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최창민 기자] 러시아가 낳은 '골키퍼의 전설'이자 '거미 손' 레프 야신(Lev Yashi·1929-1990)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부활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회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러시아 출신 예술가 이고르 구로비치가 디자인을 맡은 포스터에서 야신은 트레이트마크인 검은색 상하의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팔을 뻗어 공을 막고 있다.
야신은 항상 검은 옷을 입고 출전해 '흑거미'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야신이 들고 있는 찢어진 공은 러시아의 광활한 대륙을, 야신의 뒤 초록색 원은 경기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야신은 1950년대부터 옛 소비에트연방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전설로 1956년 올림픽 금메달, 1960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1966년 월드컵 4위 등을 이끌었다.
특히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1963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받았다.
'거미손' 야신의 진정한 능력은 페널티킥의 철통방어다. 그는 선수시절 270회의 페털티킥 상황에서 150번을 막아냈다.
이를 기념해 FIFA는 1994년 월드컵부터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게 '야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FIFA는 "포스터를 디자인한 러시아의 화가 이고르 구로비치는 1920년대 후반 러시아 구성주의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공에서 내뿜어지는 광선은 구성주의 작품의 특징으로, 대회의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월드컵 대회 조직위원장(스포츠담당 부총리)은 "이 포스터에서 러시아를 개최국으로 나타내는 게 무척 중요했던 만큼 야신을 중심인물로 택했다"면서 "가장 기억할 만한 상징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은 내년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오는 3일에는 크렘린 궁에서 대진 추첨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