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수비가 와르르...중국에 '공한증 치료제' 선물한 한국축구

또 수비가 와르르...중국에 '공한증 치료제' 선물한 한국축구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2.09 20:17
  • 수정 2017.12.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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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또 수비가 무너졌다. 강팀에 2골을 내준 것이 아니었다. 중국이었다. 그것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세대 교체를 위해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2-2로 비겼다. 목표로 했던 무실점 전승 우승은 일찌감치 멀어졌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이번 E-1 챔피언십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공식 A매치 데이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과 중동 등 리그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다. 이 때문에 E-1 챔피언십에서는 K리그와 일본,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모인다. 이는 일본이나 중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중일 리그 선수들로 모인 대표팀이 더이상 극동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이번 경기를 통해 증명됐다. 무엇보다도 중국을 상대로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도 큰 아픔이다. 중국에 공한증을 일깨워주는 대신 공한증 치료제만 준 꼴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위다바오(왼쪽에서 두번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위다바오(왼쪽에서 두번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중국의 공세에 밀렸고 전반 9분 만에 웨이 스하오에게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물론 전반 12분 이재성의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김신욱이 발로 밀어넣으며 균형을 맞춘 뒤 전반 19분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군 것을 이재성이 왼발 슛으로 연결하며 2-1로 역전시킨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더이상 중국을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30분 위다바오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주면서 2-2로 비겼다. 이날 중국 선수 가운데 A매치 데뷔 선수만 3명일 정도로 국제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무승부는 곧 졸전인 셈이다.

더욱 불안한 것은 이 수비진이 그대로 내년 FIFA 월드컵으로 가야한다는 점이다. 기성용(스완지 시티)만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을 정도고 그나마도 정통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다. 대표팀 수비진은 대부분 중국리그나 K리그 선수들로 짜여져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어야할 수비진이 중국 2진급 선수들에게 2골을 허용할 정도로 취약하다면 중국보다 몇 수 위인 스웨덴, 멕시코, 독일 상대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제 아무리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최전방에서 맹활약한다고 하더라도 수비진에서 실점을 거듭한다면 패배는 불보듯 뻔하다.

더구나 시간도 없다.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해 대표팀 일정은 공식 마무리되고 내년 3월이 되어야 다시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A매치 데이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호흡을 맞출 시간도, 평가전을 치를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비진의 안정화는 요원하기만 하고 러시아 월드컵을 향하는 시계 바늘은 더욱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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