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포비아’ 확산,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 피소

‘BMW 포비아’ 확산,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 피소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8.08.13 08:35
  • 수정 2018.08.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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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BMW도 정부도 축소, 거짓말 논란…한독 우호관계도 흔들리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BMW사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BMW 차량이 또 불탔다. ‘BMW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2017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대표가 뉴M760LixDrive를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2017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대표가 뉴M760LixDrive를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8일 BMW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 카드를 꺼내든지 하루 만인 9일 2대의 차량에서 잇따라 불이 났다. BMW 측은 그동안 차량 화재가 잇따르면서 42개 차종 10만여 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시작했는데 이날 불탄 차량은 2011년에 제작된 730Ld 차량으로 리콜 대상에서 빠졌던 차량이다. BMW 리콜 외 다른 차량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9일 첫 번째 사고는 남해고속도로에서 발생했고, 한 시간쯤 뒤 제2경인고속도로 또 다른 BMW 차량에서 불이 났다. 갓길로 이동하기도 전에 주행차로에서 멈춰 섰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연구원을 사고현장에 급파해 불이 난 이유를 분석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가 검토 중인 ‘운행정지 정지명령’이 앞당겨 질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잇따른 BMW 차량 화재사건을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마침내 법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 이광덕 씨와 ‘BMW 피해자모임’ 등 21명은 9일 김호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등 6명과 BMW코리아, BMW 독일 본사를 고소했다. 경찰은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BMW 피소 건을 직접 수사키로 결정했다.

또 다시 불 탄BMW(연합뉴스)
또 다시 불 탄BMW(연합뉴스)

‘BMW 포비아’ 현상은 다른 차량도 불안하다는 국민적 공포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대학의 언론학 교수는 “기업은 홍보기법에 따라 브랜드별 자동차 화재사건 문제를 꺼내 물 타기 방식으로 여론을 수그러들게 하는 전략을 편다.”면서 “연이은 차량화재 폭염 탓이라는 보도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언론과 국론을 분열시키는 또 다른 사회적 갈등 문제를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사회적 갈등이 커질수록 문제를 야기한 BMW 측에 대한 반감은 커지고 오래도록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독일 주요언론은 BMW의 유럽 리콜 사태와 관련해 거의 보도를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우리 언론의 줏대 없는 보도 행태에 대한 국민적 비난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비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5년 국산차량은 현대차 2,300건, 기아차 830건, 한국GM 616건, 쌍용자동차 182건, 르노삼성 161건, 수입차량은 BMW 77건, 볼보 54건, 벤츠 42건의 차량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자료에서도 수입차는 BMW가 가장 많았다. 볼보 측은 볼보자동차와 볼보건설기계, 볼보트럭 등 볼보그룹 발생건수를 모두 합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무튼 소방청은 2016년부터 제조사별 차량 화재건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운전 부주의와 교통사고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1일 <KBS>는 “국토교통부는 올해 불이 난 BMW 차량이 30여 건이라고 밝혔지만 최소 80건으로 두 배가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유독 BMW에서만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불이 자주 난 사실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 대학의 사회학 교수는 “국민 여론이 비등하자 국리총리와 국토부 장관, 여당 대표까지 나섰고 마침내 경찰이 법적 문제를 다투고 있다”면서 “BMW코리아 대표이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기점이 BMW 사태의 마지막 능선”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MW 지난해 매출액은 3조6336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105 억 원에 불과하다. 국내 세금을 피하려고 판매이익의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했다는 분석이고 이러한 경영 상황에서는 BMW가 결국 한국경제에 기여할 여지는 없다는 평가이다.

남대문경찰서 들어서는 BMW 차주들(연합뉴스)
남대문경찰서 들어서는 BMW 차주들(연합뉴스)

BMW코리아 김효준 대표는 1995년부터 BMW에서 일했고 2000년 BMW그룹 최초로 현지인 CEO로 취임했다. 지난해 BMW그룹 배출가스 서류 조작의 책임문제로 경질설이 파다하기도 했다. 김 대표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현재 BMW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BMW도 정부도 화재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럼 당장 자동차 운행을 멈춰야 한다. 더 큰 사고를 방지해야하기 때문이다. BMW 경영진은 판매중단을 즉각 결정해야 한다. 영업적 손실을 걱정해 장기전을 구사할 경우, 다국적 기업과 대한민국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또 다른 갈등국면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동차문제 전문가와 사회심리 전문가들은 “속 시원한 해결책이 없다면 진정성과 적극적인 조사 의지라도 보여야하는데 진실을 감추려는 경향”이라면서 “들끓는 여론에 밀려 한국 측 대표이사 구속 또는 해임, 정치권 협상,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는 외교통상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개 자동차 회사가 끝내 전통적 우방관계마저 뒤흔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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