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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의 관풍(觀風)> ‘광화문 집무실’ 어렵다면 ‘지방 국무회의’로 대면정치 넓혀야
  • 김성 ysk7474@daum.net
  • 승인 2019.01.2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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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겠다고 한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유홍준 광화문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지난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려면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외의 주요기능을 옮겨야 하는데 광화문 인근에서는 이런 부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호·의전 때문에 새 집무실 어렵다”

그는 또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에는 시민들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의 광장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 문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된 뒤 에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일대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이며, 완공 목표가 2021년 5월로 문 대통령 임기 마감 1년 전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광화문 집무실 개막은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유는 예상했던 대로 경호와 의전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이룩한 성과는 매우 컸다. 우선 3차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했고,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을 완화시켰다. 미국과의 북·미 정상회담 중재노력으로 외교적 주도권도 잡게 되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기대했던 만큼 활성화되지는 않았으나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해결하고 넘어가야 했던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 등에 진일보한 정책을 추진했다. 세계 10위권에 들어선 우리나라 경제적 위치로 보아서는 눈부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필요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나 균형발전 차원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적지 않다. 1980년 5·18민중항쟁 이후 1987년 6·10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는 진일보하였다. 하지만 국민의 직접민주주의 참여욕구를 만족시키고,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광화문 집무실’ 구상도 국민을 충족시키기 위한 발상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12월 21일에는 통계청이 우리나라 ‘지역 소득 보고서’(잠정)를 발표하여 심각한 국토 불균형 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 통계에 따르면 국토면적의 11.6%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전국의 50.3%로 전년의 49.6%보다 0.7% 높아져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악화됐음을 보여주었다. 지역별 1인당 소득도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전국 연평균 소득 1,845만원보다 높은 곳은 16개 시·도 가운데(세종시 제외) 서울(2,143만원), 대전(1,845만원), 울산(1,991만원), 경기(1,858만원) 등 4군데였고, 나머지 12개 시·도는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가장 낮은 전남(1,594만원) 경북(1,650만원)은 가장 높은 서울과 비교할 때 4분의 3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불균형 때문에 전국의 지방은 경제불황을 체감할 기력마저 잃고 있다.

선진국 진입 ‘과실’ 지방은 맛도 못 봐

경제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보다 좋은 정책이 우선이겠지만 정서적으로도 국민 모두가 침체를 극복해 보고자하는 의욕을 갖게 해야 한다. 대통령도 국민과 함께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지방에서 열리는 국가적 기념식이나 특별한 경제행사에 참석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과거 정보통신과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는 지방에서 일이 발생하면 국무위원들이 지방으로 달려가 1박을 하면서 지방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방의 인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같은 모습은 사라졌다. 대부분 문서로 보고를 받고, 사건사고가 터져도 현장에 얼굴만 비치고 서울로 되돌아간다. 대통령의 지방 방문도 대부분 당일치기로 시간에 쫒겨 지방인사들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보통신·교통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은 어느 지방에 머물러 있더라도 서울의 업무를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다. 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2~3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지방에서 중앙정부의 국무위원들은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내놓은 자식처럼 느껴진다. TV뉴스 역시 수도권 중심이어서 다른 나라 소식을 듣는 격이다. 소외감이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에서도 국민과 대면하는 행정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대면 정치’를 강화하여 국민이 바라는 직접민주주의 욕구를 보완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갖게 되면 대통령은 그 지방에 대한 정보를 사전 검토하고 방문할 것이고, 장관들도 지방의 현안을 숙지하고 회의에 임하게 될 것이다. 지방의 자치단체장들도 지역 현안을 대면 보고함으로써 그동안 서울의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애걸복걸하던 구태의 짐을 얼마간 벗을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지방민들도 ‘우리 가까이에 있는 대통령’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지방과 소통으로 ‘직접민주주의’ 갈증 해소를

대통령들 중에는 “국제정치가 중요해서”“중앙행정이 바빠서”심지어는 “돌아다니면 경호 때문에 국민에게 폐를 끼친다”는 핑계로 구중궁궐에 파묻혀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지금은 ‘직접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이다. 이제는 ‘행차’가 아니라 ‘소통’이다. ‘선택적 성장’이 아니라 ‘균형 발전’이다.

특히 수도권은 지금까지 지방이 흘린 피와 땀의 결과로 ‘선진화 특구’가 됐다. 이제는 지방도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과실’과 민주주의를 맛보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수도권 공화국 대통령이 아니다. 소외받아온 지방과 접촉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지방을 돌아가면서 정례적으로 국무회의를 갖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 ‘광화문 집무실’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다.

김성(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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