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8] 코리안 쿨러닝, 윤성빈 앞세워 유럽 헤게모니 도전

[평창 G-8] 코리안 쿨러닝, 윤성빈 앞세워 유럽 헤게모니 도전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2.01 05:30
  • 수정 2018.02.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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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이 지난달 31일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성빈이 지난달 31일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종목은 첫 동계올림픽이었던 1924년 샤모니 대회부터 시작한 전통 종목이다. 봅슬레이는 1960년 대회를 제외하고 단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 루지도 1964년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스켈레톤은 다소 역사가 짧다. 1928년과 1948년 대회에만 채택되고 한동안 정식종목으로 들지 못하다가 2002년 솔트레티크시티 대회부터 다시 정식종목으로 들어왔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 것은 썰매 3개 종목에서 메달을 단 1개라도 가져간 국가가 유럽과 북미뿐이라는 것이다. 봅슬레이에서 메달을 가져간 국가는 15개국 뿐이고 스켈레톤은 9개국, 루지는 10개국밖에 없다. 그 정도로 썰매 종목은 유럽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질 조짐이다. 평창 프로젝트로 썰매 종목을 집중 육성한 결과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이 메달을 가져간다면 아시아 국가로는 첫 기록이 된다.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사상 첫 아시아인 스켈레톤 금메달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사상 첫 아시아인 스켈레톤 금메달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 '썰매 탄 사나이' 윤성빈, 자신의 시대를 연다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단 1개라도 가져간 국가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 어려운 것을 윤성빈(강원도청)이 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윤성빈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의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불과 6년 전만 해도 그가 스켈레톤 선수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니던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스켈레톤 도전을 권유했고 불과 6년 만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라는 '스켈레톤 황제'까지 넘어서는 역사를 창출해냈다.

윤성빈의 기세는 2017~2018 시즌부터 더욱 무서워졌다. 지난 2016~2017 시즌 월드컵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 동메달 2회 등으로 마르틴스 두쿠르스에 이어 2위에 올랐던 윤성빈은 올림픽을 앞둔 시즌에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거듭났다.

윤성빈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시작한 2017~2018 시즌 월드컵에 7차례 출전,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윤성빈은 지난 20일 끝난 8차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고도 악셀 융크(독일), 토마스 두쿠르스, 마르틴스 두쿠르스(이상 라트비아)를 제치고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월드컵을 1위로 마감한 아시아 선수는 윤성빈이 처음이다.

썰매 종목은 홈 이점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종목이다. 훈련을 통해 슬라이드 코스를 얼마나 잘 파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윤성빈으로서는 홈 이점까지 등에 업고 융크와 두쿠르스 형제와 맞대결에서 이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성빈이 올 시즌 더욱 무서워진 것은 스타트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출발시간이 빠를수록 속도가 더해져 최종 기록이 좋아지는 것이 썰매종목의 특성인만큼 윤성빈의 빠른 스타트는 올 시즌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

공교롭게도 개띠인 윤성빈은 무술년에 벌어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에 가득차있다. 윤성빈 외에도 김지수(강원도청)이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하고 정소피아(강원BS경기연맹)이 유일하게 여자 종목에 나선다.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서영우, 월드컵까지 포기하고 올림픽 올인

2015~2016 시즌까지만 해도 원윤종(강원도청)-서영우(경기BS경기연맹)조는 세계 최강이었다. 이들은 2015~2016 시즌 월드컵에서 우승 2회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2017 시즌부터 이들이 하락세를 탔다. 2016~2017 시즌 월드컵 첫 대회를 3위로 시작한 이들은 이후 단 한번도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6차 대회와 7차 대회에서는 각각 16위와 11위로 추락했다. 마지막 평창에서 열린 8차 대회에서는 5위로 선전했지만 끝내 시즌을 3위로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부진은 이번 시즌까지 이어졌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1차 대회 10위, 2차 대회 13위, 3차 대회 6위를 기록한 뒤 이후 월드컵을 모두 포기하고 올림픽 준비에만 올인했다. 저조한 성적에 위기감을 느낀 이들은 남은 5차례의 월드컵을 모두 포기하고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강화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꾼 것이다.

일단 국내 훈련을 통해 원윤종-서영우 조는 자신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홈 이점이 큰 썰매 종목인만큼 평창 트랙에서 수백 번의 연습 주행을 소화했기 때문에 트랙 공략법을 거의 완벽하게 터득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봅슬레이 종목 역시 금메달을 따낸 국가는 독일(동서독 포함), 스위스, 미국, 이탈리아, 캐나다, 오스트리아, 영국, 구 소련뿐이다. 원윤종-서영우 조가 메달 입상을 넘어 금메달까지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함께 4인승 종목에서도 내심 메달을 노린다. 이용 총감독은 "2인승보다 4인승의 결과가 더 좋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4인승은 2인승처럼 메달을 딴 적이 없는 종목이지만 평창 트랙 훈련으로 기량이 급성장했기에 기대를 모은다.

메달이 절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서 메달을 바라는 것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 외에도 썰매 종목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들의 선전으로 썰매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 생활 스포츠로 발전해 선수층이 더욱 두꺼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티나 아일린 프리쉐는 귀화선수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지만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크리스티나 아일린 프리쉐는 귀화선수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지만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프리쉐 앞세운 루지, 기적을 꿈꾼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비해 루지는 다소 메달권과 멀다. 독일 출신 크리스티나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체육회)가 귀화선수로 출전하긴 하지만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프리쉐는 지난 27일 끝난 2017~2018 시즌 9차 월드컵에서 24명 가운데 16위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프리쉐와 함께 여자 1인승 종목에 출전하는 성은령(대한루지경기연맹)도 17위에 머물렀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종목과 달리 루지가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워낙 유럽과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프리쉐도 루지에서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독일 출신이긴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해 세계와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 1인승에 출전하는 임남규(대한루지경기연맹)과 2인승에 함께 출전하는 박진용(경기도체육회)-조정명(국군체육부대)조 등 루지 대표팀 선수들이 선전한다면 루지에 대한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홈 이점이 있기 때문에 내심 기적도 바라볼 수 있다. 임남규, 프리쉐, 성은령, 박징용, 조정명 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평창 트랙에서 훈련해왔기 때문에 코스 파악이 끝났을 경우 성적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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