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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통증을 그림으로 치유한 ‘쪽방화가’ 윤용주‘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기획전, 서울 필동에서 열려
  • 김충호 기자, 하채연 대학생기자 dshankook@daum.net
  • 승인 2019.03.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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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충호 기자, 하채연 대학생 기자] 육체가 낮은 차원의 세계라면 정신은 고차원적인 세계에 있다. 예술은 엄밀히 말하자면 정신의 세계다. 세계를 반영하든, 세계를 상상하든 예술가가 창조해낸 정신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예술가는 예술을 통해서 유한한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다. 여기 인간으로서 극복해야 될 궁극인 육체를 극복하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윤용주 작가

우연히 지나간 서울시 중구 필동 어느 골목, 쌀쌀한 어둠을 딛고 들어간 갤러리 ‘꽃피다’에서 ‘쪽방화가’ 윤용주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삶이 분주한 거리 틈에서 조용히 빛을 내고 있었다.

공간은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작품들이 흰 벽에 걸려있었고, 작품 또한 굉장히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의 전통 한국화 형식을 취한 작품들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안겨줬다. 세밀한 먹필로 표현한 자연적 소재들이 추운 바깥을 잊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끔 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갤러리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더 빛났다. 자신을 ‘쪽방화가’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쪽방을 넘어선 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윤용주 작가는 스스럼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화가로서 명예에 대한 열망도, 큰 욕심도 없다고 했다. 그는 아이엠에프 때 사업을 실패하고 가족과 단절되었다. 그 후 고시원과 쪽방을 전전하며 병을 얻고, 두 발을 절단하는 고통까지 얻었다. 아직까지도 환상통 때문에 진통제 없이 하룻밤도 견딜 수 없다.

하지만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윤용주 작가. 그는 많은 활동을 하진 못하지만 마치 오체투지를 하듯 ‘그림 속에서 순례’를 하고 있었다. 응봉산과 북한산을 의족으로 오르고, 남산에 가서 산에서 우레가 퍼져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영감을 얻는다. 그는 그에게 그림이란 통증을 잊게 하는 치유제이자, 더 나아가 생명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밤새도록 그림을 그리며 잠시나마 그림 속에서 쉬어갈 수 있다.

그렇게 그는 삶의 가치와 기쁨을 다시 아로새긴다. 과거 그림을 그려왔지만 사업 실패와 병으로 인해 인생에 대한 절망을 겪었지만 그는 지금의 삶이 굉장히 감사하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해 악착같은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살아있음’ 그 자체에 감사한다는. 문득 우리는 왜 사는가? 우리네 삶은 어디에 와 있는가를 반문케 한다.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해 진정 중요한 ‘삶의 의미’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통을 예술로서 승화한 그의 영혼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는 이번 전시가 두 번째이며, 관람객들에게 쉬어갈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전시와는 달리 서양화의 기법인 유화기법을 도전하여 형식을 자유롭게 했다. 그의 영혼이 자율성이 형식에서도 독특하게 묻어났다. 특히 안개와 같은 자연물은 그러한 기법을 사용해 시간의 제약을 벗어나 영원한 세계를 표현했다. 인간의 삶에서 고통 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고통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가는 내 자신에 달려 있다. 그 고통이 절망과 슬픔이 아닌, 포근한 안개와 산수화로 피어나는 작품이 그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지난 11일 시작된 화제의 ‘쪽방화가’ 윤용주의 전시회는 16일 오프닝 행사 후 23일까지 갤러리 ‘꽃피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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