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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등대와 거문고 타는 등대[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⑮ 울산 화암추등대와 슬도등대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18.11.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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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해양 국가이자 반도 국가이다. 이 섬들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과 어부들의 안전을 위해 유인등대 38개 등 5,289개 등대가 있다.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섬과 사람을 이어주는 등대 불빛. 그 소통의 미학을 찾아 우리나라 해양 공간 곳곳을 30년 동안 답사한 섬 전문가 ‘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을 독점 연재한다. 그가 직접 취재하고 촬영한 생생한 섬과 바다 그리고 등대이야기가 매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공단에서 바라본 화암추등대

화암추등대는 울산시 방어동 962-2번지에 있다. 문현삼거리에서 꽃바위 이정표를 따라가면 현대중공업 조선소 방향이다. 현대중공업 제2공장 화암문 길은 방파제 길로 이어지고 방파제 끝자락에 화암추등대가 우뚝 서있다.

화암추의 행정동은 화암동이다. 해변에 꽃바위가 있는데 여기서 비롯된 이름이 한자로 표기해 화암(花岩)이다. 바닷가에는 매화꽃 무늬가 선명한 바위들도 분포하는데 이 바위 건너 마을이 매암동이다. 이들 바다들을 통틀어 방어가 많이 잡힌다는 방어진이다. 방어진에는 방파제 바깥 해안의 흰빛을 띈 바위를 햇빛에 바래서 희게 되었다고 해서 볕바위라고 부르고 파도가 칠때 쿵, 쿵 소리가 난다고 해서 쿵두바위도 있다. 광어개안은 광어가 많이 잡힌 바다를 이른다.

화암추 등대 전시관

아무튼 이런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진 수심인지라 방어진을 오고가는 어부들은 생동감이 있고 이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회들을 맛볼 수 있다. 방파제에는 날마다 낚시꾼들이 여기저기 꽃처럼 피어나 낚시를 즐긴다. 방어진의 유명세는 일제 때 일본인들이 집단 이주하면서 부터. 방어진은 어업전진기지이다. 청어, 정어리, 고래 등 풍부한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급속히 번창했다. 당시 읍사무소를 비롯해 학교, 우체국, 금융조합, 전화국, 발전소, 냉동 공장, 유흥가 형성될 만큼 흥청거렸다. 방어진 자연마을은 동진, 서진, 북진, 내진, 주진, 상진, 남진, 문재, 회암마을로 마을과 마을은 모두 이어져 따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 일대는 그냥 방어진으로 통한다.

등대 내부 전망대에서 본 울산항

울산항이 공업항으로 발전하면서 입출항 선박들이 많아졌고 안개도 잦아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1980년 유조선이 화암추에 좌초돼 해양오염사고가 크게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선박의 안전항해 돕는 등대 설치가 필요했다. 1983년 1월 28일 화암추 등대 불빛이 처음으로 밝혀진 이유다. 현재의 등대는 당초 거북선 등대로 세워졌던 것을 매립공사를 하면서 300M 이동해 1994년 8월 다시 옮겨 세운 것이다.

화암추 등대는 백색 원형 철근콘크리트조로 상부 타워형이다. 등탑 높이가 34.5m 높이에서 2002년 12월 10일에 10m를 더 높여 44.5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등대로 세워졌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11인용 승강기가 별도로 설치돼 우리나라 등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최초등대 기록도 갖고 있다. 등대에는 전시관도 갖춰져 있는데 항만, 선박, 항로표지 등 해양 전반에 관한 사진 160여점이 전시되었고 전망대에 올라 울산항과 울산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등대 앞 방파제 낚시꾼들

그러나 2011년 12월 1일 무인등대로 전환됐다. 정부는 등대에 해양문화공간을 만들어 등대를 대중화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자산을 무인등대로 전환했다. 사람들은 경치가 좋아서 울산을 조망하기 위해 찾아오지만, 주인 없는 등대이다 보니 앞마당은 일부 낚시꾼과 나그네들이 무단주차와 취객 쉼터(?)로 격을 떨어뜨려 이를 원격조정하고 관리하는 울기등대 등대원들 업무를 날로 버겁게 한다.

암초지대 사고가 잦아 만든 화암추등대가 울산항을 한복판에서 늘어난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돕기 위해서라도, 날로 늘어나는 수준 높은 등대 탐방 여행자를 위해서도 등대 격에 맞는 관리와 해양문화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필요하다. 특히 울산 야경 포인트로 울산 12경 가운데 하나인 등대 전망대를 관리자 없이 운영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화암추등대 앞에만 울산항 동파제등주, 울산항근치암남서방등표, 용연동방등표, 울산항동방파제동단등대, 울산항동파제서단등대 등 실시간 관리해야 하는 무인등대(항로표지)가 있다. 이곳 등대는 울산산업단지 첨병역할을 한다. 울기등대 주변에는 이런 무인표지가 36기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 동구에서는 등대를 다양한 사람들이 레저여가 생활로 즐기고 지역 상권과 고용창출은 물론 울산대교 교통으로 새로운 관광수요를 발생한 만큼 화암추등대 관광자원화사업을 연계해 추진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등대를 리모델링하여 전망카페와 갤러리를 만들고 등대 숙박체험 시설을 만든다는 것. 등대에서 방파제로 이어지는 데크 산책로를 만들고 주변에 횟집촌을 연계해 횟집거리 조성과 방어진 바다를 활용하는 해양문화공간으로 변신이다.

슬도 낚시꾼과 맞은편 대왕암공원

화암추 주변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많은 낚시인이 찾는다.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울산공단 가족들도 쉼터로 이용한다. 방어진 어항과 노래하는 등대로 유명한 슬도 등대도 연계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방어진 앞바다의 슬도등대는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 울산시의 ‘슬도 소공원 조성’계획에 맞춰 등대 안에 전망대를 만들어 여행자들에게 해양 절경을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적 등탑벽화로 조형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조형등대이다.

슬도등대

슬도는 파도가 칠 때 거문고 타는 소리가 난다 하여 그리 부른다. 이 섬은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 하여서 시루섬이라고 부르고, 거북이 모양 같다 하여 구룡도(龜龍島)라고도 부른다. 슬도등대는‘바다를 향한 염원’이라는 주제 아래 반구대 암각화 중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새끼 업은 고래’를 입체적으로 재현하여 슬도 방문객들에게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염원의 장소가 되도록 기획했다.

슬도해변 벤치

한적하면서 방어진 항을 바라볼 수 있는 사색과 추억의 포인트다. 울산항을 오고가는 어선과 울기등대에서 화암추까지 일대 바다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등대 앞에는 나무 벤치가 마련돼 있다. 여기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찌든 일상을 한순간에 날려 보내기에 그만이다. 모델 촬영의 명소이고 영화 촬영지이기도 하며 시민들의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등대 아래서 거문고 소리를 가만 듣고 있노라면 누구나 거문고와 해금연주곡으로 파도소리와 함께 감성에 푹 빠지고 만다. 나그네가 듣는 거문고 연주곡은 굿거리장단에 타악 가락이 잘 어우러진 협주곡이다. 파도가 비파를 타는 섬, 슬도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방어진을 걸어 나와 터미널 부근에는 두루묵 찌개와 해녀 주인이 잡은 따개비 성게 전복 메뉴 등 싱싱한 멋거리 식당거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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