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어려운 환경이 소중함을 깨우다

[숨은그림찾기] 어려운 환경이 소중함을 깨우다

  • 기자명 유승철 기자
  • 입력 2019.07.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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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염기현, 일상속의 사소한 이야기를 담다

생각-Meaning acrylic on toothpick 50X50cm 2019
생각-Meaning acrylic on toothpick 50X50cm 2019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염기현은 그림이 세상을 움직이거나 바꾸는 일은 아닐지언정 단 한사람의 마음이라도 따뜻해지기를 소망하고,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작가가 그러하듯 어려운 환경 속에서의 일상은 염기현에게 삶과 작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시간이다.

원래 창작활동이라는 것은 분위기 잡고, 마음도 생각도 집중하고 사색하고 해야 자연스레 작품에 나타나고 진행되기 마련인데 염기현 작가는 그럴만한 여유도 몸도 허락되질 않았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도 할 수 있고 짬을 내서라도 작업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풍경-Landscape acrylic on toothpick 80X20cm 2018
풍경-Landscape acrylic on toothpick 80X20cm 2018

작가는 그런 고민 속에서 이쑤시개라는 재료를 생각해 내고 작업의 주된 재료가 되기 시작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쑤시개는 왠지 모르게 소소한 일상과 닮아 있다고 생각을 했다.

이쑤시개로 만든 화면은 강과 산, 들꽃, 초승달, 가족과 집, 자동차와 물고기, 새가 있고, 어떤 날은 건설현장의 포크레인,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 휴양지의 야자수, 무지개가 뜨는 날도 있다. 오늘도 달리는 직장인들, 춤추는 사람들, 미사일도 등장하기도 하고,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도 등장한다. 이런 이미지들은 일상속의 사소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위로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문선주 미술사학 문학박사는 염기현 작가를 이렇게 평한다.

그는 어떤 날은 갖가지 꽃과 나무, 강물의 모양 틀을 만들고, 어떤 날은 자신이 일했던 현장에서 보았던 포크레인 모양 틀도 만들어보고, 또 어떤 날은 자신의 아이들 모양 틀을 만들었다. 이 틀에 이쑤시개를 한데 모아 형상을 만들어 채색을 하고, 이 형상을 조합하여 일상의 풍경과 사소한 이야기를 꾸며 작품을 완성했다. 시간이 꽤 소요되는 작품들을 작가는 “일기와도 같은 작품”이라 표현했다.

생각-Meaning acrylic on toothpick 50X50cm 2018
생각-Meaning acrylic on toothpick 50X50cm 2018

나무로 만든 민화(民畵)나 유화 같기도 하고 가끔은 판화 같기도 한 그의 화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고요한 화면에 단지 몇 가지 색채를 입힌다고 해서 이렇게 따뜻한 느낌이 드러날 수 있을까? 그의 소박하고 따뜻한 화면은 저녁달빛과 물을 좋아한다는 작가가 가진 작은 것들, 어린 것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애틋함에서 시작된 듯하다.

작가는 그저 소소한 일상이 소중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짬을 내며 형태를 만들고 색 입히기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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