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선의 서울근교 산행] 청계산

[김우선의 서울근교 산행] 청계산

  • 기자명 김우선 기자
  • 입력 2019.07.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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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망경대
청계산 망경대

[데일리스포츠한국 김우선 기자] 풍수지리상 과천의 우백호인 관악산과 더불어 좌청룡을 이루는 청계산은 그 덕분에 ‘청룡산’이라고도 불린 적이 있다. 17세기에 세워진 청계사 사적비에도 ‘청룡산’이라 적고 있는데다, 이 산 허리를 뚫고서 청룡이 승천했다는 전설 또한 ‘청룡산’ 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물론 그보다 훨씬 전, 고려 말 목은 이색이 이 산에 숨어 살았으며, 연산군 때는 조선시대 5현 중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 같은 이는 무오사화를 피해 청계산에 숨은 덕분에 두 번이나 죽음을 모면한 사실도 있다.

추사 김정희도 제주도 귀양살이를 마치고는 이곳 옥녀봉 아래서 만년을 보냈다고 전한다. 삼각산이나 도봉산 뺨칠 정도로 등산객이 몰리는 산이지만 험준한 암벽과 바위투성이인 두 산과는 달리 청계산 북쪽은 그리 험하지 않으며, 대체로 흙산이라서 걷기에 좋다는 나름대로의 장점을 갖고 있다.

청계산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산이기도 하다.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동쪽에서 보면 부드러운 표정의 육산으로 별다른 특징이 없다. 그러나 서쪽 과천 땅에서 보면 헌걸차게 솟은 망경대와 석기봉 일대 바위봉우리들로 인해 준수한 인물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정상에 꽂힌 철제 안테나만 없다면 좋으련만 이제는 그 구조물조차 청계산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연중 사람들로 붐비는 북쪽 능선길과는 달리 청계산 남쪽은 산세가 부드럽고 숲이 울창한 데다 찾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한 편이다.

청계산 남태령
청계산 남태령

산길 또한 부드러우며 봉우리마다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자란 소나무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능선길 서쪽 광활한 지역에는 서울대공원과 동물원이 들어서 있으며, 봄철 진달래와 벚꽃이 만발하면 산행 들머리 일대는 별유천지를 이룬다.

청계산은 대부분 서울 서초구 쪽 원터골 들머리로 해서 오른다. 그러나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면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옛골 들머리에서 이수봉 거쳐 과천시 문원동에 이르는 과천-의왕 경계 능선길이 알맞다.

특히 청계산 남쪽 등산로 가운데서 고찰 청계사와 국사봉, 이수봉을 거치려면 과천시 상청계를 들머리로 하는 청계동길이나 한국학중앙연구원 부근을 들머리로 하는 운중동길이 좋다. 청계산 북쪽에서는 양재동 트럭터미널을 들머리로 하여 옥녀봉, 매봉, 망경대 거쳐 이수봉, 국사봉까지 종주해서 운중동 사기막골을 날머리로 택하는 코스가 있다.

청계산을 남북으로 종주하는 이 코스는 도상거리 10여 킬로미터에 산행만 5시간 이상 걸린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려 대공원 오른쪽 복돌이동산 능선을 타고 매봉 거쳐 망경대까지 가는 길도 있다.

청계사

통일신라 때 창건됐으며, 조선 세종 때 1차 중창, 숙종 때 2차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극락보전과 요사를 비롯한 10채의 건물이 있고 경내에는 경기도 지정 유형문화재 96호인 135호인 동종과 목판이 있다. 조선시대 연산군이 도성 내에 있는 사찰을 없애고 관청을 세우자 청계사를 선종의 본산으로 정했던 적도 있다.

이용정보

서울특별시 서초구 원지동,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의왕시 청계동 031-426-2221 관리사무소

서울대공원(원숭이학교) 뒤편 샛길-매봉약수터-매봉(응봉)-망경대(3시간 20분)

화물터미널-돌탑-옥녀봉-매봉(4.7km, 2시간 20분)

원터골 입구-원터골 약수터-매봉(3km, 1시간 20분)

찾아가는 길

자가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학의나들목-과천 방향 312번 지방도-청계동

대중교통: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4432번 버스 환승

공휴일 무료 셔틀버스 운행: 지하철 3호선 양재역(환승주차장옆) 출발 08:00, 09:30, 10:00, 청계산 출발 15:00, 16:0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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