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정현, 테니스 차세대 선두주자 증명했다

'교수님' 정현, 테니스 차세대 선두주자 증명했다

  • 기자명 김준호 기자
  • 입력 2017.11.12 09:24
  • 수정 2017.11.17 18:05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에 키스를 하는 정현. <출처=AFP/연합뉴스>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에 키스를 하는 정현. <출처=AFP/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유망주' 정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이 2003년 1얼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정상을 밟은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정현은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세계 37위인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를 결승전에서 만나 3-1로 꺾었다.

세계랭킹 54위인 정현의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오픈에서 달성한 4강이었다.

21세 이하 ATP 상위 랭커 7명과 이탈리아 유망주 1명이 출전한 정현은 세계랭킹에서는 5번째에 불과하지만 아시아 선수로를 유일하게 출전해 이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 됐다.

정현은 1세트 루블레프의 강력한 서비스에 눌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내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세트에서도 첫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지만 상대의 방심을 공략해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고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더 라인으로 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현은 3세트 들어 상대의 첫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출발하는 등 상대 서비스 게임을 잡아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했다.

강력한 '멘털'이 강점인 정현도 4세트도 정신적으로 무너진 루블레프를 몰아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정현에게 패한 안드레이 루블레프. <출처=AFP/연합뉴스>
정현에게 패한 안드레이 루블레프. <출처=AFP/연합뉴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정현은 세계 테니스를 이끌 차세대 주역 가운데 선두주자임을 증명했다. 

어릴적 고도 근시와 난시로 고생한 정현은 시력 교정을 위해 녹색이 좋다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했고 경기 중 안경을 벗고 땀을 닦는 모습은 이제 정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때문에 늘 안경을 쓰고 있어 해외 언론으로부터 '교수님'이란 별명을 얻었고 각종 대회 소개 자료에도 정현의 이름 앞에 '교수님'이라는 닉네임이 따라 붙는다.

정현은 경기 후 코트에서 펼쳐진 시상식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현은 "출전 선수 모두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경기에 나와 나도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의미 있는 대회 우승으로 시즌을 마쳐 기쁘다. 시즌이 끝났으니 당분간 쉬면서 2018년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ATP 공식 홈페이지는 경기 후 "교수님이 이제는 차세대 최고의 선수가 됐다. 정현은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도 상대보다 침착했다. 교수다운 경기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ATP투어 정상에 올라 유종의 미를 거둔 정현은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대회 볼 퍼슨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정현. <출처=AP/연합뉴스>
대회 볼 퍼슨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정현. <출처=AP/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