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수도녀와의 육교(肉交) 후 주인공은 자신의 몸을 씻을 샘이나 뭐 도랑 같은 게 어디에 있는가를 그녀에게 묻는다.
그녀는 그에게 ‘솔나무 다섯그루가 서 있는 곳의 밑에 있는 시암’을 가리키며, 그 시암의 주인이 ‘모도 존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는 빈들빈들 돌아다니다 걸은 시간으로도 한 서너 식경이나 되어서 다섯 그루의 소나무와 하나의 샘이 어우러진 곳을 찾아왔는데, 이미 그 곳에는 두 명의 수도자가 먼저 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소나무와 하나의 샘은 왠지 내게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서사시 ‘에다’에 나오는 미미르(Mimir) 샘물가의 우주목 ‘이그드라실(Yggdrasil)’을 연상시킨다.
이그드라실이라는 단어는 오딘(Ygg)의 말(馬: drasil)이라는 뜻으로, 거꾸로 뒤집혀 뿌리가 위에 있는 나무이다.
북유럽 신화의 오딘(Odin, Wotan이라고도 불림)은 남성 무당의 원형으로, 바람과 전쟁, 마법과 영감, 그리고 죽은 자들의 영혼을 주관하는 신이다.
그는 ‘룬 문자’로 된 영원한 지혜를 얻기 위해 미미르 샘물에 자신의 눈 한 개를 제물로 바치고, 몸을 창으로 찔러 이그드라실(Yggdrasil)에 거꾸로 묶은 후 아흐레 밤낮을 견디며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나는 바람에 몰아치는 나무 위에 매달려 있었다.
아흐레 밤을 꼬박 매달려 있었다.
나에게 상처를 남긴 창과 함께 나는
오딘에게 바쳐졌다. 내 자신을 위해 내 자신을 바쳤다”
(조지프 캠벨, <신화의 이미지>)
오딘은 죽은 자들의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 영원한 저승의 지혜를 얻게 되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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