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상 기자의 톡앤톡] 수퍼루키 이정은6, 신인왕에 이어 상금왕까지?

[김백상 기자의 톡앤톡] 수퍼루키 이정은6, 신인왕에 이어 상금왕까지?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6.04 16:00
  • 수정 2019.06.04 17:2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은6, 미국무대 첫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
US여자오픈 최종일 2타 차 역전승
신인왕, 상금부분 레이스 단독 선두 질주
ANA인스피레이션 고진영, 이번 US여자오픈 이정은6 까지
올시즌 두 차례 열린 메이저 대회 모두 한국 선수 우승

이정은6 / KLPGA 제공
이정은6 / KLPGA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핫식스' 이정은6가 기다리던 LPGA 무대 첫승을 신고했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최종일 2타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으로 감동적인 드라마를 썼다.

이정은6는 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 / 6,53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이정은6는 선배 유소연과 렉시 톰슨, 에인젤 인(이상 미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올해 아홉 번째 대회 출전만에 LPGA 투어 첫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환화 약 12억 원)

이정은6는 선두에 2타 차 공동 6위로 최종 4라운드에 나섰다. 
첫 홀(파4)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오히려 이날 전체적인 플레이에선 약이됐다. 곧바로 2번 홀(파4) 버디로 잃었던 타수를 만회한 이정은6는 이후 긴장감을 내려놓고 기회를 엿봤다.

전반 남은 홀을 모두 파로 지킨 이정은6는 후반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섰다.

11번(파3)과 12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로 순식간에 2타를 줄이며 선두로 뛰어오른 그는 15번 홀 버디를 추가하며 2위 그룹과의 타수를 3타 차로 벌렸다. 남은 홀은 16~18번 세 홀. 큰 실수가 없는 한 이대로 마무리하면 우승이다.

그런데 우승을 눈앞에 둔 이정은6가 흔들렸다. 

16∼18번 홀은 쉽지 않은 홀 들이다. 출전한 선수마다 "이번 코스는 후반이 어렵다"며 경계했던 홀들이다.

이정은6 역시 16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한 볼이 그린에 올랐지만, 경사를 타고 다시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세 번째 샷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그는 2m 남짓 파 퍼트가 보기를 적었다. 17번 홀은 파로 잘 지켰다. 그런데 마지막 홀 마저 보기로 마감한 이정은6는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 불안한 선두로 플레이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챔피언 조 셀린 부티에(프랑스) 등 남은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부티에와 차이는 1타로 좁혀졌다. 부티에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동타가 돼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이정은6는 연장전에 대비해 퍼팅 연습을 하며 부티에의 플레이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18번 홀 부티에는 티샷 이후 친 두 번째 샷이 벙커로 향했다. 벙커에서 친 세번 째 샷마저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러프로 굴러떨어졌다. 드디어 이정은6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6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6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이정은6는 경기 후 "16∼18번 홀을 잘 넘겨야 우승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마지막 3개 홀이 승부처였다고 밝혔다.

그는 "18번 홀에서 파 퍼트를 넣어야 우승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파를 놓치는 바람에 불안한 심정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퍼트 전 전화벨 소리는 못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6는 "지난달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가고도 막판 '스리 퍼트'로 우승을 놓친 기억이 있어 부티에의 플레이를 기다리면서 퍼팅 연습을 했다"면서 "우승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로 10번째 US오픈 챔피언이 된 이정은6는 "샷 감각이 괜찮아서 버디 기회가 많았다, 1번 홀부터 보기가 나왔지만 마무리가 좋아서 오히려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지금까지 우승한 어떤 대회보다 정말 느낌이 다르다. (힘들게)골프를 했던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인터뷰 중 눈물을 참지 못했다.

> 이정은6의 LPGA진출기

이정은6는 2017년 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인기상, 다승, 베스트 플레이어상 등 개인 타이틀 6개 부문을 싹쓸이 하면서 국내 최고 자리에 우뚝섰다.

미국 진출도 선배들과는 달랐다.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며 2주간에 걸쳐 4운드씩 8라운드를 치르는 LPGA Q-시리즈에 출전해 수석으로 미국 투어 자격을 따냈다.

이정은6 / 사진 = JNA골프 제공
이정은6 / 사진 = JNA골프 제공

당시만 해도 이정은6는 미국 진출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인터뷰에서도 "아직은 모르겠다. Q-시리즈가 끝나고 나서 한국에 가서 가족들과 상의를 해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미국 무대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그는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체력도 보강했고, 다양한 상황에서의 쇼트 게임도 연습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동계훈련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드디어 지난 2월 이정은6는 LPGA 정규멤버로 출전한 첫 대회 ISPS한다 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Q 시리즈 참가부터 현지 골프 매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수석으로 통과하자 현지 골프 매체들은 이정은6의 기사를 주요기사로 다뤘다. 단연 올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2015년 김세영부터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그리고 지난해 고진영까지 이어진 한국인 LPGA신인왕 계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첫 출전 대회 이후에도 이정은6는 HSBC 챔피언십 공동 11위,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공동 14위, KIA 클래식 공동 16위, 롯데챔피언십 공동 12위 등 매 대회 20위 안에 들며 꾸준한 성적을 보였다.

그러다가 올 시즌 첫 출전한 메이저 대회 ANA인스피레이션에선 공동 6위에 오르며 메이저대회에서의 우승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한 달전에 출전했던 메디힐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 우승으로 이정은6는 상금 순위 1위(1백3십5만3,836달러)로 뛰어올랐다. 

CME클로브 포인트에서도 고진영(1위, 2,240점), 이민지(2위, 1,718점)에 이어 3위(1,417)에 자리했다. 세계랭킹은 5위까지 상승했다. 

신인왕 레이스 역시 압도적인 선두(752점)로 나섰다. 2위(288)와 격차가 두 배를 넘기면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 자리에 섰다.

한국 무대를 평정하면 세계 무대도 평정할 수 있다는 한국 여자 골프의 수준을 수퍼루키 이정은6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