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26년째 라면만 먹는 라면광 할아버지

[화제의 인물] 26년째 라면만 먹는 라면광 할아버지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5.1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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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만성 장 질환 해결한 안성라면 등 선물 받아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라면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한 시골의 할아버지는 만성 장 질환으로 고생하다가 속이 편한 라면이 체질에 맞아 입맛도 찾고 건강도 되찾았다. 한 라면회사는 이 시골 할아버지 사연을 듣고 오랫동안 후원해오다 어버이날을 맞아 방문해 건강을 기원하는 라면 등 선물을 전했다. 할아버지와 라면회사는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후부터 지금까지 26년째 무상제공하며 각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라면광 박병구 할아버지
라면광 박병구 할아버지

삼시세끼 라면만 먹어 화제가 되었던 박병구 할아버지. 올해 나이 91세의 박 할아버지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에 산다. 박 할아버지가 라면만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앓았던 장 질환 때문이다. 1972년 어느 날부터인가 어떤 음식을 먹든 토해버렸다. 주변에서 온갖 좋은 음식과 약을 권유 받아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의사는 장의 통로가 좁아져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장협착증’ 진단을 내렸다. 어려운 형편에 수술도 했지만 여전히 음식을 먹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니 날로 기력이 쇠해졌다. 그러나 박 할아버지는 “늦장가로 본 세 아이를 비롯해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어느 날,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어진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뜻밖에도 편안함을 느꼈다. 할아버지는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다. 오랜 만에 포만감도 느꼈다”면서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라면에 눈뜬 박 할아버지는 늘 속이 편한 라면으로 삼시세끼를 고집했다. 할아버지가 자주 먹는 라면은 ‘해피라면’에서 ‘안성탕면’으로 이어졌다. 농심 측은 “안성탕면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되었고 해피라면이 1990년대 초반에 단종 된 점에 미루어 볼 때 적어도 30년 이상을 안성탕면만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은 시골 우거지장국 맛을 모티브로 개발한 제품인데 된장으로 맛을 낸 구수한 국물이 할아버지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1994년 당시 이장이었던 정화만 씨의 제보로 박 할아버지의 소식을 처음 듣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20년 넘게 농심라면만 먹고 살아왔던 할아버지의 사연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농심은 할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안성탕면을 무상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그 이후로 농심이 제공한 안성탕면은 총 900여 박스에 달한다.

지금도 화천지역을 담당하는 농심의 영업사원은 3개월마다 한 번씩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안성탕면 9박스를 전해드린다고 한다. 할아버지께 라면을 전달해드리는 농심 춘천지점 강한솔 대리는 “다른 영업사원은 하지 않는 특별한 일이기에 매우 뿌듯하다”면서 “할아버지 댁을 방문할 때마다 손주처럼 반겨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3일에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소정의 선물과 함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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