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드 선수 대반란, 그 중심에 정현이 있다

비시드 선수 대반란, 그 중심에 정현이 있다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1.22 22:04
  • 수정 2018.01.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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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노박 조코비치와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노박 조코비치와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정현(세계 58위, 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테니스는 물론이고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비시드 선수들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정현이 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멜버른 파크의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호주오픈에서 무려 6차례나 우승했던 노박 조코비치(세계 14위, 세르비아)에게 3-0(7-6[4] 7-5 7-6[3])으로 이기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첫 그랜드슬램 8강을 달성했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샌드그렌(미국, 세계 96위)으로 정해졌다. 이미 올해초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렸던 ASB 클래식 32강전에서 샌드그렌을 꺾은 적이 있는 정현이 4강까지 오르게 된다면 이는 '대형 사고'다. 그 기분좋은 대형 사고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8강에 오른 선수 가운데 무려 3명이 비시드 선수다. 바꿔서 말하며 시드를 받고 출전한 32명 선수 가운데 27명이 떨어지고 5명만 살아남았다. 비시드 선수가 호주오픈 8강까지 3명이나 살아남은 것은 4명이 살아남았던 지난 2002년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떨어진 27명 가운데 정현이 무려 3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8강 진출 선수 가운데 시드 선수를 3명이나 떨어뜨린 것은 정현이 유일하다.

정현은 1라운드에서 미샤 즈베레프(독일, 세계 35위)를 상대로 기권승을 거둔데 이어 3라운드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4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이어 조코비치까지 꺾으며 8강에 합류했다.

무엇보다도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꺾으면서 가장 높은 시드의 선수를 떨어뜨렸다. 아직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로저 페더러(스위스),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등 세계 랭킹 1위부터 3위 선수가 모두 8강까지 살아남았다. 이쯤 되면 정현의 대반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제 정현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24일 열리는 8강전에서 샌드그렌을 꺾을 경우 정현 앞에는 온통 톱시드 선수만 남게 된다. 4강에 오르면 페더러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한다면 나달이 기다리고 있다.

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노박 조코비치와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노박 조코비치와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정현이 4강에 오를 경우 지난 2008년 대회 조 윌프레드 총가(프랑스, 세계 15위) 이후 10년 만에 비시드 선수 4강 신화를 쓰게 된다. 당시 총가는 결승까지 올라 조코비치를 상대로 아쉽게 패한 적이 있다. 총가는 호주오픈 결승에 올랐을 당시 세계랭킹이 38위였다.

또 2006년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마르코스 바그다티스(키프러스, 세계 123위) 이후 4강에 오른 가장 낮은 랭킹 선수가 될 수 있다. 바그다티스가 결승에 올랐을 당시 세계랭킹은 54위로 정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그다티스는 12년 전 대회에서 무려 4명의 시드 선수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페더러와 결승전을 치른바 있다.

바그다티스와 총가가 호주오픈 결승까지 오른 이후 세계랭킹이 급상승, 톱10까지 진입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정현 역시 이번 대회에서 대반란을 이어간다면 조금 더 톱랭킹 진입이 수월해질 수 있다. 아직 정현의 나이가 21세이기에 그의 반란에 더욱 기대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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