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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화제의 책, 새로 나온 책유전무죄 형사사법체계 불평등...인류사 중요한 여성 100인 열전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19.06.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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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이번주 출판계 흐름을 알아본다. 화제의 책으로는 애덤 벤포라도 미국 드렉셀대 법대 교수가 오늘날 형사 사법제도의 불공정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언페어', 인류사에서 중요한 여성 100인의 인물 열전을 다룬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을 선정했다.

그밖의 압록강 북한 아이들 모습을 담은 사진 에세이, 이순신 명량해전을 다룬 역사소설, 일본 천재작가의 데뷔작, 산업현장에서 일어난 청소년 실습생의 죽음을 고발한 책, 법죄전문 기자가 연쇄살인을 추척한 르포집, 철학교수 하다 농사꾼으로 변신한 윤구병 선생의 글모음집, 요리하며 날마다 선(도)하는 푸드 칼럼니스트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신간으로 소개한다.

[화제의 책]

언페어

△ 언페어(애덤 벤포라도, 세종서적, 480쪽)

벤포라도 교수가 해부한 사법체계에 숨겨진 불평등은 미국의 사례이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익숙한 한국 상황과도 닮았다.

대개 한 손에 저울, 다른 손에는 칼을 쥔 서구권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가리고 있다. 빈부나 신분 등과 관계없이 모두를 공정하게 대한다는 의미에서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정의의 여신은 어떤 선입견도 없이 공평한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애덤 벤포라도 미국 드렉셀대 법대 교수는 이번 신간에서 오늘날 형사 사법제도의 불공정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피의자의 직업, 외모, 재산 등 범죄 실체와 무관한 요소들에 따른 편견 속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다고 그는 지적한다. 오류는 사건 발생 초기 피해자 발견 순간부터 발생한다.

어느 겨울날 워싱턴 D.C. 거리에 쓰러진 채 한 남자가 발견됐다. 그는 목격자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응급구조대원 앞에서 구토했다. 대원들은 술 냄새를 맡았다. 남자의 머리 부분에 피가 보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거의 의식이 없었다. 응급구조대원들은 취객이라며 남자를 병원에 넘겼고, 응급실에서는 제대로 남자를 진단하지 않고 술이 깨도록 내버려 뒀다.

알고 보니 남자는 취객이 아니라 강도들에게 파이프로 머리를 맞고 쓰러진 유명 언론인 데이비드 로젠바움이었다. 응급구조대원의 초진 이후 8시간이 더 지나서야 뇌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다음날 사망했다. 그 취객이 뉴욕타임스 출신 로젠바움으로 밝혀지자 상황은 급변했다. 추도식에는 거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고, 당국은 비상 대응 체계를 대대적으로 점검했다. 현금 270달러와 신용카드를 훔친 범인 햄린과 조던은 각각 26년형, 65년형을 받았다.

뒤늦게 정의의 여신이 칼을 휘둘렀지만, 신원 미상의 취객이었던 당시 남자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범죄 처벌에서 예방으로 사회자원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

△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나탈리 코프만 켈리파, 작가정신, 344쪽)

인류사에서 놓쳐서는 안 될 여성 100인의 인물 열전. 기원전 320만년 최초의 여성 ‘루시’부터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첫 여성 사무총장에 오른 파트마 사무라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루시와 파트마 사이를 달려온 여성 98인의 전기는 흥미롭다. 이들 인생사는 때론 진지하고 때론 경이롭게 느껴진다.

100인 중에는 신라의 선덕여왕도 포함됐다. 저자는 선덕여왕에 대해 “최초로 한반도를 통일하는 기반을 다졌다”며 높이 평가한다.

“두뇌가 명석한 선덕은 지혜와 분별력으로 신라를 다스렸다. 선덕은 뛰어난 통찰력과 직관력, 능란한 외교술로 왕국을 단결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고구려와 백제는 분열되었다”(39쪽).

1521년 아스테카 제국(현 멕시코)을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의 정부이자 나우아족의 공주였던 라 말린체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그는 코르테스와 사이에서 아들 마르틴을 낳으며 멕시코의 시조를 낳은 어머니로 기억된다.

“이 여성에 대한 감정은 상충한다. 민족주의자들에게는 반역을 저지른 여성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수많은 목숨을 구해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60쪽).

저자는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서문을 따로 썼다. “이제 가부장제 사회는 끝났다”며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여성들이 분연히 일어나 이제 더는 한낱 욕망의 대상이길 거부하면서 평등과 민주주의에 근거한 사회개혁에 나서고 있다”. 그렇게 ‘미투 운동’을 평가했다.

 

[새로 나온 책]

압록강의 아이들

△ 압록강 아이들(글·사진 조천현, 보리, 252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저자가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찍은 북한 아이들 모습을 담은 사진 에세이.

저자는 1997년부터 매년 스무번 이상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을 찾아 강 너머로 북녘 사람들과 그 풍광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 책에는 최초로 공개하는 150여점을 포함해 압록강의 사계절과 북한 아이들 사진 180점을 실었다. 여름에는 물놀이를 즐기고 겨울에는 썰매를 타는 아이들 모습,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 모습이 생생하다.

마지막 마음의 기록

△ 마지막 마음의 기록: 그 바다, 명량(나형수, 소미미디어, 416쪽)

기자 출신인 작가가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상상력을 가미해 재해석한 역사소설이다.

세계 해전사의 유례없는 대승리인 명량대첩을 통해 죽음을 각오한 결의가 얼마나 위대한 능력과 반전을 가져오는지 보여준다.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이유를 특히 인물들 심리 측면에 집중해 분석한다.

저자는 KBS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해설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퇴직 후 방송위원회 사무총장과 EBS 감사 등을 지냈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스즈키 루리카, 놀, 288쪽)

데뷔작 하나만으로 ‘일본 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작가’ ‘가능성이 끝이 없는 작가’ ‘천재 작가’ 등의 호칭을 거머쥔 스즈키 루리카. 이 책은 그의 데뷔작이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초등학교 6학년생 소녀 다나카 하나미의 이야기를 연작 단편으로 엮은 소설집이다.

소녀 이야기를 소녀가 쓴 만큼 솔직하고 순수하고 담백하지만, 감동의 울림은 배가 된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모녀 이야기가 문틈에서 새어 나오는 빛처럼 다가온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유 지음. 임진실 사진, 돌베개, 252쪽)

산업 현장에서 일어난 실습생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 청소년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한다.

2014년 식품공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동아마이스터고 3학년 현장실습생 김동준 군을 비롯해 일을 막 배우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사고와 죽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 책은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들의 가족, 직업계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인터뷰 등을 통해 청소년 노동자의 절망을 듣고 사회의 책임을 묻는다.

그림 슬리퍼

△ 그림 슬리퍼(크리스틴 펠리섹, 산지니, 456쪽)

‘피플’의 범죄 전문 기자인 저자가 로스앤젤레스의 우범 지역 사우스센트럴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

1985년 흑인 여성 데브라 잭슨이 살해된 이후 열 건이 넘는 연쇄살인이 이어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빈민가 우범지역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부와 경찰, 언론은 사건을 외면한다.

‘잠들었던 살인마’라는 뜻의 ‘그림 슬리퍼’(Grim Sleeper)로 살인마를 명명하고 이 사건을 파헤쳐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저자의 범죄 르포집이다.

아픈 데 마음 간다는 그 말,

△ 아픈 데 마음 간다는 그 말,(윤구병, 호미, 228쪽)

대학에서 철학 교수를 하다 농사꾼으로 변신한 윤구병 선생의 신간. 잡지 ‘해인’과 ‘불광’에 썼던 글 29편을 모아 ‘윤구병이 곱씹은 불교’라는 부제를 달았다.

글마다 시차가 꽤 있다지만 오래 묵은 느낌이 없다. 그만의 생각과 재치를 엿볼 수 있다. ‘남전의 고양이와 조주의 개’에 관한 이야기는 쉬운 글에 머릿속 상상이 더해져 재밌다.

 

윤구병 선생은 몇몇 글에서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같은 염불을 외듯이 ‘영세중립 통일연방 코리아’를 염송한다. 우리만 평화롭게 잘 먹고 잘사는 것을 넘어 한반도 평화로 세계 평화를 일구자는 뜻이다.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

△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이지형, 디오네, 296쪽)

푸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거처인 부엌에서 딴 세상과 같은 삶의 황홀함을 맛본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진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곳이 밥 먹고 설거지하는 일상”이라는 금강경의 메시지에 매료돼 행복한 부엌의 삶을 살게 됐다고 한다.

그곳에서 날마다 선(禪)을 한다는 저자는 칼과 도마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차례로 바꿔 들고, 갖가지 식재료를 씻고 썰고 익히며 세상을 관(觀)한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조용히 살피고 찬찬히 맛본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들이다. 미역과 홍어, 도다리쑥국과 샐러드 등의 요리와 음식을 통해 달고, 시고, 쓰고, 짠 우리네 삶과 세상을 자유분방한 글로 관조한다.

△ 화쟁사상(김영일, 혜안, 556쪽)

‘원효’란 이름이 한국불교사 및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현재 한국 사찰 중 상당수가 원효 스님이 창건했거나 수행했다는 이야기를 내세우며, 북한산 원효봉을 비롯하여 전국의 많은 산봉우리가 ‘원효봉’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원효의 화쟁사상을 전반적, 체계적으로 공부해온 저자가 화쟁사상 연구 결실을 책에 담아 독자들과 나눴다. 어떤 사상을 글로 설명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대한 간결하고 명료하게 풀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저자는 동국대에서 불교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그간 ‘원효의 화쟁논법 연구’, ‘원효와 지눌의 돈점관’ 등 다수의 원효 관련 논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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