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자의 철학적인 귀신론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주자의 철학적인 귀신론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4.2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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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성리학적 관점에서 귀신(鬼神)은 중요한 철학적 개념들 가운데 하나였다. 공자의 <논어>에는 죽음이나 혼령의 문제가 거의 거론되어 있지 않은데, 자로가 공자에게 귀신의 섬김을 묻는 대목이 있다. 아래는 장윤선의 책, <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에 나온 두 사람 간의 대화다.

자로가 귀신 섬김을 묻자, 공자께서 ”사람을 잘 섬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귀신을 섬기는가“ 하셨다. ”감히 죽음을 묻겠습니다“ 하자 공자께서 ”삶을 모르면서 어떻게 죽음을 알겠는가“ 하셨다.

이 글을 보면 공자는 ‘괴력난신(怪力亂神)’(두산백과: 괴이한 것, 힘, 반란, 귀신이란 뜻으로, 이성적으로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현상)과 같은 영혼의 문제를 논하지 않으며 현실의 삶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던 것 같다. 우리는 유학이 죽음보다는 삶, 영혼보다는 인간을 더 중요시 하는 지극히 현세주의적인 학문이라고 여긴다.

주자(朱熹, 1130~1200)는 고대부터 신비스럽고 초자연적 신앙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던 귀신을 철학적인 주제로 삼았다. 안영탁의 논문 <중용장구에 나타난 주자의 귀신론에 관한 연구>에 수록된 주자의 귀신관은 다음과 같다.

“내가 생각하건대 두 기운으로써 말하면 귀(鬼)는 음(陰)의 령(靈)이고 신(神)은 양(陽)의 령(靈)이며, 한 기운으로써 말하면 이르러 펴짐은 신이 되고 돌아가 되돌아감은 귀(鬼)가 되니, 그 실제는 한 물건일 뿐이다. 위덕은 성정(性情), 공효(功效)라는 말과 같다. 귀신은 형체와 소리가 없으나 사물의 시작과 종말은 음양이 합하고 흩어짐의 소위 아님이 없으니, 이는 사물의 체(體)가 되어 사물이 능히 빠뜨릴 수가 없다. 사물이라고 말한 것은 주역 건괘 문언전(文言傳)의 이른바 ‘일의 근간이 된다’는 말과 같다”

이 인용에는 주자가 귀신을 영적인 존재의 의미가 사라진 음과 양의 두 개의 기로 해석했고 “귀신(鬼神)은 단지 기(氣)일 뿐”임을 강조했다. 그는 귀신을 이와 기라는 두 세계의 통일적인 실체로 보았고, 귀신을 조화 현상 그 자체로 이해하면서, “기가 모이면 생기고, 기가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게 되면 곧 기에 영향이 미친다. 이것은 굴신왕래(屈伸往來, 몸을 굽혔다 폈다 하고, 일이 있어 오고 가는 것)와 서로 감통하게 된다“고 하며,”귀신이란 어느 곳이든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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