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에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추억하다

샬럿에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추억하다

  • 기자명 로창현 기자
  • 입력 2019.03.06 12:24
  • 수정 2019.04.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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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데일리스포츠한국 로창현 특파원] 마이클 조던. 그는 추억으로 떠올리기엔 너무도 생생한 인물이다.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은퇴한지 벌써 16년이 지났지만 조던의 활약상은 사람들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있다.

1988년 마이클 조던 모습 / 사진 = AP 연합뉴스 제공
1988년 마이클 조던 모습 / 사진 = AP 연합뉴스 제공

얼마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을 방문했다. 거리에 NBA 올스타전 배너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순간 2003년 2월 10일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필립스센터에선 NBA 올스타전이 열렸다.

나는 한 스포츠신문의 대기자로 있었고 오랬동안 별렀던 NBA 올스타전을 취재하기 위해 날아왔다. 당시 올스타전은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은퇴를 선언한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은 조던이었지만 다른 뉴스거리들도 많았다. 아시안 최초로 NBA 스타 반열에 오른 야오밍이 처음 올스타에 선정돼 아시아 팬들의 관심도 컸다. 동부올스타엔 조던과 함께 트레이시 맥그레디, 앨런 아이버슨, 빈스 카터, 벤 월러스가, 서부올스타엔 야오밍과 코비 브라이언트, 케빈 가넷, 샤킬 오닐, 스티브 내쉬 등이 있었다.

이날 하프타임엔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시카고 불스의 23번이 새겨진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시즌을 끝으로 코트와 영원이 작별하는 마이클 조던을 위한 헌정곡을 열창했다. 이어 머라이어 캐리는 당시 조던의 소속팀 워싱턴 위저즈의 23번 유니폼을 입고 ‘Hero’를 불렀다. 조던의 눈가엔 촉촉이 이슬이 맺혔다.

단지 그것으로 끝났다면 그날의 기억이 그토록 생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올스타전이었다. 적어도 그날의 올스타전은 스타들의 쇼맨십으로 치러지는 설렁설렁한 경기라는 선입관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올스타전 사상 최초로 2차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기 때문이다. 불혹을 넘긴 조던은 마지막까지 빛났다.

1차연장 종료 4.8초전 136-136 동점에서 조던은 코트 오른쪽을 파고들다 특유의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을 시도했다. 볼이 골망으로 빨려드는 순간 나를 포함, 관중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도, 관중석에 있던 줄리어스 어빙도 열광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조던의 팬이었다. 경기는 비록 2차연장 끝에 서부올스타의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극적인 슛을 성공시키고 오른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던 조던의 모습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이었다.

그해 NBA는 조던이 뛰는 경기마다 매진사례였다. 귀로에 LA에서 워싱턴 위저즈와 LA 클리퍼스 경기를 보기 위해 스테이플스 체육관을 찾았을때도 마찬가지였다. 클리퍼스는 만년 약체로 인기가 형편없었지만 오직 조던 하나로 만원사례를 이뤘다. 나 또한 조던의 마지막 올스타전과 마지막 현역경기를 보았으니 행운의 2003년이었다고 할까.

조던이 불세출의 농구스타라는 것은 기록이 증명하는 바지만 그는 농구의 모든 기술에 있어서 최고였다. 198cm 98kg의 거구에 누구보다 빨랐고, 높이 뛰었으며, 정확한 슛을 자랑했다. 안정적인 점프슛은 기본, 드리블 & 풀업 점프 슛, 드라이브 인 덩크, 더블 클러치, 뱅크 슛, 베이스라인 돌파와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등 모든 공격루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흔히 농구에선 ‘공격을 잘하면 관객이 좋아하고 수비를 잘하면 감독이 좋아한다’고 말한다. 조던은 최고의 공격수이자 최고의 수비수였다. ‘에어 조던’이라는 별명처럼 공중에서 유영하는듯한 점프는 종종 중력을 무시하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조던은 샬럿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스타로 발돋움했고, 지금은 NBA 샬럿 호네츠의 구단주로 있다. ‘농구 황제’ 조던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왕관의 도시’ 샬럿은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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