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한국의 사계절 스포츠와 미국의 춘하추동 스포츠

[해외화제] 한국의 사계절 스포츠와 미국의 춘하추동 스포츠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8.12.06 00:04
  • 수정 2018.12.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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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데일리스포츠한국 로창현]  미국에선 스포츠에 ‘계절’이 담긴다. 겨울스포츠(Winter Sports), 여름스포츠(Summer Sports) 하는 구분 말이다. 아시다시피 겨울스포츠는 눈이나 얼음에서 즐기는 스포츠 외에도 농구와 배구 같은 실내경기들이 포함된다. 물론 농구 배구는 전천후 계절 스포츠이지만 적어도 미국에선 시장(?) 논리에 따라 겨울스포츠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것은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 시즌을 보면 알 수 있다. 프로야구(MLB)는 3월에 시작해 10월에 끝나고, 프로풋볼(NFL)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열린다. 프로농구(NBA)는 10월에 시작해 이듬해 6월 챔피언 결정전으로 막을 내리고 프로아이스하키(NHL)도 NBA와 거의 비슷한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농구와 아이스하키의 하이라이트인 챔피언 결정전은 야구 시즌 중반에, 야구의 월드시리즈는 농구와 아이스하키가 시즌을 갓 시작할 때 치른다. 또 프로풋볼은 농구 시즌 중반에 온 국민이 집중하는 수퍼볼이 열리는 등 각각의 스포츠 시즌이 조화롭게 이어져 특정 스포츠가 흥행시장을 독식하는 일이 없도록 돕고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아마추어 스포츠가 있다. 바로 NCAA(미대학체육협의회) 농구 64강전이다. 미 전역에서 1천개도 넘는 디비전1 팀에서 리그를 통과한 64강 팀이 벌이는 토너먼트 단판승부는 해마다 3월에 열리는데 프로를 능가하는 뜨거운 열기로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 불린다. 적어도 3월의 좌장 스포츠는 아마추어 농구의 대제전인 NCAA 64강전인 셈이다.

스포츠의 ‘계절성’은 학교체육으로 넘어오면 더욱 도드라진다. 봄 스포츠(Spring Sports)와 가을 스포츠(Autumn Sports)가 추가되며 다양화, 세분화되기 때문이다.

봄스포츠라면 축구와 소프트볼, 라크로스, 골프, 테니스, 육상, 펜싱, 수영 등이, 여름스포츠는 수영과 테니스. 필드하키, 럭비, 야구, 소프트볼 등으로 구분된다, 가을스포츠는 필드하키, 풋볼, 축구, 야구, 농구, 풋볼, 배드민턴, 크로스컨트리가 포함되고, 겨울스포츠는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컬링, 프리스타일스키, 루지, 바이애슬론, 쇼트트랙, 스켈리톤 등으로 열거된다.

대부분의 미국 중고교에서는 연간 20여개의 스포츠가 운영된다. 해당 스포츠는 계절 별로 시즌이 종료되며 팀 자체가 사라진다. 덕분에 학생들은 새로운 스포츠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우리라면 체육시간에 어쩌다 한번 경험할까말까한 스포츠를 정식 팀원이 되어 리그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국마냥 하나의 스포츠를 사계절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성장기 아이들이 특정한 종목만 하다보면 신체발달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부상 위협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학교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딸아이가 초등학교 축구팀에 소속됐을 때였다. 초등학교 축구는 1~4 쿼터제로 하는데 쿼터에 들어갈 때마다 모든 아이들의 포지션이 바뀌는 것이었다. 1쿼터에 수비수였다면 2쿼터엔 미드필더, 3쿼터엔 공격수, 4쿼터엔 골키퍼, 이런 식이다.

같은 종목에서도 돌아가며 경험을 하니 특정한 포지션을 욕심 낼 필요도 없고,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처럼 한번 포지션이 결정되면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마르고 닳도록 한 우물만 파게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미국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고루 경험하며 재미와 숙련도가 생기고 고른 신체발달을 하게 된다. 종종 운동신경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학에서 두 개 스포츠를 병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은 잠시 프로야구선수로 외도까지 했다. 이 모두가 어려서 여러 스포츠를 고르게 참여한 덕분이다.

 뉴욕 = 로창현(Newsroh 대표기자. 전 스포츠서울 뉴욕판 편집국장, 현 데일리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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