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작가 박건우의 꿈꾸는 도시

[숨은그림찾기] 작가 박건우의 꿈꾸는 도시

  • 기자명 유승철 기자
  • 입력 2019.05.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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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유기적 생명체 그려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390×324cm acrylic on canvas 2018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390×324cm acrylic on canvas 2018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박건우는 꿈꾸는 도시를 그린다. 박건우의 도시 이미지는 흘러내리는 물감이 되기도 하고 도형의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기호화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일하며 생활하는 공간을 넘어 그 자체가 꿈을 꾸는 유기적 생명체가 된다.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난 늦은 밤, 도시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 또 불이 꺼지면, 두 눈을 반짝이듯 도시는 꿈을 꾸는 것이다. 화면 속 선명함과 반짝임으로 도시의 꿈은 생생히 살아나고 도시는 큰 덩치로 사람들을 감싸 안고 사람들의 꿈을 같이 꾸고 있다. 박건우의 도시가 살아있는 듯 꿈틀대는 것은 칠하기, 그리기라는 회화의 기본 행위에서 뿌리고 긁고 흘리는 행위까지 작가의 다양한 몸의 움직임과 궤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유화물감보다 묽어서 좀 더 빠르고 잘 흘러내리며 자유롭게 작업이 가능하다는 자동차 안료를 재료로 선택했고, 안료의 강렬한 색감은 서로 뒤엉켜 살아 숨 쉬듯 번뜩이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작은 집과 건물들은 그 자체가 도시를 구성하는 구상적이고 재현적인 이미지인 동시에 점이면서 얼룩인 비구상적 추상의 일부이며, 또한 모듈화되어 있는 도시의 거주민들이기도 하다. 도시의 거주민들인 집과 건물들은 추상적 붓질들과 함께 꿈틀대며 춤을 추며 꿈꾸고 있다. 꿈꾸는 도시를 그리는 박건우의 그림이 꿈꾸고 있다.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100F acrylic on canvas 2018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100F acrylic on canvas 2018

박건우의 도시 탐색은 이후 캔버스를 벗어나 새로운 꿈의 매체를 찾는다. 평면을 넘어서 오브제에 덧입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작가는 큰 와인병을 캔버스 삼아 도시의 꿈을 그리게 된다.

박건우 와인병의 꿈꾸는 도시는 점, 선, 면이라는 도형의 기본 조형요소를 이용하여 평면적이며 입체적이고 기호화된 도시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내 몸에 저장되었던 회화와 조형의 기본 요소들이 대형 작업을 통해 기호화되어서 작품에 나타난 것”이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기호화된 도시의 모습은 와인병의 조형과 만나 ‘밝은 꿈을 담고 숙성시키는 도시’의 아이콘이 된다.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100F acrylic on canvas 2018
박건우作 The dreamed city 100F acrylic on canvas 2018

둥근 와인병은 우리에게 익숙한 직사각형의 빌딩과 다리들, 삼각형의 집, 공장, 교회들, 주변 산과 가로수, 포도 등의 자연 이미지 등 도시와 관련된 여러 이미지들이 친근감을 주는 푸른색,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등 밝은 색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와인병을 기울이며 술잔에 술을 따르고 꿈과 이야기를 나누는 유쾌하고 활기찬 도시를 생각하듯 도시가 된 커다란 와인병은 밝은 꿈을 꾸고 있다.

작가 박건우
작가 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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