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유리의 초입서 수도부와의 만남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유리의 초입서 수도부와의 만남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7.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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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살아 있다는 것’ 때문에, 갑자기 자신이 거추장스럽고 무서워졌다. 특별히 할 일도 없던 그는 소리가 그리워져 빈혈증 걸린 고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박상륭이 그린 빈혈증 걸린 고장은 어떤 고장일까 잠시 상상해 본다.

인기척이라곤 없는 적막강산일까, 아니면, 떠도는 소리라곤 없는 밀폐된 공간을 말함인가? 그의 표현대로 흐르는 그 곳은 소리도 없이 “죽음 빛깔 같은 달빛에 덮인 채, 적막하게 참으로 적막하게 뻗어 누워만 있고, 실재의 것이 아닌 그러나 쏘고 핥는 눈으로, 살아 있는 것이 풍기는 냄새며, 살이며, 피를 흠흠거리”게 하는 그런 장소인가?

표현이야 어찌되었건 그곳은 쥐새끼 한 마리 얼씬 거리지 않고, 사람 냄새라곤 맡을 수 없는 이상야릇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는 풍문을 좇아 인기척 하나 없고, 소리 하나 흐르지 않는 이곳에 왔으니,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음은 분명하니 그는 목마른 심정으로, 마을의 거적문을 건너다보았다. 그는 ‘무균스런 고적’에 눌리어 달빛이 쏟아 내는 땀 냄새를 맡으며 마을의 동편 쪽, 아니 ‘그중 윗녘이지 싶은 언덕 뿌리’를 바라다보았다. 불빛 비쳐졌다 닫혀진 곳에 그의 눈이 머물렀는데, 노란 빛깔로 여겨지는 장옷을 입은 중 하나가 있어 총총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별안간 홀라당 벗은 몸에 덜렁이는 하초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이는 모습으로 그 중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하야, 그는 그(중)와의 대면이 일종의 곤혹으로 바뀌어지는 순간 간음까지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속으로 이 밤이 살해나 육교를 위해선 완전무결하게 좋은 밤이라 생각한다. 그 시각, 세상은 그 둘만으로 것으로, 그는 한 비구니의 환속을 보았고, 그 부화는 아름다웠고, 꽃뱀이 그늘 속으로 미끄러져드느라 스물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게 그들은 유리의 초입에서 만났다. 그녀는 해고의 도닦기를 통해 얻은 수도자들의 사리를 알 깨뜨려 먹고, 그리고 물이 올라있는 한 수도부(修道婦)였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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