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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화제의 책, 새로 나온 책상위 0.1%는 금권정치를 하고 있다...'저기'아닌 '지금 여기'서 잘 살려면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19.07.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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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금주의 책 소식 가운데 '화제의 책' 코너에서는 으로 촘스키 MIT교수가 기득권에 실랄한 논평을 쏟아낸 '세계는 들끓는다', 밤과 집과 몸 그리고 일에 대해 평범하지만 감수성을 되찾아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주는 여류작가 김혜련의 '밥하는 시간'을 선정했다.   

'새로 나온 책' 코에서는 북유럽의 소박하고 깊은 맛을 기술한 책, 아메리카 대륙발견부터 트럼프 행정부까지 다룬 책, 상하이에서 시작된 김구와 임시정부 뒤안길을 더듬어가는 책, 유튜브 '이승만 TV'콘텐츠를 글로 엮은 책, 광복 이후 1980년대까지 한국 정치상을 다룬 책, 튀어문학 작가 박상영의 신작 소설집을 소개한다.    

[화제의 책]

세계는 들끓는다

△ 세계는 들끓는다(놈 촘스키, 창비, 316쪽)

놈 촘스키 미국 MIT 명예교수가 언론인 데이비드 바사미언과 2013년 6월부터 4년간 진행한 12차례의 인터뷰 내용이다.

저자는 먼저 “오늘날 미국에는 하나의 정당밖에 없다. 그것은 ‘기업당’이다”라며 신랄한 논평을 날린다.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면서 대중을 위하는 것처럼 기만하는 미디어 기업의 실체도 폭로한다.

그 결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했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상위 0.1%의 사람들은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설계하며, 이야말로 ‘금권 정치’라고 개탄한다.

이걸로도 모자라 기득권은 대중의 감시를 체계화하고, 테러 위협을 과장해 대중으로 하여금 국가의 통제를 수용하게 만들며, 각종 복지 혜택까지 삭감한다. 이를 ‘민주주의 후퇴’로 진단한 저자는 그 뒤에 도사린 신자유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전후 유럽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복지 국가는 사민주의·중도주의 정당들이 신자유주의 광풍 앞에서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복지 국가를 가능케 했던 민주주의마저 쇠퇴하고, 이런 우경화가 자본주의를 수용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나타난다고 꼬집는다.

미국에서 비롯된 테러 공포 또한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자국민을 위협하는 정부가 ‘공포 마케팅’을 펼친 결과로 풀이한다. 테러로 귀결되는 갈등의 뿌리는 이슬람이지만, 이를 세계로 확산시킨 것은 미국의 대외정책이란 뜻이다.

2차 대전 후 미국을 앞세운 서구 세력이 중동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상대를 고른 후 지원과 배신을 되풀이했고, 그 결과 명분 없는 전쟁이 자행된다고 설명한다. 이 악순환을 멈추려면 테러로부터 방어를 외치는 정부야말로 테러의 위협을 극대화하는 장본인임을 깨닫고, 안보국가에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하라는 게 저자의 해법이다.

마지막 인터뷰가 이뤄진 2017년 6월은 한국에서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탄생한 직후이자 북핵 위기가 고조됐던 때다. 저자는 당시 미국이 위기 해결의 기회를 날렸다고 말한다. 북한이 자신들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한다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촘스키는 “곪아 터질 지경인” 한국 문제에서도 희망을 발견한다. 현 정부의 외교 방안과 화해 노력이다.

밥하는 시간

△ 밥하는 시간(김혜련, 서울셀렉션, 316쪽)

매일같이 해가 뜨고 진다. 하루에도 수차례 밥을 하고 먹는다. 아침저녁으로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한다. 반복되는 일상의 노동. 그래서 지금 여기가 아닌 저 너머의 다른 곳과 다른 시간을 꿈꿔 본다.

하지만 꿈만으로 빡빡한 삶을 지탱하노라면 어느 순간 공허해진다. 저 너머는 언제나 저 너머일 뿐 지금 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의 일상에서 그 누구도 아닌 오롯이 나로서 행복하게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금 여기’의 삶을 우리에게 돌려주는 작고 소중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밥이고, 집이고, 몸이고, 일이고, 공부란다. 평범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기까지 하는 일상에서 참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로 삶을 치유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다.

저자는 20여 년간 국어교사로 살았다. 그러다 40대 후반에 교직을 떠나 경주 남산마을로 들어갔다. 출가수행과 같은 입산이랄까? ‘저기’의 삶이 아닌 ‘여기’의 삶을 그토록 갈망했다. 그리고 지금은 경주보다 더 많은 자연 속으로 옮겨 잘 늙어가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일상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태도로 삶을 탐구한다. 혼자 먹는 밥상에서 늦가을의 햇살과 뜨듯한 땅속의 기억을, 청소하며 집과 가구의 정겨운 감촉을, 그리고 아궁이에 불 때며 존재의 위엄을 보고 만난다.

일상의 사물에 대한 감수성을 되찾는 것이 곧 삶을 되찾는 것이다. 감각한다는 것은 사물을 직접 만나는 것이고, 그 직접적 만남은 삶을 견고하고 풍성하게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세상의 기쁨이, 작고 소중한 것들이 보이고 느껴진다.

저자는 일상을 이해할 새로운 개념을 이야기하고 이를 다시 일상을 살면서 확장시킨다. 공부하고 배운 것을 일상으로 살아보고, 일상으로 살면서 다시 공부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삶이 새롭고 단단해지더라는 것. 세상의 삶이란 이처럼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마련이다.

[새로 나온 책]

북유럽 인문 산책

△ 북유럽 인문 산책(홍민정, 미래의창, 296쪽)

저자는 4년 가까운 스웨덴 스톡홀름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했다. 그곳에서 사는 동안 현지인들도 놀랄 만큼 북유럽 곳곳을 돌아다녔다.

이번 책은 수 세기 전의 역사부터 신화, 문학, 미술, 건축, 지리까지 다양한 인문학적 배경 지식을 저자의 생생한 여행담과 함께 풀어낸다. 국가와 도시에 따라 각기 다른 특색을 소개하고, 개성 넘친 여행지에 다녀온 소감도 담았다.

과거와 현재가 한눈에 보이는 스웨덴 골목길부터 안데르센과 키르케고르의 숨결이 느껴지는 덴마크, 바이킹의 도전 정신을 품은 노르웨이,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가 곳곳에서 발견되는 핀란드, 화산부터 빙하에 이르는 대자연의 힘이 가득한 아이슬란드까지 만난다.

저자는 “서유럽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북유럽에는 소박하면서 깊은 맛이 있다. 춥지만 차갑지 않고, 차분하지만 어둡지 않다”며 “그래서 북유럽을 알면 알수록 더욱 빠져들게 된다”고 말한다.

하룻밤에 읽는 미국사

△ 하룻밤에 읽는 미국사(손세호, 알에이치코리아, 564쪽)

저자는 짧고도 방대한 미국 역사를 정리한 역사서를 2007년 여름에 출간했다. 이 책은 그 개정증보판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에서 지금의 트럼프 행정부까지 한눈에 살핀다.

특히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재선 성공부터 그가 단행한 주요 정책인 전임 부시 행정부의 부자 감세 되돌리기와 자유무역협정, 단절된 쿠바와의 외교 관계 회복 등의 과정과 배경을 상세히 담았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야기한 미중 무역전쟁, 강력한 이민 억제 정책,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등의 주요 사건도 다뤘다. 한국 정치·경제와 직접적 연장선상에 놓인 북핵 문제와 정상회담 등의 이야기 역시 들어본다.

백범의 길

△ 백범의 길(김광재·도진순 외, 아르테, 상권 364쪽, 하권 292쪽)

한국과 중국 학자와 전문가 11명이 백범 김구 70주기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된 김구와 임시정부 노정을 추적했다.

김구가 상하이에 들어갈 때 이용한 부두, 상하이 우정총국이나 요코하마쇼킨은행과 독립운동 사이 연관성, 임시정부 요인을 숨겨주고 피난을 도운 피치 부부, 윤봉길 의거 이후 김구의 상하이 탈출 경로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책을 기획한 백범김구기념사업회 김형오 회장은 발간사에서 “표지판도 기념석도 없는 곳이 많았지만, 어딘가에 남아 있을 백범과 임시정부 애국지사들의 발길과 흔적을 찾고 더듬었다”며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을 위해 혹독한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밝혔다.

반일 종족주의

△ 반일 종족주의(이영훈 외, 미래사, 414쪽)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잘 알려진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지난해 12월 이후 유튜브 이승만 TV를 통해 공개한 콘텐츠를 글로 엮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지낸 주익종 이승만학당 교사, 정안기 서울대 객원연구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필자로 참여했다.

이 교장은 한국이 거짓말 문화가 팽배한 사회라고 비판하면서 “한국의 민족주의에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이란 범주가 없으며, 이웃 일본을 세세의 원수로 감각하는 적대 감정인 반일 종족주의에 긴박돼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들은 일제의 식량 수탈, 강제동원에 대한 기존 견해를 반박하고 반일 종족주의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고 주장한다.

현대한국정치사상의 흐름

△ 인물로 읽는 현대한국정치사상의 흐름(강정인·정승현·전재호 외, 아카넷, 536쪽)

1945년 광복 이후 1980년대까지 한국 정치사상을 인물 중심으로 살폈다.

해방 공간에서 활동한 두 정치인으로는 김구와 이승만, 한국 보수주의 기원으로는 김성수·송진우·장덕수를 선정했다.

급진사상가로는 박헌영과 조봉암, 중도파와 민족주의자로는 여운형·안재홍·조소앙, 1970년대 세 얼굴로는 박정희·함석헌·장준하, 1980년대 저항의 물결을 일으킨 인물로는 리영희·박현채·문익환·장일순을 꼽았다.

저자들은 전문적이고 이론적인 쟁점을 다루기보다는 사상을 알기 쉽게 기술했다.

대도시의 사랑법

△ 대도시의 사랑법(박상영, 창비, 344쪽)

올해 젊은 작가상 대상을 받은 퀴어 문학 작가 박상영의 신작 소설집이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을 비롯한 중단편 4편을 모았다. 동성애자인 젊은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돼 등단한 박상영은 한국 퀴어 소설을 이끄는 작가로 주목받는다.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퀴어 소설 독자층을 넓힌 그는 영국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 프레스와 이번 소설집 출간 계약을 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한다.

달걀과 닭

△ 달걀과 닭(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봄날의책, 384쪽)

20세기 브라질의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의 소설집. ‘달걀과 닭’을 비롯한 26편이 실렸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작가는 생후 두 달 만에 브라질로 이민했다. ‘야생의 심장 가까이’로 데뷔했으며 ‘어둠 속의 사과’, ‘단편들’, ‘G.H.에 따른 수난’ 등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은 신비하면서 난해하고 심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을 옮긴 소설가이자 번역가 배수아는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몽스몽

△ 스몽스몽(소냐 다노프스키, 책빛, 48쪽)

작가가 밤하늘을 보며 꿈꾸던 상상의 세계를 담은 그림책이다.

낯선 별에 사는 스몽스몽이 동그란 열매를 따러 집을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와 동동(열매), 롱롱(식물의 뿌리), 통통(오목한 그릇) 등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낱말로 어린이들 상상력을 깨운다.

지난해 독일 국제 아동청소년 도서관이 좋은 작품을 뽑는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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