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흥 우리바다(하)] 갯바위, 해양생물 보금자리 경제창출 보고

[알자흥 우리바다(하)] 갯바위, 해양생물 보금자리 경제창출 보고

  • 기자명 박상건 소장
  • 입력 2019.07.05 07:57
  • 수정 2020.11.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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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 톳, 해삼 등 건강식 외국수출...플랑크톤 해조류 등 해양환경 큰 영향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 섬과 바다는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해양생물의 산란장 및 서식지 역할을 하고 연안을 보호해준다. 산호초, 갯벌과 같은 해양생태계는 섬사람들과 양식업, 낚시어업 등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익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정서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그렇게 자연과 인간은 상생한다.

알자흥(알고보면 자랑스럽고 흥미로운) 우리바다(하)

갯바위는 해양생물의 보금자리이자 경제창출의 보고

암석지대에 무리지어 서식하는 따개비(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암석지대에 무리지어 서식하는 따개비(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섬과 바다는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해양생물의 산란장 및 서식지 역할을 하고 연안을 보호해준다. 산호초, 갯벌과 같은 해양생태계는 섬사람들과 양식업, 낚시어업 등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익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정서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그렇게 자연과 인간은 상생한다.

해양생태계는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영양 염류를 저장하거나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오염 물질을 여과하며 폭풍과 강한 파도로 부터 육지의 침식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해양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흡수하고 지구에서 소요되는 산소의 30~50%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연안생태계는 하구와 갯벌 중심의 연근해 생태계와 외양 생태계와 구분한다. 연근해생태계는 외양생태계에 비해 매우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연안에서 유입되는 영양 물질의 공급이 활발한 관계로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창출한다. 반면, 외양생태계는 영양염류의 농도가 낮고 육상 생태계로 부터 받는 영향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다.

멍게해삼(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멍게해삼(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그 다음 점이지대라는 게 있다. 하구지역과 사구, 석호 등을 이루는 지역이다. 해양과 육상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형성된 독특한 자연생태공간이다. 연안 해역과 연안 육지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다양한 생물들이 먹이사슬을 이루면서 살아가는데 이런 복잡성 때문에 생태계 안정성이 높다.

2006년 10월에 제정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해양생태계(marine ecosystem)를 일정한 해역의 생물 공동체와 이를 둘러싼 무기적 또는 유기적 환경이 결합된 물질계 또는 기능계로 정의한다.

팔미도 갯바위의 물새(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팔미도 갯바위의 물새(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이러한 해양생태계를 구성하고 유지케 하는 것들이 식물플랑크톤, 동물플랑크톤, 조류, 어류, 해양포유류, 해면동물, 연체동물, 절지동물, 해양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과 염수, 퇴적물, 부유물질, 토양 등 여러 종류의 물리적 환경조건이다.

이러한 생태계 환경 중심에 갯바위가 있다. 식물의 서식처이면서 서식하는 식물들이 생존하는데 플랑크톤, 어류, 부유물을 모으고 조류 흐름을 조정하는 등 해양환경 조건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갯바위는 물범 서식처이자 휴식처이다(사진=해양환경공단)
갯바위는 물범 서식처이자 휴식처이다(사진=해양환경공단)

그래서 갯바위는 어촌에서 어민들 역시 보금자리를 틀고 경제적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지리적 여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해양공간이다. 낚시 등 레저스포츠 공간이고, 어촌의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선박이 임시 정박하기도 하고, 바닷새와 물범 등의 서식처이면서 휴식처이기도 하다.

갯바위 생태계는 바닷물이 들고 남에 따라 드러나는 해안가 암반, 바위에 서식하는 생물과 그 생물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말한다. 갯바위 생태계는 우리나라 대부분 해안에 형성되어 있고, 갯바위와 그 인근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나는 갯바위 당신은/나를 사랑하는 파도/세찬 비바람에 내 몸이 패이고/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 “나는 나는 갯바위/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파도/우린 오늘도 마주보며 이렇게 서 있네”

‘갯바위’ 노래가사처럼 해양공간의 갯바위에는 굴, 조개들이 자라고 반대로 죽은 조개껍데기들이 붙어 있는 그 바위에 세찬 파도들이 밀려와 부서진다. 쓰라림의 흔적이고 인고의 대상물이다. 그 바위에서 굴을 따고 김을 뜯고 미역 다시마를 채취하면서 섬사람들은 가난한 시절을 이겨왔다. 그렇게 갯바위는 어민들 삶의 터전이자 그런 사람들 삶처럼 갯바위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생애 역시 빼어 닮은 채로 저 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

갯바위는 사시사철 강한 파도에 노출되고 겨울에는 갯바위를 적신 바닷물까지 얼어붙기도 하며, 여름에는 표면온도가 40℃까지 상승하는 등 혹독하기 그지없는 환경이다. 이로 인해 갯바위에 서식하는 생물은 심해나 극지환경에 서식하는 생물에 버금가는 강한 내성과 다양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다.

갯바위에 붙어 생존 하는 말미잘 등 해양생물(자료=해수부)
갯바위에 붙어 생존 하는 말미잘 등 해양생물(자료=해수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따개비는 스스로 시멘트 물질을 분비해 ‘벌집구조’의 강한 껍데기를 만들어 파도를 이겨내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수분이 공급되어도 생존이 가능할 정도로 내성이 강하다. 홍합처럼 좌우대칭으로 두 개의 껍데기를 가진 이른바 담치류는 ‘족사’라는 섬유다발을 만들어 갯바위에 강하게 붙어 살고 있다.

갯바위 하부 구석진 틈이나 웅덩이에는 동일한 형태의 말미잘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고 있다. 말미잘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무성생식을 하고,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감지하면 유성생식으로 새로운 세대를 이어가는 생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서해 갯벌의 육지 쪽 혹은 갯벌 중간에 툭 튀어나온 암초지대 바위틈에서 서식하는 개울타리고둥은 해양체험하며 가장 자주 접하는 저서생물이다. 총알고둥, 밤고둥, 명주고둥, 갈고둥 등 많은 다른 고둥류와 함께 바위틈을 차지하며 섞여 있더라도 이들만이 갖는 ‘껍질의 벽돌 문양’에 의해서 다른 고둥류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작은 밤톨만한 크기이지만 벽돌로 쌓아올린 듯한 껍질은 매우 두껍고 단단해서 별도의 도구 없이 맨손으로는 절대 깨뜨릴 수가 없다.

채취한 미역 말리기(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채취한 미역 말리기(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맹골도 등에서 거센 파도를 맞으면서도 뿌리를 바위에 꾹 눌러 내린 채로 서식하는 갈조류인 미역도 갯바위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다. 깊은 바다 양식장에 줄에 매달려 자라기도 하지만 자연산 미역은 순전히 갯바위에 의지해 성장한다.

미역은 분류상 원생생물에 속한다. 무기질, 비타민 및 섬유질 성분, 점질성 다당류, 아이오딘을 함유하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식재료이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는 해양식품으로, 우리나라 기록에는 고려 시대인 12세기에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기록에는 8세기에 이미 한국 사람들이 먹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등 오래전부터 널리 애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이는 풍습도 있다. 한방에서 미역은 해체(海菜)나 감곽(甘藿), 자체(紫菜), 해대(海帶) 등으로 불린다.

씹히는 식감이 그만인 톳도 갯바위를 주요 무대로 삼아 살아간다. 톳은 모자반과에 속하는 갈조류 바닷말의 일종이다. 자라는 모양이 마치 사슴뿔과 비슷하다고 하여 녹미채(鹿尾菜)라고도 불린다. 요오드, 칼슘, 철분 등 여러 무기염류가 아주 풍부해 빈혈에 좋다. 바다의 불로초라고도 부른다.

요리 할 때는 나물로 무친 톳나물, 톳밥, 톳오이무침, 톳두부무침 등이 인기이다. 혈전과 혈압 혈관 청소에 아주 효능이 좋다. 옛날 고대부터 식재료로 활용했고 제주도에서는 기근이 들면 구황식품으로도 많이 먹었다. 3월~5월에 말린 톳의 경우 건강 영양식으로 밥을 지을 때 넣어먹기도 한다. 우리나라 톳은 고품질로 정평 나서 거의 일본으로 수출한다.

갯바위의 파래바위(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갯바위의 파래바위(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톳과 함께 자라는 것이 돌김, 파래들이다. 섬 지역 사람들은 70~80년대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김과 미역을 일본 등지에 수출하면서 배고픈 시절을 이겨냈다. 전 국민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반찬으로 안주로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미식가들에게 별미로 통하는 해삼도 갯바위 등 암초지대 식물 중 빼놓을 수가 없다. 해삼은 세계적으로 약 1천5백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해삼은 표면의 색깔에 따라 홍해삼, 청해삼, 흑해삼, 해파리해삼 등으로 구분한다. 먹이와 서식처에 따라 피부의 색이 달라진다.

추자도 해삼
추자도 해삼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해삼이 청해삼이다. 해조류가 서식하는 갯바위 등 암초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홍해삼과 섞여 생활한 후 성장함에 따라 깊은 바다로 이동한다. 특히 바다의 사막으로 불리는 갯녹음 해역에서도 서식이 가능해 해양환경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무기영양분 성분이 높다. 가격이 조금 높은 홍해삼은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삼 종류이다. 바다의 산삼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갯바위에 서식하는 생물들로 인해 갯바위와 암초지대에는 물고기가 많이 서식한다. 갯바위 낚시가 인기인 이유이다. 섬사람들은 그날 그 날의 밑반찬을 갯바위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채취해 해결했고 싱싱한 굴, 조개 등을 캐어 팔면서 가정경제와 국가경제의 일익을 담당해왔다.

개울타리 등 다양한 고둥(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개울타리 등 다양한 고둥(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DB)

갯바위 생태계는 이처럼 무궁무진한 수산물을 생산하고 보호하는 순환의 삶으로 해양공간을 우리 인류문화의 영원한 보고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은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갯바위 생태계’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는 우리나라 848개 정점으로 전 해역을 2개 권역으로 나누어 연안, 갯벌 및 암반 등 해양생태계 현황과 변화를 격년제로 매년 조사한다.

글・사진: 박상건(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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