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살불살조와 무당의 인다리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살불살조와 무당의 인다리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7.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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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그는 사상과 전통, 관념과 인습의 속박과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살불살조’하라는 임제록, 임제 의현 선사의 가르침에 따라 와선승과 외눈 중으로 대표되는 두 사람의 조사를 살해한 것이다.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법과 같은 견해를 듣고자 하면 일체의 존재로부터 인혹(人惑)되지 말아야 한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마주치는 대로 죽여라. (중략)

죽여야만 비로소 속박에서 벗어나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해탈하여 자유자재 하노라”

살불살조는 연기(緣起)적인 그물망을 끊어 자아를 본래의 자리에서 새롭게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삶의 마지막 도를 구하기 위해 유리에서 40일을 보내며 세 번의 구도적인 살인을 행한다. <죽음의 한 연구> 상권 205쪽을 읽으면 작가인 박상륭이 성교와 살해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사람을 낚되, 하나의 죽음을 통해 생명을 낚으려는 것이 그 목적이므로, 그 결과에 있어 고기와 생명은 같다. 그것은 세례, 또는 던져지기와 매장, 또는 자궁 가운데로 들어서야만 재생을 가능시키는 용(用)이므로, 남근(男根)이라고 부를 것이다”

탄생과 죽음의 이미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성교에 대한 체험은 신체적으로 감각하는 행위이기에 탄생과 죽음에 대한 상징적인 체험으로 이어져 성교와 살해는 탄생과 죽음으로 연결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무당이 입무하는 과정에서 겪는 ‘인다리(人橋)’라는 현상이 있다. 이는 무당 후보자가 영계와 현상계, 신과 인간의 중개자로 입무하는 과정에서 신(령)이 지핀 사람이 신(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할 때 받는 신벌(神罰)의 하나이다.

이 것은 ‘인다리를 놓는다’고 하며, 입무 후보자의 집안 식구들이 이유 없이 차례로 죽어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다리는 천상계, 인간계, 지하계, 또는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하나의 연결고리이자, 신과 인간을 잇는 중개자(Medium)을 뜻하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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