨는 역영 끝에 13분29초36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1970년대 당시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 10분5초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만 37년만의 도전으로 60대에 세운 이 기록 또한 더없이 값지다.

경기를 마친 최연숙 / 광주 언론 지원단 제공
경기를 마친 최연숙 / 광주 언론 지원단 제공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에서 나온 최 씨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더니 “37년만에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물을 가르니 이제야 비로소 나를 되찾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애초에 부담은 없었지만 자신과 약속했던 800m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해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부담없이 수영을 하면서 건강도 되찾고 삶의 활력도 얻겠다”고 말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큰오빠 내외와 조카들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펼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37년만에 다시 풀로 되돌아온 왕년의 수영스타 최연숙 씨. 그녀의 도전이 이제 다시 시작됐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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