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바리공주 설화와 구성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바리공주 설화와 구성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6.05 09:3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대왕마마는 바리공주에게 물었다.

오냐 나라 반을 주마 국가 반을 주마

나라 반도 싫고 국가 반도 싫고 만화궁도 싫습니다.

넓으나 띠 좁으나 홍띠

쉰대할림 칠쇠방울 세날부채를 들고

은하 몽두리 수당혜치마 입단 저고리 입고

앞으로는 영찰배설 뒤로는 시왕배설

연지당 수설기요 피는 화 지는 꽃에

수팔련 넋전받고 사람 죽어서 억만사천 지옥에 갇힐 적에

큰머리 단장 곱게 하고 극락세계 연화로 보내주는

만신의 몸주가 되게 하여주나니다

위의 ‘노들제 바리공주 자료’의 바리공주 신가는 크게 바리공주의 행적을 노래하는 ‘바리서사’와 망자의 저승천도와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축원형태의 ‘망자서사’ 두 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에 인용한 신가는 이승과 저승의 중개자로서 바리공주가 무당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일곱째 공주였던 바리는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죽음의 세계를 경험한다. 그녀는 병이 들어 죽음에 임박한 부모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무장승으로부터 약수를 구해 온다.

바리공주는 약수를 마시고 다시 살아난 대왕이 그녀에게 제안한 모든 것을 사양한다. 그녀는 “상처 입은 영혼의 치유자”로서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만신(萬神)의 무조(巫祖)가 되어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권능을 위임받는다.

바리공주 신화에서 바리공주는 죽은 자를 무장승의 약수와 숨살이, 살살이, 피살이 꽃으로 소생해내는 생명의 여신인 동시에 죽음의 여신으로 기능한다. 바리공주 신가는 그녀가 만신이 되는 일련의 과정을 담은 일대기의 서사시인데, 망자를 저승으로 무사히 안내하기 위한 노래가 된다.

서울의 진오귀굿의 말미 거리에서 연행되는 바리공주 신가는 보통 바리공주신가의 구송-진오귀신가의 구송-세발심지를 확인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무당의 바리공주 복색은 세날 부채에 칠쇠방울을 들고, 다홍치마에 당의를 입고, 그 위에 스란치마와 (수당혜)저고리, 은하몽두리를 입고, 머리에는 다양한 보석으로 장식한 큰 머리를 얹는다.

그 후 무당은 장고를 한쪽으로 세우고 방울을 울리면서 세 시간 가량 지속되는 긴 바리공주 신가를 부른다. 무당이 바리공주를 구송하는 동안 제갓집에서는 망자의 극락왕생을 염원한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FUTURA ENERGIA 심리영성상담소 seelenscan@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