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국 칼럼> 등대학교를 활용한 해양 르네상스시대를 꿈꾸며

<석영국 칼럼> 등대학교를 활용한 해양 르네상스시대를 꿈꾸며

  • 기자명 석영국
  • 입력 2019.02.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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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등대
독도등대

등대는 섬, 곶, 방파제 등에 설치되어 선박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한 지표 역할을 한다. 등대는 바다의 뱃길을 인도하는 항로표지의 일종으로 관리인이 상주하여 근무하는 유인등대와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고 순회 점검하며 관리하는 무인등대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연안의 육지와 섬에는 39개의 유인등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해안가 명승지에 위치한다.

유인등대는 바다에서 안전 길잡이 역할과 더불어 바다를 알리고 천혜의 풍경을 즐기고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등대에 등대전시관을 설치하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등대와 해양체험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등대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등대여권을 만들어 15개 등대를 방문한 사람을 명예 등대원으로 임명하고 등대에서 운영하는 체험숙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도 있다.

이런 등대체험 프로그램은 일반인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제1호 명예 등대원은 여수에서 사업을 하던 분이었다. 이분은 불치병을 얻어 모든 일을 접고 부부가 1년 동안 전국의 등대를 찾아가는 투어를 한 결과 병마를 이기고 현재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등대가 삶의 희망이 되고 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이다.

등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등대여권을 이용하여 방문할 수 있는 등대는 동해바다 저 멀리 외로운 섬 대한민국 영토주권의 상징인 독도등대를 비롯, 최남단 희망봉 마라도등대, 다가가기는 힘들어도 그래서 더 예쁜 소매물도 등대, 북녘 땅 가까운 땅 끝에서 희망의 빛을 쏘는 소청도 등대, 등대전망대에서 속초 시가지와 설악산을 바라볼 수 있는 속초 등대가 있다.

그 뿐인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꿈꾸는 등대인 어청도 등대, 바다를 디자인하는 명승지 안의 영도 등대, 여수 상징이며 오동도 정상에 자리 잡은 오동도 등대, 신비의 천혜절경을 품은 옹도 등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테마공원 우도등대와 봉수대, 목조 등대를 거쳐 동해안 첫 등대가 된 울기 등대, 고단한 세월의 풍파를 견뎌 온 우리나라 최초의 팔미도등대, 호랑이 꼬리에 세워진 의지의 호미곶 등대, 노을 드리운 천연기념물 홍도등대 등이 있다. 그리고 항일 운동의 역사가 있는 완도 당사도 등대, 서해 끝단 소흑산도 등대, 격렬비도 등대, 동해 울릉도등대, 남해의 거문도등대 등도 한번 쯤 찾아가볼 만한 등대이다.

이제 이러한 등대를 찾아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바다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하여 등대 체험학교를 운영 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부산의 영도등대, 가덕도등대 등에서 여름철에 청소년 대상 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언론사와 섬 연구기관 등에서 등대 체험교실과 등대 시인학교 등 아기자기한 행사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차원에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바다에 대한 정보와 해상 안전, 바다를 이용하는 방법 등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의와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한 등대체험학교로 운영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등대를 방문하는 일반인들과 청소년 대상으로 등대 유휴숙소, 등대를 이용하고 머물면서 바다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등대 체험학교를 운영한다. 최근 해양 레저 인구가 늘면서 바다에 대한 기본 상식과 정보이용 방법 부재 등으로 해양사고가 종종 발생하면서 바다에서 안전 문제가 중요해진 시점인 점을 감안하며 등대 체험학교 운영은 시대적 소명이다.

많은 사람들을 스스로 바다를 찾고 있고 바다에서 여가를 즐기는 일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에게는 정부는 사전에 바다 안전과 등대교육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그런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일상에서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해도 올바르게 대처하여 귀중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 할 수 있다.

바다 안전교육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등대방문체험교실, 등대시인학교 등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천혜의 해안 절경과 해양역사의 숨길을 느끼고파 하는 여행자들에게 정부는 보다 더 자연스럽게 바다에 가까이에서 안전교육을 받고 직접 우리바다를 체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살아 있는 해양교육 현장은 없을 터이다. 요즘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보다 더 많은 사람이 바다의 맑은 공기와 풍부한 미네랄을 마음껏 마시며 삶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이제, 더 이상 바다에서 인재로 인한 후진국형 해양사고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바다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과 바다를 즐기는 우리 국민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해양사고는 예고된 것이 아니고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래서 바다에 대한 사전 지식 제공과 습득이 중요하고 이런 시스템 구축만이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 르네상스를 꽃 피울 수 있는 지리적 환경을 타고났다. 등대를 활용한 해양 르네상스가 만개하기를 바란다.

석영국(전 해양수산부 항로표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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