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야구 이대로 좋은가...한국대학야구연맹의 의혹들

[단독] 대학야구 이대로 좋은가...한국대학야구연맹의 의혹들

  • 기자명 김백상 이상민 기자
  • 입력 2019.02.20 09:31
  • 수정 2019.02.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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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 한국대학야구연맹>
위 사진은 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 한국대학야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이상민 기자]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다. 지난 2016년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3년 연속 최고 관중 수를 경신,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뿌리가 되는 아마야구는 관심 밖에 있다. 

특히 대학야구에 대한 관심이 적다. 고교 졸업 후 프로 구단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은 대학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프로무대 재도전을 꿈꾼다. 하지만 대학야구는 고교야구보다 관심이 덜 하고 지원도 적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한국대학야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오히려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탁상행정 때문에 학부모들이 경기장에서 시위를 시작했고, 2018 아시안게임 명단에 대학선수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는 등 철저히 외면당했다. 여기에 ‘대학야구 선수들의 휴식권 보장 및 대학야구 시설 확충’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관계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4가지 의혹을 정리했다.

1.연맹 예산의 출처는?

2016년 12월 부임한 김대일 대학야구연맹 회장은 소통을 강조하며 대학야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매년 1억 5천만 원 가량의 금액을 연맹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2017년 약속한 금액보다 4천만 원 많은 1억 9천만 원을 연맹에 내놓았다. 그러나 2018년도엔 당초 약속한 금액에 터무니없이 모자란 2천 600백 만 원에 그쳤다.

이러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연맹은 살림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돈의 지출내역만 명시돼 있을 뿐 출처는 기록되지 않았다.  

한 제보자는 “아무리 본인이 낸 지원금이라도 먼저 연맹 통장으로 입금 후 거기서 지출이 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확실하지 않다. 본인들이 지원금을 냈다고 하지만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것들을 회장에 직접 물어봤지만 확실히 대답해주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 제보자는 회장에게 “부회장이 실권을 쥐고 있고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이렇게 연맹이 운영되는 것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회장은 경기운영, 심판배정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접 관여했다. 이러한 권한들은 각 부서 고유의 권한이지만 이를 무시하고 전권을 휘둘렀다. 연맹은 미흡한 점을 개선할 의지도 없었다. 팬들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홈페이지 관리도 소홀했다. 

김 회장 취임 당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2.선수 등록비 매년 증가...사용 출처에는 묵묵부답 

전국대학교 체육부(과)장 협의회는 선수 등록비의 사용 출처에 대한 공문을 보냈지만 연맹은 <사진 = 전국대학교 체육부(과)장 협의회>
전국대학교 체육부(과)장 협의회는 선수 등록비의 사용 출처에 대한 공문을 보냈지만 연맹은 <사진 = 전국대학교 체육부(과)장 협의회>

지난해 10월 연맹은 회의를 통해 2019년부터 각 학교별 선수 등록비를 20만원씩 받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재정이 넉넉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연맹은 지난 2016년 대한야구협회에서 분리된 후 각 대학으로부터 1인당 선수등록비를 받고 있다. 2016년 2만원을 시작으로 2017년 3만5000원, 2018년 5만5000원의 비용을 받았다. 올해 등록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10만원 최대 20만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대학 감독들은 즉각 선수 등록비 증가에 반대했다. 전국대학교 체육부과장협의회는 선수등록비 징수와 집행내역에 관련해 연맹에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3주가 지나도록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학교 측이 이러한 의문을 처음 제기하게 된 것은 지난해 열린 대회 예산 때문이다. 2018년 7월 보은에서 열린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5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한 달 뒤 순천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9천 100만 원이 소요됐다. 두 대회 모두 지자체의 후원금으로 열린 대회다. 대회 규모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예산에선 약 4천만 원 가량 차이가 났다.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도 금액만 다를 뿐 상황이 비슷했다. 7월 횡성에서 5천만 원으로 대회를 치른데 이어 같은 달 보은 대회에서는 2천 8백만 원이 사용됐다. 대회의 규모는 비슷했지만 어떤 영문인지 예산에선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감독과 학부모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선수 등록비는 매년 오르는데 대회 운영비는 천차만별이었다.

또 한 제보자는 “선수 등록비를 거둬 연맹 운영비에 쓰려고 한다. 선수 등록비가 운영비의 부가 될 순 있지만 주가 돼서는 안 된다”며 잘못된 점을 꼬집었다. 이어 “순천 대회 지출내역서는 여전히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연맹은 운영비라는 명목 하에 매년 선수 등록비를 인상시켰다. 하지만 선수들의 편의가 직접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었다. 대회가 많이 개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등록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없다.   

3.일본미국 교류전 지원비

지난해 연맹은 미국과 일본에서 교류전을 진행했다. 교류전에 참여하고 싶은 선수들은 자비를 들여 참가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집안 형편이 따라주지 않으면 교류전에 참여 할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친선게임을 할 때에는 상대국에서 숙박비를 지원해준다. 하지만 연맹은 선수들에게 경비 모두를 부담시켰다. 감독 및 코치들도 연맹에 돈을 냈지만 후에 다시 받았다고 한다. 임원들만 연맹의 돈으로 출국했다. 무엇보다 교류전에 대한 결산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제보자는 “선수와 감독에게 미국 갈 때 400만원, 일본 갈 때 270만원을 걷었다. 해외교류전에 선수들의 사비를 걷어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어 “후에 감독이 낸 돈은 다시 돌려줬지만 이것도 정확한 경로가 불분명하다”며 “선수들 돈으로 여행 경비를 댔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이에 대해 문의했는데 답이 없다. 교류전 비용에 대한 내역도 없다”고 설명했다. 

4. 2018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대회 출전 번복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연맹에 2018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불참 이유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사진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연맹에 2018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불참 이유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사진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연맹은 8년 만에 대만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학야구연맹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감독과 선수 선발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연맹은 돌연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경비 부족이 이유였다. 

이전까지 감독과 선수들을 선발하며 참여 의지를 보인 상황에서 경비를 이유로 참가를 취소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대한야구소프트볼야구협회도 불참 이유에 대해 연맹에 문의를 했지만 경비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중앙대가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참가 선수들은 자비로 비행기 값을 지불 했고 숙박비는 주최 측의 지원으로 해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참가했지만 경비부족이라는 연맹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숙박비부터 항공료까지 참가비용을 대학야구연맹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대회다. 이를 대학야구연맹이 모를 이가 없다. 만약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면 연맹의 행정능력이 무능하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경비가 아닌 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경비 부족은 핑계다. 실질적 이유 선수 선발 문제다. 선수 선발위원들이 추천을 해도 감독 입맛에 맞지 않으면 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경비 부족이지만 선수 선발과정에서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 중이다.

본지는 1월 말 제보자와 만나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듣고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위 내용들은 제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다. 기자는 한국대학야구연맹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2월 15일 이후에 만나서 얘기 하자는 말만 남기고 이후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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