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부성(父性)의 부재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부성(父性)의 부재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7.18 09:3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이 태어난 갯가에는 새벽녘부터 “뱃사공과 창녀의 응석이 떠들썩”했다.

어린 시절 그에게는 자신의 엄니를 빼앗아가는 모든 애비들만 있었지, 정작 그를 보호하고, 훈육하고 이끌어 줄 진정한 부성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의 스승이라고 불러 마땅한 괴팍한 ‘떠돌이 중놈’의 ‘이마고(Imago)’가 그에게는 그마나 부성을 아슴푸레 짐작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이마고는 그림, 또는 상(像)을 의미하는 라틴어인데,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Carl Jung)이 처음으로 사용한 단어이다.

독일 위키페디아에 의하면, 이마고는 ‘내적인, 대부분이 한 사람에 대한 무의식적인 상상의 상을 표현하는 말’로, 그것은 한 개인과의 진정한 만남 이후에 영혼의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잔존하는 상을 말한다.

그 중놈은 하다못해 홑으로 여덟, 염주 하나 없어서 중은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속중도 아니었으니, 그냥 돌중이라고 불러야 옳을 알쏭달쏭한 위인이다.

그나마 그 중놈이 그에게 부재했던 부성의 이마고를 조금은 채워주었을 뿐이다.

풀리지 않는 의문은 그의 나이 12살에 처음 죽음을 경험했던 바로 그 혈루병자다.

그에게는 그의 엄니를 교집합으로 떠돌이중과 혈루병자 사이에 묘종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은 의혹이 든다.

하야, 그의 엄니와 떠돌이중과의 수상쩍은 관계의 의혹은 더욱 더 증폭된다. 그에게 엄니와 떠돌이중과의 심상찮은 오고 감은 왠지 내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가 가만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잘은 모르지만 어머니는 그(떠돌이중)를 무척 반기는 듯하긴 했었다’.

유추해보면, 엄니와 떠돌이중은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짐작케 하나 둘 사이에 진정한 정념이 오갔는지는 <죽음의 한 연구> 상권에서는 알 수가 없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FUTURA ENERGIA 심리영성상담소 seelenscan@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