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6.20 09:1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생 중의 자각

[데일리스포츠한국] 베르베르는 주인공인 가브리엘을 마흔 두 살의 작가로 그리고 있다. 그는 현재 산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과도기 상태인 그야말로 ‘하위 아스트랄계(astral plane)’에 머물러 있다.

그는 몇 초 만에 “충격, 부정, 분노, 타협, 슬픔, 체념, 수용”이라는 “죽음의 일곱 단계”를 겪는다. 그의 “목소리에 공명이 남아” 있어 그는 각각의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떠돌이 영혼에게서 발산하는 초저주파음”으로 대상을 알 수 없는 욕설을 퍼붓는다. 뒤늦게야 그는 “정신을 감싸는 껍데기(육신)를 가졌던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깨닫는다.

그는 임박해 있는 자신의 완전한 죽음의 순간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영매인 뤼시와 함께 자기가 살던 집으로 향한다.

드물긴 하지만 소설 속 가브리엘의 현재와 같은 유체이탈의 상태는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스스로를 볼 수 있는 '오토스코피(autoscopy)' 상태다.

가브리엘은 뤼시와 자신의 시체 상태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 뒤에서 전형적인 독살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는 현재 육체를 떠난 영혼이기에 “더 이상 물질에 작용“할 수 없는 ‘코마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영매인 뤼시를 따라다니며 그는 육체를 감싸고 있는 “오라에 구멍이 뚫려 감응력이 생기면 산 자의 육체에 떠돌이 영혼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2013년 심장전문의이자 소생과학의 권위자인 샘 파르니아(Sam Parnia) 박사는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환자들의 임사체험과 유체이탈을 중심으로 ‘소생 중의 자각 (AWARE: AWAreness during REsuscitation)’을 연구해 <죽음을 다시 쓴다(Erasing Death)>라는 책을 발표했다.

그는 심정지 상태가 시작되는 죽음을 일종의 의식의 경과 상태로 보았다. 그는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이 체험한 의식적인 경험의 타당성 여부와 임사체험의 실제 여부를 조사했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뇌의 기능이 거의 정지된 상태에서 인간에게 의식과 지각, 인지와 같은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를 관찰했고, 인간의 의식(영혼)은 사후에도 존속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FUTURA ENERGIA 심리영성상담소 seelenscan@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