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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금구도와 원산~부산 여객선 기항지[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⑤ 화진포~거진등대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18.09.1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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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지난 호 이야기한 대진등대와 대진항을 들러본 후 해안도로를 타고나오면 화진포다. 속초에서 버스를 타고 올 경우는 대진고등학교 앞에서 하차한 후 900m 거리를 산책하듯이 걸어갈 수 있다. 화진포 관광지에 위치한 해양박물관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각종 조개류,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500여종 40,000여 점을 전시한 패류박물관과 수중생물 125종 3,000여 마리를 보여주는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화진포 백사장 그리고 그 너머 거북섬(사진=섬문화연구소)

한적한 그 바닷가는 해양박물관과 철새들의 낙원

박물관 동선은 수중터널형식으로 만들어져 바다 속을 헤엄치는 느낌을 갖는다. 물개부터 크고 작은 해저생물들까지 전시돼 있는데 작은 조개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물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이런 것인가. 손톱만한 조개의 이름, 참 곱기도 하지. 바퀴고둥 밤고둥 비단가리비 꼬마꼭지고둥 주름예쁜삿갓조개 각시언청이고둥 젓빛구슬우렁이 목주름고둥 이색구슬우렁이 점박이고둥 능선조개 갈고둥 깨고둥 앵무조개 장군나팔고둥.... 깊은 바다에 저리도 다양하고 오색찬란한 고둥들이 살았구나...

화진포해양박물관(사진=섬문화연구소)

다시 10여분 정도 걸으면 드넓은 백사장. 72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석호호수를 배경으로 한 울창한 송림의 해안이 바로 화진포이다. 화진포호는 강 하구와 바다가 닿는 곳에 생긴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 호수에는 잉어, 숭어, 향어, 가물치 등이 풍부하고 천연기념물 고니 떼와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이름 그대로 백조의 호수이다.

가을동화 촬영지 화진포와 황금빛 대숲 출렁이는 금구도

화진포 해변은 수 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로 이루어졌다. 앞 바다에는 섬 하나가 떠 있었는데 이름 하여 금구도. 거북섬이라는 뜻의 금구도는 지금까지 광개토대왕릉이 중국 길림성 집안현 호태왕릉으로 추정했으나 고구려 연대기에는 화진포의 거북섬에 왕릉 축조를 시작했고, 광개토대왕 18년 8월에 화진포의 수릉축조 현장을 대왕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록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렀다. 광개토대왕이 서거한 이듬해인 장수왕 2년 화진포 거북섬에 광개토대왕의 시신을 안장했다고 기술했고 그곳에 광개토대왕능수비대가 왕릉을 지키고 있었으며 신라 군사와 수비대의 잦은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표기했다. 또 문자명왕2년 이곳에서 광개토대왕 망제(望祭)를 지냈다는 기록도 발견됐다.

금구도는 해변에서 3백여m 떨어져 있는데 가을이면 대나무 숲이 노랗게 변해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여름에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건너가 해초, 전복 등을 따며 해수욕을 즐기고 겨울철에는 천연기념물 201호인 고니를 비롯한 철새가 군무를 펼친다.

화진포는 가을동화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은서와 준서가 추억을 쌓던 그 바다. 준서가 은서를 업고 마지막을 보낸 라스트 신의 그 바다. 화진포에서 노을을 맞았다. 밤이 깊도록 밤바다를 거닐었는데 해안 절벽에 불빛 반짝이는 집 한 채가 보였다. 김일성 별장이었다.

김일성별장(사진=섬문화연구소)

백두대간 능선이 펼쳐지는 김일성 별장과 울창한 금강송 숲길

이 별장이 세워진 연도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김일성은 1948년부터 50년까지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 가족과 함께 하계휴양지로 화진포를 찾았단다. 1948년 8월 당시 여섯 살이던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 레베제프 소장 아들과 별장입구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이를 입증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석조 건물로 만들어진 화진포 성에는 옛 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를 비롯해 김일성 가족이 사용했던 응접세트 등 유품이 모형물로 전시되었다. 화진포 성은 광복 직후 건립됐으나 전쟁 중에 크게 훼손되어 1964년 육군이 본래 건물을 철거하고 지금의 1층 건물로 재건축했다. 김일성 별장의 숨겨진 전망 포인트는 옥상이다. 옥상에서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화진포 성이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해안언덕에 위치한 것과 달리 이승만 별장은 바다는 보이지 않고 화진포 호수만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3km 정도 떨어져 있다. 별장 외부는 소박하다. 침실과 집무실로 쓰이던 방 두개와 거실로 구분되었고 유족들에게 기증 받은 물품들을 전시해 당시 모습을 재현했다. 건물은 허름하나 울창한 송림에 화진포 호수가 한눈에 보인다.

이기붕 별장은 이승만과 김일성 별장 사이 호숫가에 위치한다.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되어 현재까지 보존된 건물로서 해방 이후에 북한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되어 오다가 휴전 후에 이기붕과 박마리아 여사가 개인별장으로 사용했다.

화진포에서 거진등대 가는 해안도로(사진=섬문화연구소)

관동별곡 800리길과 나무계단 황톳길 지나 등대로 가는 길

적막한 분위기의 화진포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해변에서 맥주시음대회, 해변 노래자랑과 페이스페인팅, 윈드서핑 등이 열린다. 주변 가볼 만한 곳과 연계 여행에도 좋다. 건봉사지, 어명기 가옥, 청간정 등 문화재와 통일전망대, 송지호해수욕장, 설악산국립공원, 역사안보전시관 등이 있다.

거진등대 가는 숲길(사진=섬문화연구소)

화진포에서 거진항에 이르는 4km 구간도 숨겨진 스토리와 비경을 자랑한다. 이 구간은 송강 정철이 해안선을 유람하며 관동별곡을 지은 무대이다. 이 길을 관동별곡 800리길이라 부른다. 거진항은 일제 때는 덕포항으로 불렸는데 고기가 하도 많이 잡혀 ‘막 퍼준다’는 뜻의 방언인 ‘더 푸’가 변한 이름이다. 1940년대에는 원산과 부산 간을 오가는 여객선 기항지였고 해방 때까지 동해 북부선 거진역이 있어 농산물과 해산물 집산지였다.

거진항 방파제 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

70년대에는 명태 잡이 호황과 함께 오징어 최대 집산지였다. 지금은 그 역사의 흔적 위에 무인등대로 불빛을 깜박이지만 거진항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가 바로 거진등대다. 등대로 가는 산자락에는 2002년 거진 해맞이봉과 삼림욕 길을 잘 조성해놓았다. 등대로 가는 길은 나무계단과 황톳길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숲길이다. 느낌과 풍경이 색다른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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