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공존과 지속,나는 말랄라

[화제의 책] 공존과 지속,나는 말랄라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6.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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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결혼,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뉴미디어, 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등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금주의 화제의 책과 새로 나온 책을 통해 출판 흐름을 되짚어보고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인 인문학의 바다에 빠져보자. 책 속에 길이 있고 책은 창조적인 사람을 만든다. 금주의 화제의책은 인가노가 기술은 함께 진환한다는 논리를 전개한  '공존과 지속(이정동 외, 민음사, 516쪽)',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자인 소녀의 자선전 '나는 말랄라(말랄라 유사프자이, 문학동네, 160쪽)'이다. 그리고 고개객을 사로잡는 방법을 소개한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등 다양한 신간을 소개한다.

[화제의 책]

△ 공존과 지속(이정동 외, 민음사, 516쪽)

공존과 지속
공존과 지속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도 급변한다. 인간의 생활방식을 근본부터 바꿔놓을 기술을 둘러싸고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며, 사회적 논란도 들끓는다.

이에 대한 모색을 위해 2015년 초 서울대 교수 20여 명이 '기술의 미래'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이공계와 인문사회계 연구자들이 기술 혁신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접점을 찾았다. 유전자 편집 기술, 인공지능,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새로운 교육 기술 등 4가지 주제를 택해 수차례 토의했다.

이 책은 이 과정을 담은 만 4년의 기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먹거리나 한국의 미래 사회 예측보다는 기술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 기술과 인간의 관계 등 근본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입장 차이는 아주 컸다. 공학계 교수들은 인공지능 등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인문사회계 교수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꾸준한 의견 교환으로 간극이 점차 좁혀졌다. 인간과 기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한다는 화두를 찾아냈고, 하나의 전망을 떠올렸다. 그것은 인간과 기술, 과학과 사회가 함께 진화해 간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기술이 우리 사회에 연착륙하기 위한 방향으로 ‘공존’과 ‘지속’을 제시했다. 기술에 대한 지나친 이상주의나 근거 없는 부정 사이의 중간점을 찾는 게 새로운 생태계를 위해 중요하며, 신기술을 활용해 공존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너지 시스템 분야 좌장은 이정동 산업공학과 교수가 맡았고, 교육 분야 좌장은 권혁주 행정대학원 교수, 인공지능 분야 좌장은 김기현 철학과 교수, 유전기술 분야 좌장은 장대익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이를 총괄한 이정동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부류와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진 부류의 간극이 크다”며 “그런 간극의 모양을 짚어주는 역할을 했다”며 출간 의의를 밝혔다. 나아가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해석할 때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기술과 반기술로 나뉘지 말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로 신뢰가 없다면 칼날을 세우며 대립했을 연구자들이 차이를 벗어나 논의의 질적 전환을 보여주는 것도 책의 또 다른 별미다.

△ 나는 말랄라(말랄라 유사프자이, 문학동네, 160쪽)

나는 말랄라
나는 말랄라

2014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가 어린이 독자를 위해 쉽게 쓴 자서전이다. 2014년 10월 10일 영국 버밍엄의 한 여학교, 이곳에서 올해 나이 겨우 열일곱 살인 파키스탄의 한 소녀가 2014 노벨평화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에 대한 억압에 맞서고 어린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운 카일라쉬 사티아르티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2014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책은 그저 학교에 다니는 게 꿈이었던 한 소녀의 자전적 연대기이자, 탈레반이 장악한 파키스탄 북부의 스와트밸리 지역에서 여자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해온 가족의 이야기, 파키스탄이라는 나라가 거쳐 온 질곡의 현대사에 대한 훌륭한 개괄, 나아가 21세기 세계 정세의 태풍의 핵인 이슬람 근본주의와 테러리즘의 실체를 폭로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불의와 폭압에 침묵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용기와 신념에 관한 감동적인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199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말랄라는 탈레반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여성들의 교육여건이 어려웠던 10살 때 여성 교육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BBC 홈페이지에 글을 연재하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는 등 여성 교육 수권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탈레반 표적이 된 말랄라는 방과 후 귀가하던 중 총격을 당했지만, 다행히 생존해 지금까지 교육운동에 몰두 중이다.

이런 용기와 선구자 정신을 인정받아 제1회 파키스탄 청소년 평화상을 받은 데 이어 가장 어린 나이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국제아동인권평화상, 사하로프 인권상, 국재앰네스티 양심대사상 등 인권·평화와 관련한 다수 상을 휩쓸었다.

말랄라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에 다니며 말랄라 펀드를 통해 모든 사람이 성별, 인종 등에 차별받지 않고 교육받는 세상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말랄라는 청소년 소설 작가 퍼트리샤 매코믹과 함께 이 책을 썼으며, 박찬원이 옮겼다. “나는 단지 학교에 가고 싶을 뿐”이라는 어린 말랄라의 목소리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감동과 교훈을 줄 것이다.

[새로 나온 책]

△ 괜찮은 결혼(엘리 J. 핀켈, 지식여행, 468쪽)

괜찮은 결혼
괜찮은 결혼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시대에 따른 결혼의 진화 과정을 분석하면서 결혼의 역사를 조명한다.

선조들에게 결혼은 생존 수단이었다. 식량 생산, 거주지 확보, 건강 관리 등이 결혼의 목적이었다. 오늘날 결혼은 사랑과 정서적 만족, 자아실현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결혼의 질은 떨어지고 이혼율은 높아진다.

저자는 여러 연구와 문헌을 동원해 결혼을 둘러싼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살펴보면서 결혼과 부부의 불행을 극복해나갈 방법을 제시한다.

△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박종윤, 쏭북스, 312쪽)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저자가 자기 사업으로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고객을 사로잡는 법을 전한다.

매출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온라인 쇼핑몰 경영, 10여년간 e커머스 전문 컨설턴트로 개인 사업자와 e커머스 업체들에 도움을 준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모객, 접객, 마케팅, 경영 등 단계별로 유용한 정보를 전한다.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모든 분야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고객의 결핍과 두려움, 그리고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라”며 “그래서 고객이 단순히 나의 상품과 서비스를 사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단골이 되고 팬이 되게 하라”고 강조한다.

△ 뉴미디어(김은우·김태현·장예찬, 스튜디오본프리, 386쪽)

뉴미디어
뉴미디어

IT업계 콘텐츠 디렉터, 언론사 기자, 방송인이자 홍보전문가인 세 저자가 쓴 뉴미디어 길잡이.

국내외 뉴미디어 태동기를 경험한 세 사람이 한국 뉴미디어 시장을 돌아보고, 미국 등 해외 시장과 비교하며 최신 트렌드를 짚어본다.

버즈피드, 쿼츠, 링크드인, 하이프비스트 등 글로벌 뉴미디어와 메디아티, 아웃스탠딩,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딩고 등 국내 뉴미디어를 두루 살펴보고 한국 뉴미디어 시장 미래를 논한다.

△ 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윤지, 나무의철학, 248쪽)

나는 하버드에서도...
나는 하버드에서도...

민족사관고등학교, 듀크대학교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1995년생 저자의 독서 에세이.

초등학교 시절 책에 빠진 후 외롭고 막막할 때마다 책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저자가 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생각과 감상 등을 기록했다.

하버드가 아닌, 책 읽는 젊은이의 일상과 독서 인생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홍창성, 불광출판사, 280쪽)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 철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지난 10여년 진행한 불교철학 강의를 토대로 교수와 학생 간 불법(佛法) 토론의 내용을 담았다. 강의가 기독교 전통이 강한 미국 바이블 벨트(Bible Belt) 북부의 미네소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단 한 번도 불교를 접해보지 못한 젊은 학생이 많은 곳에서 붓다의 생각을, 불교에 관한 견해를 전한다.

책은 불교에 문외한인 미국 대학생들처럼 불교 초심자는 물론 불교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췄거나 불교 공부를 하며 난제에 부딪힌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저자는 2015년 국내 불교계를 달군 ‘깨달음 논쟁’ 당시 많은 글을 기고하며 논쟁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 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이유주, 생각비행, 272쪽)

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페미니즘으로 꿰뚫는 한국사회’라는 부제처럼 우리 사회 내 다양한 문제를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바라보고 분석했다. 사회가 여성들이 왜 페미니스트가 됐는지 분석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스트들이 태생부터 유별난 사람들인 것처럼, ‘혐오 세력’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한다.

억압과 차별, 폭력에 억눌린 여성 해방은 착한 남성을 만나야 이뤄지는 것이 아닌 여성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사라 마자 지음, 책과함께, 408쪽)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미국 노스웨스턴대 역사학 전공 교수인 저자가 역사학계 연구 동향과 성과를 정리해 여섯 가지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았다.

그가 제시한 질문은 누구의 역사인가, 어디의 역사인가, 무엇의 역사인가,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이다.

그중 누구의 역사인가는 역사를 어떠한 인물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대개는 지배계층·남성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지만, 당대에 소외된 계층이나 집단이 바라본 시각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질문도 누구나 인정하는 정답은 없지만, 역사학계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뤄지는 주제들이다.

△ 해상 실크로드와 문명의 교류(강희정, 사회평론아카데미, 270쪽)

해상 실크로드
해상 실크로드

서강대 동아연구소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7년 12월에 개최한 ‘문명의 교차로: 동남아의 해상 실크로드’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을 엮었다.

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바닷길 확장이 동북아시아에 미친 파급에 대해 글을 썼고, 강희정 서강대 교수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불교 물질문화 전래 양상을 소개했다.

신안선에서 발견한 흑유자(黑釉瓷)의 고고학적 고찰, 17∼20세기 베트남 황실을 위해 중국에서 주문 제작한 자기, 바다로 전해진 태국 불교 미술에 대한 논문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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