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낚시 – 즐거움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 낚시

민물낚시 – 즐거움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 낚시

  • 기자명 이상원 기자
  • 입력 2019.02.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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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얼음판-푸석푸석한 얼음, 물이 차오르는 상황이면 즉시 얼음판을 떠나자
해빙기 얼음판-푸석푸석한 얼음, 물이 차오르는 상황이면 즉시 얼음판을 떠나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원 기자] 몇 년 전, 고향인 대전에서 한 낚시인의 실종에 이은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비보를 전해왔다. 필자도 매우 익숙한 곳인 뿌리공원 근처에서 일어난 사고였는데 결국 살인사건으로 밝혀졌고, 피의자 진술 결과 낚시 중 만나 술 한 잔 하다가 의견 충돌로 홧김에 물속에 빠뜨렸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낚시를 하다 보면 처음 보는 조사들과 어울림이 그리 어렵지 않다. 바리바리 싸온 간식거리나 커피를 함께 마시기도 하고, 술 한 잔을 곁들이며 본격적인 피딩 타임을 기다리며 여담을 나누는 일은 낚시터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종종 다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커져 주변의 타 조사들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정도라면 그나마 ‘매너 없다’ 정도로 끝나지만, 이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면 물가의 특성상 목숨까지도 위험해지는 상황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실제 경험담도 있다. 이맘때 정도로 기억하는 데, 한 하우스낚시터에서 필자의 옆자리에 앉은 조사와 그 옆의 조사 두 분이 무언가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 나지막하던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고, 결국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내용도 참 별 것 아니었다. 왜 이리도 입질 표현이 작고 까칠하게 나타나는 가에 대한 각자의 주장이 부딪치고 있었다. 이에 내 채비가 옳다느니 아니라느니… 결국 얼마안가 이 다툼의 결말이 나타났다. 필자의 바로 옆 조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 다툼의 대상자를 뒤에서 발로 뻥 차버렸다.

물이 바로 앞에 있으니 발로 등을 채인 조사는 물속으로 고꾸라졌고, 큰 물기둥이 일어난 하우스 낚시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수심은 2m가 조금 넘어가는 곳이었고 살짝 비스듬한 경사를 지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필자는 본능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뜰채를 뻗어 잡도록 했고, 두 세분의 다른 분들이 도와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필자에게 “주말 하루를 낚시하기 위해 열심히 5일을 일한다”라며, “하룻밤 낚시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고 말한다. 충분히 와 닿는 말이다. 하물며 안전과 관련되어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한번 일어났다 하면 뉴스에 나올 만큼 중대형 사고인 바다낚시가 아니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해빙기 얼음판-물과 얼음이 공존하는 곳은 절대 올라가지 말자
해빙기 얼음판-물과 얼음이 공존하는 곳은 절대 올라가지 말자

지금 이 순간에도 ‘해빙기의 약한 얼음판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올라타는 사람’, ‘위험한 석축 위에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지도 않고 아슬아슬하게 낚시하는 사람’, ‘과도한 음주 상태로 물가에서 고성방가하며 옆 사람과 다투는 사람’, ‘꽉 잠근 텐트 속에 가스 난로를 켜고 잠을 자는 사람’ 등 안전 불감증과 쓸 데 없는 자만심으로 스스로를 위험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낚시를 진정 사랑한다면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당신 자신을 사랑하라. 그래야 그 좋은 낚시를 오래도록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상원(서울시낚시협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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