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X3농구 대표팀 운영에 아쉬움 드러나...엔트리 교체 사전 공지도 없었다

[단독] 3X3농구 대표팀 운영에 아쉬움 드러나...엔트리 교체 사전 공지도 없었다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19.06.16 19:50
  • 수정 2019.06.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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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SNS 캡처>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SNS 캡처>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대한민국 3X3농구는 최근 1~2년 사이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전까진 불모지에 가까웠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과 FIBA(국제농구연맹) 3X3 아시아컵, 월드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2019년 FIBA 3X3 아시아컵 이후 대표팀 명단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농구협회의 미숙한 운영이 발견됐다. 선수들에게 사전 공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9 FIBA 3X3 월드컵 로스터를 교체한 사실도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 선발 방식부터 살펴봐야 한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4월 13일 서울신문사 앞 광장에서 FIBA 3X3 아시아컵&월드컵 2019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개최했다. 아시아컵과 월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을 같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대회의 간격이 3주 밖에 나지 않아 대표팀의 '연속성'을 위해 이번에 선발되는 대표팀이 연속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라며, "이번에 선발되는 최종 우승팀은 5월 아시아컵과 6월 월드컵에 모두 출전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협회가 명시한 것처럼 선발전 우승팀은 연속해서 열리는 2개의 국제대회를 모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BAMM(이승준, 박진수, 장동영, 김동우)이 하늘내린인제(김민섭, 박민수, 방덕원, 하도현)을 17-16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준은 2년 만에 3X3 국제무대에 나서게 됐고 다른 세 명의 선수는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네 명의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 소집되기 전부터 선수 교체설이 들렸다. 선수의 최측근인 A씨는 "선수들이 대표팀 선발전이 끝난 후 부터 엔트리 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누가 교체된다고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합류하는 선수가 김민섭, 박민수 선수라는 것을 듣고 포지션상 장동영, 김동우 선수라는 것은 알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3X3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정한신 감독도 교체 가능성을 선수들에게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5월 1일 김민섭, 박민수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협회의 발표가 있었다. 협회가 지난해 4명의 출전 선수로만 대표팀 훈련을 진행했을 때 문제점이 발생된 것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출전 선수 4명에 예비 엔트리 2명이 합류해 자체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정이다.

하지만 아시아컵 준비 과정에서 자체 연습경기 보다는 외부팀과의 연습 경기가 더 많았다고. 아시아컵 출전이 확정된 4명의 선수끼리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예비 엔트리에 있던 2명의 선수도 연습 경기에 번갈아 투입됐다. 그러다보니 기존 네 명의 선수들 간의 호흡을 맞출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자체 연습 경기를 위해 예비 엔트리 2명을 선발했던 취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교체설을 계속 들으면서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사실 그 두 명이 아시아컵에 나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교체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훈련을 하다보니 분위기가 어수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과 함께 연습을 했다. 그런데 자체 연습 경기보다 외부팀과 연습 경기를 더 많이 헀다. 그러다보니 경기에 돌아가면서 투입됐다. 아시아컵에 출전했던 네 명의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진 않았다. 외부팀과 연습 경기를 계속 한다면 예비 엔트리가 왜 필요할까 라는 의문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우여곡절 끝에 네 명의 선수는 아시아컵에 나서게 됐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것처럼 퀄리파잉 드로우를 3연승으로 뚫고 메인 드로우에 진출했다. 메인 드로우에선 지난해 아시아컵 우승과 준우승을 했던 호주, 몽골과 같은 조에 속했다. 전력의 차이가 있었기에 내리 2연패를 했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시아의 강호들과 부딪혀본 수확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여기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교체설에 시달린 선수들이 FIBA 홈페이지 2019 FIBA 3X3 월드컵 명단에 장동영과 김동우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김민섭과 박민수의 이름이 대신 올라가 있었다. 협회나 정한신 감독에게 교체에 대해 사전에 들은 것은 없었다고 한다. 정한신 감독이 교체 사실을 알린 것은 협회의 보도자료가 나가기 하루 전인 6월 4일이었다.

B 선수는 "선수들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기 때문에 의심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컵이 끝난 후 선수들이 FIBA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봤고 교체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한신 감독님과 통화를 한 것은 기사가 나가기 하루 전. 당시 감독님은 '기사가 나가기 전에 미리 알려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교체 사실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위반된 것은 없다.

하지만 훈련을 준비하고 중국에서 고생한 선수들에게 사전에 공지도 없이 교체를 한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선수가 직접 FIBA 홈페이지에서 교체를 확인한 것도 씁쓸한 일이다.

아시아컵에 출전한 선수들을 물밑에서 지원한 C 관계자는 "백 번 양보해 대표팀 감독이 선수를 교체까지는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고생한 선수들에게 직접 만나서 설명해주지 않고 전화로 교체됐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렇게 교체를 할 예정이었으면 대표팀 선발전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우승팀 선수 전원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아니라 우승, 준우승 팀 중 네 명을 선발한다 라는 방식으로. 우승팀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해놓고 마음대로 교체하는 것은 선수들의 동기 부여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C 관계자는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C 관계자는 "이 선수들이 3X3농구로만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에 각자 생업이 있다. 국가대표에 됐다고 해서 생업을 일부분 포기하고 전념했다. 하지만 이후 대처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D 선수는 "이런 식이라면 국가대표 선발전을 나가는 선수들이 없을 수도 있다.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가 되도 어차피 바뀌겠지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면 누가 국가대표에 나서겠나. 차라리 선발전 우승팀이 아니라 입상 팀 중 선발한다면 '국가대표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승준과 박진수의 입장도 난처할 수 있다. 팀을 꾸려 연습을 하고 선발전에 참가했지만, 2명은 남고 2명은 떠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협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일련의 사건들에서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 눈앞의 경기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이는 이승준, 박진수, 장동영, 김동우는 물론이고 김민섭과 박민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관리를 하는 협회의 미숙한 운영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사건이다. 협회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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