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심판에 보복행위한 양의지 상벌위 회부, 소통부재가 발단

[KBO] 심판에 보복행위한 양의지 상벌위 회부, 소통부재가 발단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4.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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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지난 10일 경기에서 심판에 보복성이 의심되는 행동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사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지난 10일 경기에서 심판에 보복성이 의심되는 행동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양의지가 주심 판정에 불만을 품고 보복성 행동을 했다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벌어진 두산과 삼성의 경기에서 발생한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에 대해 오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KBO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심의한다고 11일 밝혔다.

양의지의 비신사적인 행위는 상대 팀인 삼성 선수가 아닌 주심을 향한 것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7회초에서 비롯됐다. 양의지는 삼성 불펜투수 임현준이 던진 바깥쪽 공을 정종수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자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양의지는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7회말 공수 교대 때 세스 후랭코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곽빈의 연습 투구 도중 양의지가 공을 받지 않고 살짝 피한 것. 정종수 주심이 몸을 피하면서 공은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면 주심이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본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 다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에게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졌으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선수들이 항의와 문의조차 할 수 없는 것이 결국 선수들의 불만을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올 시즌 시작하면서 KBO는 선수들이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는 물론 문의조차 할 수 없도록 했다. KBO의 '경기 중 선수단 행동 지침'에는 '경기 중 심판위원에 질의 금지(볼 판정 여부, 판정에 대한 어필 등), 감독만이 질의 및 어필이 가능하며 선수가 어필할 경우 규칙에 따라 퇴장 조치'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는 현실로 이어졌다.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원이 진해수에게 삼진을 당할 때 '공이 좀 높지 않느냐'는 취지로 박종철 주심에게 묻다가 퇴장당했다.

이를 두고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판위원의 판정과 권위를 존중하지만 두산과 LG의 경기 퇴장 근거가 되는 KBO와 심판위원회의 결정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선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나아가서는 지나친 권위 의식에 대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양의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심판을 다칠 수 있는 행동은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KBO가 심판의 권위를 세운다며 소통까지 막아버린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심판과 판정에 불만이 있는데도 말조차 하지 못해 불만을 품은 선수들의 충돌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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