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날아 오른 클로이 김, 부모님 나라서 '여제 등극'

[평창올림픽] 날아 오른 클로이 김, 부모님 나라서 '여제 등극'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2.13 11:38
  • 수정 2018.02.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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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피겨스케이팅에 여왕 김연아가 있다면 이젠 스노보드에 클로이 김(미국)이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다른 경쟁 선수들과 기술의 수준이 달랐다.

18세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부모님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따낸 금메달이기에 더욱 값졌다.

클로이 김은 13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평창동계올리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3차시기에서 98.25점으로 리우지아위(중국, 89.75점), 아리엘 골드(미국, 85.75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클로이 김은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다. 대부분 친척들이 한국에서 거주할 정도로 한국과 친숙하고 한국말도 유창하다. 떡볶이를 즐겨먹는 것만 놓고 보면 보통 여고생의 모습이다.

하지만 클로이 김은 일찌감치 미국에서 천재 스노보더로 소문이 났다. 클로이 김은 4살이던 2004년에 스노보드를 처음 접했다. 클로이 김의 아버지인 김종진 씨는 자신의 딸이 스노보드에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했다. 클로이 김의 천재적인 기량 못지 않게 부모님의 헌신적인 희생도 있었다.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 1차 시기에서 90점대의 고득점을 받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 1차 시기에서 90점대의 고득점을 받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2015~2016 시즌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한 클로이 김은 2016~2017 시즌과 2017~2018 시즌에 1위에 올라 세계 최강자가 됐다. 2016년 릴리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에서는 2관왕에 올랐다. 이밖에도 아스펜에서 열린 X게임즈에서는 2015년과 2016년, 올해까지 무려 세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클로이 김은 일찌감치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꼽혔다. 클로이 김의 특기는 백투백 1080이다. 이 기술은 백투백 3회전, 즉 1080도 회전을 2번 연속으로 하는 것이다. 1080도 회전 연기 자체도 어려운데 이를 2번 연속 하는 것은 신기(神技)에 가깝다. 공중 3회전을 한 뒤 반대편 경사에서 다시 공중 3회전하는 기술은 클로이 김이 가장 먼저 성공시켰을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다.

클로이 김은 예선부터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백투백 1080을 구사하지 않고도 93.75점을 받으며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전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90점대를 기록했다. 클로이 김이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은 무난했다.

그리고 클로이 김은 결승 1차 시기에서 일찌감치 1위를 굳혔다. 3m가 넘는 높은 점프와 1080도 회전, 720도 회전을 가볍게 성공시키며 85.50점을 받은 리우지아위를 크게 앞섰다. 역시 백투백 1080을 쓰지 않았다.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환상적인 회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로이 김이 13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환상적인 회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로이 김은 결승 2차 시기에서 완전히 금메달을 확정지으려는 듯 백투백 1080을 시도했다. 먼저 1080도 회전을 성공시킨 클로이 김은 두번째 1080도 회전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실패했다.

하지만 결승 3차 시기에서 유일한 대항마였던 리우지아위가 마지막 회전연기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49.00점에 그치면서 클로이 김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클로이 김은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백투백 1080을 마치 팬서비스라도 하듯 성공시키며 부모님의 나라에서 환호성을 올렸다.

클로이 김은 이제 겨우 18세다. 체력만 된다면 30대 중반까지도 선수로 뛸 수 있다. 고난이도를 넘어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백투백 1080을 갖고 있는 클로이 김은 자신의 시대를 평창에서 활짝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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