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 왜, 해외 작가 작품만 띄우나?

[문학출판] 왜, 해외 작가 작품만 띄우나?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7.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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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오늘 학술대회...출판, 문학, 언론 변화 촉구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는 5일 JU동교동 바실리오홀에서 제3회 정기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이번 학술세미나 대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박영흠 박사는 ‘5G와 초연결사회 커뮤니케이션’, 디지털칼럼니스트 조중혁 작가는 ‘탈 진실시대 언론의 신뢰회복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문영 작가
이문영 작가

이어 이문영 작가(파란미디어 편집주간)는 ‘장르문학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르문학’은 특정 장르의 장르적 관습을 따르는 문학을 말한다. ‘장르적 관습’은 문학을 상하로 구분하는 특정 배경과 역할 따위를 말한다. 이러한 장르적 관습은 시대에 따라, 이데올로그에 따라, 저명성에 따라 늘 유동적이고 암묵적이다. 문단 줄서기와 문단권력에 따라 평가의 잣대는 임의적이고 주관적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한국출판시장과 문학판, 언론계는 이러한 장르적 관습을 인정 혹은 수용하고 있는가? 이러한 도발적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문영 작가는 우리사회가 장르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중성’을 띠고 있다면서 “장르문학은 저급하다는 폄하 섞인 시선이 있는 한편, 성공한 장르소설에 대해서는 순문학의 성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문영 작가는 발제 원고에서 이러한 장르문학 폄하 경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만식의 ‘염마’나 스티븐 킹의 ‘죽음의 무도’, 딘 쿤츠의 ‘베스트셀러 소설 이렇게 써라’ 등에는 당시 사회가 장르소설을 ‘문학이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까짓 탐정소설을 쓰느니 자살을 하고 말겠네.”라 극단적인 평가가 있었다고 구체적인 작품을 들어 비판했다. 또한 김용의 소설 ‘웅문’부터 전동조의 ‘묵향’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르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은 데에 반해 이 문화적 현상을 재대로 정리하지 못한 점을 거론했다.

봄철 학술세미나 장면
봄철 학술세미나 장면

이 작가는 “최근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윈터러’ 개정판은 국내외 3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다.”면서 “판매부수로 따진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 조정래 작가의 뒤를 잇는 괄목할 만한 성과인데도 국내 언론은 전민희 작가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만큼 장르문학이 소외받고 있다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문영 작가는 해외 장르 작가에 대해서는 대접이 국내와 상이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해외 유명 장르소설이 국내에 들어오면 훌륭한 문학작품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 장르 소설의 성과가 마치 순문학의 성과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경우라는 것. 베르베르는 소설 ‘죽음’ 출간 기념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독자가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독자’이기 때문에 자신이 한국에서 사랑 받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명예와 돈만 좇아 글을 쓰는 삼류작가’로 취급 받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문영 작가는 발제 원고에서 장르문학에 대한 문학계와 함께 언론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가 지난달 6일부터 16일까지 11일간 2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르소설을 둘러싼 독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독자들의 장르소설에 대한 인식률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장르소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3.47%), ‘모르는 편이다’(17.71%), ‘보통이다’(13.19%), ‘알고 있는 편이다’(43.06%), ‘매우 잘 알고 있다’(22.5%)고 응답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장르작가가 아니다.’라고 보는 응답자가 58%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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