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도등대에서 여자만 다도해를 조망하다

백야도등대에서 여자만 다도해를 조망하다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6.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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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41] 여수시의 숨은 비경, 조용한 여행코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여수시는 365개 섬을 거느리고 있다. 시는 행정구역이 1개 읍과 6개 면소재지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화정면, 삼산면, 남면은 섬 지역이다. 화정면 면적은 26.19㎢이고 71개의 섬을 거느린다. 유인도가 15개, 무인도가 56개이고 해안선은 156.4km에 이른다.

백야등대 전경
백야등대 전경

화정면은 가막만과 여자만 청정해역을 이용한 수산물의 주요 생산지이다. 산업기반은 취약한 지형이지만 반면 이름다운 해안환경을 품고 있어 사도의 경우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 및 퇴적층은 세계적 자연유산체험의 산 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인근 섬 지역이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남해안 가운데 여수시는 11개 연륙교와 연도교로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섬과 다도해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접근성이 용이한 새로운 해양관광 중심지이다.

화양고 앞 고인돌
화양고 앞 고인돌

화정면은 돌산군, 여천군이었던 지역인데 1998년 4월 1일 삼려(여수시,여천시,여천군)통합으로 여수시 화정면으로 개칭됐고 1998년 9월 20일 화양면 사이에 백야연륙교가 설치가 추진됐다.

백야리는 임진왜란 당시 난을 피하기 위하여 창원황씨가 최초로 섬에 들어왔다고 전한다. 이후 장흥고씨, 광산김씨, 경주김씨, 나주임씨, 경주최씨 순으로 섬에 들어와 지금의 섬마을이 형성되고, 그 후 밀양박씨(密陽朴氏), 전주이씨(全州李氏) 등이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문화와 역사의 터전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백야리의 지명은 마을 뒷산 산봉우리가 연꽃 봉우리처럼 보이고 돌들이 모두 하얀 색을 띠고 있어 일명 ‘흰섬’으로 부른데서 유래했다. 멀리서 섬을 바라보면 범이 새끼를 품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백호섬’으로도 불렸다.

옥정산은 일명 백화봉(白花峰)인데 백야봉(白也峰)으로 불린다. 이순신 난중일기에는 감목관(監牧官), 백야곶으로 기록돼 있다. 감목관이란, 백야도가 말을 길렀던 곳이고 이를 관리는 목관이 있었으며 조정에서는 감목관을 파견했다.

백야대교
백야대교

예로부터 전쟁을 지휘하는 전략적 요충지에서는 늘 병영에 목장을 설치하곤 했었다. 부산 영도등대, 울산 울기등대도 그런 경우이다. 특히 난중일기에서는 화양면 장수리 봉아산과 화정면 백야산을 같은 지역으로 바라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남해안 다도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산성 터와 봉수대가 있다. 전체적으로 경사가 가파른 편이며 정상부에는 차별침식에 의해 형성된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있다.

백야곶 봉수대는 백호산 정상 해발 286m에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고흥 팔영산 봉화대에서 신호를 받아 돌산 봉화대로 연결하여 주던 곳이다. 맨 처음 세계의 모든 등대는 산에 설치됐다. 등대불은 야자수 잎들을 태워 지폈다. 지금처럼 첨단과학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당시에는 산 정상에서 불빛 신호를 통해 긴급한 소식과 작전 신호를 알리는 방식이었다.

백야등대 숲길
백야등대 숲길

그 백호산 남동쪽 끄트머리에 백야도등대가 있다. 여수시내로부터 18km 지점이다. 백야도등대는 화정면 백야도 인근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의 위치와 항로, 암초 등 장애물에 대한 주의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좁은 수로와 항로 등을 알려주기 위해 등대는 밤낮으로 깜박이고 긴급 사이렌소리를 울렸다. 등대는 서 있는 그 자체로도 해도상에서 육지의 원근, 위험 장소와 입항하는 선박에게 항구 위치를 알려 주는 항로표지이다.

안개 때 신호를 울리는 무신호
안개 때 신호를 울리는 무신호

백야도등대는 일직이 남해안을 오가는 많은 어선이 고기잡이를 위해 왕래하는데 날씨가 흐린 날이나 야간에 닥칠지 모르는 뱃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됐다. ‘남해안항로지’는 “백야도와 고돌산반도의 수도는 협소하고 서측으로 가면 수심이 3미터 이내로 얕아짐으로 소형 선박 이외에는 통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여수는 남해안에서 가장 복잡한 바다 중 하나다. 섬과 섬 사이로 뱃길이 얽혀 있어 간단한 실수로도 사고가 날 수 있는 해역이기도 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등대 숲에서 바라본 다도해
등대 숲에서 바라본 다도해

백야도는 일교차가 심하고 안개가 잦은 해역이다. 그래서 등대원이 근무하던 시절에는 거대한 기계를 돌리며 사이렌 소리를 울려 어민들의 안전항해를 도왔다.

백야도등대는 1928년 무인등대로 처음 불을 밝혔다. 8.8m 높이의 백색 4각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됐다. 1983년 유인등대로 전환되면서 등탑은 사라졌고 다시 등대원이 살기위해 관사가 지어졌고 2006년 등대정비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현재의 원형콘크리트 등탑이 세워졌다. 이 등대는 백야도 일대 해상을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세포리의 노을
세포리의 노을

2005년 4월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와 여수시 화양면 휘도를 연결하는 325m 백야대교가 설치되어 등대까지 차를 타고 쉽게 드나들 수 있다. 백야대교는 백야도를 잇는 연륙교로 2000년 6월 착공하여 2005년 4월 14일 준공됐다. 주탑 없이 다리의 상판을 케이블로 매달아 하중을 아치에 전달하는 형식인 닐센 아치교이며 경간 즉, 다리의 기둥과 기둥 사이의 최대 폭은 183m에 이른다. 왕복 2차선으로 국도 77호선이 지나간다. 바다 풍경을 조망하는 포인트이다.

이렇게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많은 여행자들이 백야도등대를 찾는다. 백야도 일대는 화양면 용주리 마거산 중턱에 용문사를 비롯 화정면 해안도로를 따라 섬과 바다를 조망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이다. 여수의 많은 관광지 중 숨겨진 비경 중 하나이다. 연인과 가족끼리 조용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 그만인 코스이다.

여행코스는 화정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고 백야도등대에서 방점을 찍는 방식이거나, 등대를 출발하여 화정면 동서로 돌아보는 방식이면 좋다. 이 구간은 여수 역사와 문화, 해안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항로표지기술원 시험검사소
항로표지기술원 시험검사소

백야도등대와 연결된 백야대교는 이 지역 관광거점이다. 여자만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뚫린 신월로를 달리다보면 남쪽바다 해안선 여행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실감한다. 툭 트인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소호 요트장을 넘어서면서 마주하는 바다가 화양면 소재지 나진리 앞바다이다. 이곳에 항로표지기술원 시험검사소가 있다. 항로표지(등대) 장비, 용품 등을 검사하고 품질 개선, 조산연구 활동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우리나라의 다양한 등대 모습을 볼 수 있고 여수지역 요트 등 조정면허시험 과정 장면 등을 볼 수 있다.

다시 가파른 소호언덕길을 오르면 멀리 화동리가 바라보인다. 농로를 타고가면 안정리로 들어서고 언덕길을 올라서면 확 트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양면 전망 포인트이다. 이 지점이 ‘해 뜨는 언덕’이다.

장수리와 세포로 갈라지는 길에서 왼쪽 길이 백야대교이다. 남해수산연구소 고갯길도 전망 포인트이다. 포구와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그 다음이 백야대교. 남해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대교를 건너면 동두마을이고 백야등대삼거리 이정표에서 등대 쪽 좌측 길을 타고 5분이면 백야등대에 당도한다.

백야대교 수로에 설치된 무인등대
백야대교 수로에 설치된 무인등대

동두마을은 ‘동머리’라고도 부른다. 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인데 옛날 백야마을에서 당제를 모실 때 제주와 사내들의 몸과 마을을 깨끗이 하여 제를 올려야 마을에 액운이 오지 않는다 하여 임신부들을 모두 이곳으로 피신케 했던 곳이다.

마지막 백야도 여행에서 꼭 가볼만한 곳은 몽돌밭이다. 서쪽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백야등대 쪽을 향해 가다보면 우측에 몽돌밭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지나 야생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시골길이 펼쳐진다. 그 길을 가다보면 몽글몽글하게 파도에 잘 닦여진 몽돌해안이 나온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몽돌들은 파도가 부딪힐 때마다 하얀 해조음을 우려낸다. 몽돌은 수석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문양들을 간직하고 있다. 백야도여행의 진면목을 그렇게 갈무리하는 해변이다. 문의: 화양면사무소(061-659-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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