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도네시아 이라크 북한 실상을 지폐에서 읽다

스페인 인도네시아 이라크 북한 실상을 지폐에서 읽다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3.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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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저칭의 신간 ‘지폐의 세계사’ 마음서재에서 출간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각국의 지폐 속에 담긴 비화와 역사를 인문학적으로 풀이한 책 ‘지폐의 세계사’가 출간됐다.

표지(지폐의 세계사)
표지(지폐의 세계사)

저자는 유년시절부터 희귀 지폐 수집광으로서 25년간 97개국을 돌며 지폐를 수집, 가치 있는 지폐를 선별해 책으로 묶어 풀이했다. 고고학 전공자로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근무했던 저자 셰저칭은 “지폐엔 아름다움과 문명의 흥망성쇠가 담겼다”면서 철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각양각색 지폐 속에 담긴 예술사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통찰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총 스물네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42개의 지폐에 깃든 비화를 전한다. 19세기 스페인 지폐 삽화의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에스파냐 출신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삽입은 예술, 문화적 관점에서 지폐를 풀이한 대표적인 예다. 로코코에서 낭만주의까지 아우르며 대표적 예술가로 손꼽히는 그의 그림을 통해 당대 사회상과 풍속을 훌륭히 묘사한다.

그리고 섬세한 해바라기 도안을 삽입한 20세기 네덜란드 길더화, 정치적 색채에서 벗어나 생태화만 그려 넣은 인도네시아의 지폐 등을 예로 들며 예술적 가치가 높은 지폐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책 후반에서는 지폐에 얽힌 국가권력의 메커니즘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포스런 독재자의 광기’라고 부제를 단 13장에서는 북한을 비롯 이라크, 리비아의 현실을 정리했다. 북한의 100원 지폐 속 김일성의 얼굴, 2002년 발행한 이라크 지폐의 후세인 등 독재자 초상을 지폐에 사용한 사례는 독자에게 또 다른 정보와 색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특히 저자는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평양시민을 지켜본 소회를 그대로 전달한다. 북한의 실상을 체감하며 실상을 두루 접한 저자는 “김 씨 왕조가 시공을 착각해 절대왕정을 부활시킨 것 같다”고 일갈하며 놀람의 의견을 남긴다. 주체사상탑까지 그려 넣은 북한 지폐 사진은 국내 독자에게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신간 ‘지폐의 세계사’를 출간한 도서출판 마음서재 관계자는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가치 있게 선별한 지폐 속 배화를 통해 인문학적 통찰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며 “각양각색의 희귀 지폐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출간에 의미를 부여했다.

저자 셰저칭은 영국 런던대학에서 고고학 및 예술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대만의 유명 TV프로그램에 진행을 맡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저서 ‘제왕의 전쟁’, ‘유럽에서 온 러브레터’, ‘꿈의 길 위에서’ 등을 출간했으며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쓰는 재주를 가진 작가”라는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기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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