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화가 이동철, 평범한 일상...종합주의적인 시각으로 표현

[숨은그림찾기] 화가 이동철, 평범한 일상...종합주의적인 시각으로 표현

  • 기자명 유승철 기자
  • 입력 2019.03.15 09:47
  • 수정 2019.05.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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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Acrylic on canvas 160x130cm 2012
여행 Acrylic on canvas 160x130cm 2012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언어와 문자가 있기도 전에 이미 그림은 아주 훌륭한 소통의 방식어었지만 미술이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점점 어려워졌다.

화가 이동철은 모더니즘 이후 더욱 가속화된 미술과 사회의 단절 현상을 간과하지 않고 ‘일상의 신화’에 주목하게 된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화가다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그는 자신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사소하고 일상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에 주목한다.

사건과 사물들의 대화는 늘 작품 소재를 결정하는 과정에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소재들은 궁극적으로 작품이 특별하고 보편성을 획득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Jeans W 135x100cm Acrylic on canvas 2017
Jeans W 135x100cm Acrylic on canvas 2017

작가는 그렇게 자신이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땅과, 그 땅에 담겨있는 시공을 건너온 역사의 흔적, 작업실과 서재 등 생활 주변에 기호, 암호, 혹은 활자화 된 이야기, 자신이 호흡하는 시대의 희망과 욕망의 이미지들을 독특한 상상력과 맛있는 표현력으로 설득력 있는 회화세계를 열고 있다.

크기와 소재, 질료의 사용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진 화가 이동철의 작품은 땅으로부터 온 것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모양대로 담기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캔버스에 스며든다.

그 이미지들은 화가의 불같은 열정으로 재구성 되어 마침내 바람 속으로 되돌아간다.

존재와 자연의 순환과정이 고스란히 읽혀지는 화가의 근작은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스케일로 부터의 해방이다. 손바닥 만 한 크기의 캔버스로부터, 그냥 그대로 벽화라고 해도 무방할 1천호 이상 되는 대작에 이르기 까지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주 거리낌 없이 해낸다. 사이즈에 대한 구애를 받지 않고 할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표현이 자유로워 졌다는 뜻이다.

jeansT 163x112cm Acrylic on canvas 2019
jeansT 163x112cm Acrylic on canvas 2019

그 다음은 아주 유기적인 표현 내용이다. 형상과 비형상, 표현과 추상, 극사실, 구성주의적인 요소를 포함해서 그동안 시기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평적으로 진행되었던 작업 형식들이 이제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한꺼번에 수직적으로 통합되었다. 가히 종합주의라고 명명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형식과 내용이 웅장한 세계가 열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활용하는 질료의 자율성 획득이다. 그동안 이동철의 회화의 질료들은 정해진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물감의 양과 붓질의 방향, 속도, 각도가 아주 세심하게 컨트롤 되었다. 에어브러시, 피그망, 핸디코트, 드로잉 재료 등을 사용 할 때도 이 규칙은 엄격하게 지켜졌다. 그런데 근작에 이르면 엄청난 두께로 마티에르를 강화시킨 작업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는 물감 자체의 물질성에 압도되어 기존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젖은 대지 위를 막 지나간 사나운 들짐승의 흔적처럼 격렬한 생동감이 강화되었다.

jeans Wn 116x91cm Acrylic on canvas 2019
jeans Wn 116x91cm Acrylic on canvas 2019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 충돌과 갈등을 최소화 하고 함께 뒤섞여 상승작용을 일으키면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비빔밥과 조각보가 그렇고, 눈물과 웃음을 다 껴안아야만 찾아오는 행복도 마찬가지이며, 화가 이동철의 최근 작업들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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