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화제의 책(하루키...보각스님)

[출판] 화제의 책(하루키...보각스님)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5.24 08:32
  • 수정 2019.05.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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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고양이의 비밀, 눈물만 보태어도 새상은 아름다워집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 장수 고양이의 비밀(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344쪽)

장수 고양이의 비밀
장수 고양이의 비밀

“왜 굳이 100킬로미터 레이스를 해야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솔직히 대답이 궁하다. 아니, 한마디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래도 굳이 단순하게 언어화하면 역시 ‘호기심’이라는 말밖에 없을 듯하다. 100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게 대체 어떤 일일까, 나도 할 수 있을까.”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0세기 말에 남긴 에세이가 국내에 다시 나왔다.

도서출판 문학동네가 꾸준히 펴낸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네 번째 시리즈 ‘장수 고양이의 비밀’.

1995~1996년 ‘주간 아사히’에 연재된 에세이 60여 편을 모은 수필집이다.

이 시기는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과 ‘태엽 감는 새’로 인기와 문학적 성취를 함께 거머쥔 이후다. 따라서 세계적 밀리언셀러 작가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던 하루키의 당시 생각과 생활을 엿본다.

당시 몇 년간 일본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에서 살던 그는 관조적 시각에서 일상을 관찰하고 독자에게 솔직히 고백한다. 인기 소설가로 도약했음에도 문단에선 비주류로 취급받던 고민도 털어놓는다.

마라톤 대회 참가 경험을 거론하며 달리기에 대한 애정을 틈틈이 드러내고 반려 고양이 ‘뮤즈’를 세심히 살피며 ‘작은 행복과 성취’의 기쁨을 말한다.

무려 20여 년 전 이야기지만 이른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이 유행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어필할 하루키만의 개인주의적 감성이 물씬 풍긴다.

하루키 친구인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삽화는 따뜻하고 정겨워서 글의 풍미를 한층 돋운다.

△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보각, 불광출판사, 336쪽)

눈물만 보태어도....
눈물만 보태어도....

국내 불교 사회복지 분야의 개척자, 35년간 강단에서 제자 승려들을 길러낸 교육자, 중증장애아동 시설과 노인요양원을 만들어 현장 봉사를 벌인 실천가, 불교계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며 모은 30억원을 고스란히 기부한 무욕의 승려.

보각스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정든 강단을 떠나면서 책 한권을 선사했다. 붓다의 출생에서 출가, 성도, 열반, 가르침을 선사들의 경구를 인용해 쉬운 말로 풀었다. ‘불교는 무엇일까’,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푸는데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실마리다.

저자는 삶의 가장 큰 목적은 나와 타인을 향한 자비에 있고, 그 자비를 실천할 때 마침내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자비를 잘 모릅니다. 용수 보살이 ‘대지도론’에서 자비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자(慈)’를 ‘여락(與樂)’ 즉,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라 하고, ‘비(悲)’는 ‘발고(拔苦)’ 즉,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자비가 실천되지 않으면 무자비해집니다. 달라이 라마 스님도 ‘나의 종교는 친절이다’고 하잖아요. 세월이 갈수록 남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 자비에 대한 실천의지가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331쪽)

저자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자제공덕회 이사장, 전남 강진 백련사 주지를 맡고 있다. ‘불교사회복지사상사’, ‘불교사회복지 개론’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 수십 편을 발표하며 불교사회복지학 연구에 노력했다.

 

[새로 나온 책]

△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이성주, 추수밭, 276쪽)

간신
간신

“나라를 망치는 데에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송사(宋史)에서 유래된 격언이다. 실제로 역사를 살펴보면 암군(暗君) 뒤에서 국가를 쇠망으로 이끌었던 간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왜 간신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며 익숙하고 오래된 질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간신들이 조직에서 어떤 쓸모를 인정받았기에 역사에서 사라질 수 없었다고 결론짓는다.

이번 책은 이 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조선 건국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간신들의 역사를 살펴보며 권력과 조직의 속성을 파헤친다. 계유정난의 한명회, 경술국치의 이완용 등 9명이 그 대상이다.

저자에 따르면 대다수의 간신은 군주의 필요 때문에 ‘발명된 존재’였다. 리더는 내부를 단속하고 권력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외부의 적을 자주 활용하는데, 그 외부의 적을 찾지 못하면 내부에서 적을 새로이 만들어 조직에 적당한 긴장감을 조성했다는 것. 권력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내부의 적’, 즉 간신은 적당히 이용되다가 쓸모를 다하면 조직의 오류를 모두 떠안고 내버려졌다. 이때 군주는 간신을 처단해 질서를 회복하고 정의를 세웠다는 명분까지 얻는다. 간신이 끊이지 않았던 까닭은 간신의 존재가 군주에게 이익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신하들도 스스로의 내부에서 간신을 만드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자신들이 일으킨 혼란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희생양을 만들 때 그러했고, 신권과 왕권의 대립에서 자신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을 명분을 보충할 수 있는 도구로도 이용했다.

△ 엄마 심리 수업(윤우상, 심플라이프, 296쪽)

엄마 심리 수업
엄마 심리 수업

30년 경력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가 엄마가 꼭 알아야 할 숨겨진 심리를 자녀 교육 철학과 함께 제시했다. 그간의 상담과 치유 경험에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추가해 집필 6년 만에 출간한 것.

아이를 위해 애쓰는 엄마, 그 밑에서 병들어가는 아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바로 엄마의 무의식 때문이다. 정신분석적으로 엄마의 사랑을 들여다보면 그 밑바닥에는 불안과 욕망, 죄책감, 열등감이 숨어 있다. 어두운 엄마의 무의식이 사랑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아이에게 전달되고, 아이는 포장지에 든 독을 먹는다는 얘기다.

이 책은 엄마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갖는 다양한 감정과 심리적 기제, 즉 불안, 죄책감, 열등감, 상처, 의심, 분노 등이 평소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특히 미처 눈치채지 못한 엄마 무의식을 심도 있게 파헤쳐, 엄마가 자신의 핵심 감정을 알아채고 다뤄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돕는다.

저자는 “엄마는 아이에게 사랑을 준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때로 위험한 사랑이다”며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전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엄마의 자기 성찰을 위해서는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 삶을 위한 죽음의 미학(이창복, 김영사, 744쪽)

삶을 위한 죽음의 미학
삶을 위한 죽음의 미학

독일 소설가 장 파울은 말했다. “모든 인간에겐 태어난 순간 하나의 화살이 쏘아진다. 그 화살은 날고 또 날아서 죽음의 순간에 이른다.” 즉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죽음과 만난다는 얘기다.

삶 없이 죽음은 존재하지 않으며 죽음 없는 삶 또한 없다. 인간은 죽어가면서 삶을 새롭게 발견한다. 죽음이 인간의 삶을 성숙하게 만든다면, 인간의 삶은 죽음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 삶의 성숙은 곧 죽음의 성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독일 문학자인 이창복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 명예교수는 불가사의하지만 매혹적인 죽음을 노래한 불멸의 명작을 찾아서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했다. 철학, 역사, 종교, 심리, 예술을 넘나들며 죽음의 본질을 통합적으로 탐구하고 심리적 해석을 시도한 것이다.

저자는 고대에서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계몽주의, 고전주의를 거쳐 낭만주의와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독일 대문호들의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의 관계를 추적한다. 죽음이 그 시대의 사조에 어떻게 수용돼 인간의 삶을 정화했고, 어떻게 성숙한 죽음을 만들었는지 살핀다.

△ 에밀 타케의 선물(정홍규, 다빈치, 272쪽)

에밀...
에밀...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인 정홍규 신부가 120여 년 전 한반도에 온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에밀 타케 신부는 24세 때인 1898년 조선에 와서 55년간 선교활동을 하다 79세인 1952년 대구에서 선종했다. 제주에 머무른 13년간 1만점 이상의 식물 표본을 채집해 유럽과 미국, 일본 식물학자들에게 보냈다. 그런 과정에서 제주의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해 세계 식물학계에 처음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 우리가 딸들에게 해줘야 할 말들(멜리사 벤, 오월의봄, 460쪽)

우리가 딸들에게...
우리가 딸들에게...

저자는 두 딸을 둔 엄마이자 저널리스트, 작가, 활동가다. 영국의 좌파정치인 토니 벤과 교육운동가 캐롤라인 벤의 딸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의 딸과 후배 여성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며, 어떤 문제들이 그들 앞에 놓였는지, 서로가 연대의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며 다양한 인터뷰와 통계 수치 등을 보여준다. 책을 통해 만나는 여성은 주로 영국사회 구성원들이지만 동시대 한국사회를 사는 여성들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 아이가 처음 방문을 잠근 날(최희숙, 아름다운사람들, 208쪽)

아이가 처음....
아이가 처음....

저자는 20년간 독서교육과 상담지도사로 활동해왔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힘겨운 모든 순간에 책이 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목록을 제시한다. 단지 책 제목만이 아니라 책을 통해 아이와 어긋난 마음을 이을 통로를 열어준다.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엄마의 마음과 시선은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힘겨웠던 시간들을 도망치지 않고 온전히 겪어내며, 아이와 자신, 둘 다를 포기하지 않고 끝날 것 같지 않던 터널을 묵묵히 아이와 함께 지나온 성장의 흔적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꾹꾹 눌러 쓴 마음 깊은 여정들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로 한발 더 다가가게 한다.

△ 선은 장벽이 되고(프란시스코 칸투, 서울문화사, 328쪽)

선은 장벽이 되고
선은 장벽이 되고

미국의 국경순찰대원으로 일한 멕시코 출신 저자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현실을 그렸다.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 국경 지역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장에서 국경 실태를 보고자 국경순찰대원이 된다.

순찰대원으로 근무하면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사건들을 목격한다.

직접 만난 국경을 넘는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며 인류애를 고려하지 않은 이민 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

△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김민식, 위즈덤하우스, 300쪽)

내 모든 습관
내 모든 습관

시트콤 ‘뉴 논스톱’,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MBC PD의 여행 에세이.

대학생이던 1992년 첫 배낭여행을 떠난 뒤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세계 곳곳을 다녔다는 저자가 여행과 인생을 말한다.

‘낯선 것을 익숙한 영역으로 편입하며 나의 영역을 확장한다’라거나 ‘잘못 탄 기차가 때로는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등 30여 년 간 여행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전한다.

뉴욕 걷기 여행 3대 코스와 서울 근교 자전거 여행 베스트 3 등 여행지 소개, 장거리 비행 시 시차 극복법과 같은 팁도 소개한다.

△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테리 버넘·제이 팰런, 스몰빅라이프, 292쪽)

다윈이....
다윈이....

하버드대 출신 학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해 쓴 자기계발서.

우리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뇌와 유전자는 수백만 년 역사를 거쳐 진화했지만 여전히 수렵채집 시절에 적응돼 있다. 인류가 현대적 삶을 살게 된 것은 겨우 몇백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수백 만 년 역사를 지닌 우리 안의 본능을 이해해야 자기계발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이어트가 어렵고 여러 연인과 바람을 피우는 삶을 꿈꾸는 것 등이 모두 본능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간관계, 건강, 공부, 재테크, 사랑 등 10가지 주제에 대해 본능의 힘을 역이용해 삶을 성공적으로 가꿀 방법을 제시한다.

△ 매력적인 뼈 여행(하노 슈테켈, 와이즈베리, 364쪽)

....뼈 여행
....뼈 여행

독일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뼈 건강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아주 작은 뼈라도 저마다 쓰임새가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 몸속 뼈를 머리뼈, 척추, 흉곽, 팔뼈, 다리뼈 등으로 세분화하여 각각의 특징과 중요성을 설명한다.

뼈를 비롯해 관절과 근육 등이 왜 중요한지부터 그것들이 어떤 질병과 어떤 자세에 취약한지, 일상생활에서 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까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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