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서천꽃밭이 있는 서천서역국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서천꽃밭이 있는 서천서역국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6.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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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본풀이'서 나온 한국 저승 중 하나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리 옛 이야기의 삼신할미(제주: 삼승할망)는 서천 꽃밭에 있는 꽃의 빛깔로 아기들을 점지하고, 그 아기가 15살이 될 때까지 보살펴 주는 신격이다. 푸른 꽃은 아들을 점지하고, 하얀 꽃은 딸을, 붉은 꽃은 장수를 하게하고, 검은 꽃은 일찍 죽게 하며, 노란 꽃은 여러 사람들을 위하는 꽃이다.

서천꽃밭은 살아서는 들어갈 수 없는 한국의 샤머니즘의 여러 저승 중 하나로 이승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멀고도 험난한 곳이다. 망자는 저승의 시왕에게 가기 위해 바리공주의 인도로 굽이굽이 펼쳐진 산을 넘고 들을 지나 물을 건너 돌다리가 나오는 곳까지 간다. 이 돌다리를 3,358간을 지나고, 다시 나무로 만든 다리를 3,358간을 지나는 곳에 세 갈래의 길이 갈라져 있다. 세 갈래 길의 왼쪽은 지옥이고, 오른쪽은 극락이며 그 가운데 길이 서천꽃밭이 있는 서천서역국이다.

이공신 ‘한락궁이’와 꽃의 신화를 다룬 신가인 <이공본풀이>는 제주도의 샤머니즘의 서천꽃밭인 서천서역국이 나온다. 서천서역국은 부정(不淨)한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금단의 정원이다. “신이거나, 신을 대신할 수 있는 ‘신의 아이’ 또는 ‘신의 형방(刑房)’인 심방(神房)만이 갈 수 있는” 극락도 아니요, 지옥도 아닌 한국의 샤머니즘의 여러 저승 중 하나다.

2013.11.12일자 제주의 소리, [문무병의 제주, 신화] (32) 이공본풀이 4에 의하면, 이공본풀이는 “큰굿 속의 굿 <이공맞이>,

<아공이굿>, <불도맞이>의 굿본(臺本)이며, 이공신 ‘한락궁이’가 서천꽃밭에서 사람을 살리는 생명꽃· 환생꽃·번성꽃을 따다가 어머니를 살려내고, 어머니를 죽인 제인장자 집안을 수레멸망악심꽃으로 멸망시키는 내력담”을 노래하는 장편서사로 꽃의 의미를 ‘풀이’하고 있다”

서천꽃밭에는 꽃을 지키고 가꾸는 소임을 맡은 꽃감관과 꽃성인이 있고, 열다섯살 이전에 죽은 꽃다운 아이들, 젊어서 죽은 착하고 가여운 처녀들이 신소미(神小巫)가 되어 꽃밭에 물을 주고 있다.

문무병은 이 꽃밭을 일컬어 “제주 사람들이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는 칭원하고 불쌍한 서러운 정네(貞女)들이 죽어서 선녀가 되어 꽃밭에 물을 주어 생명의 꽃들을 키워내는 저승의 피안”이라고 했다. 서천꽃밭은 제주도 사람들에게 “불교의 정토사상과 관음신앙의 토대 위에 다시 세운 제주인의 낙원 ‘이여도’”로써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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