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만 있고 한국 축구 살릴 대책은 없었다'

'사과만 있고 한국 축구 살릴 대책은 없었다'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0.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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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한국 축구 위기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대책은 없었다. 팬들과 일부 축구인들 사이에서 "또 껍데기뿐"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최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자칫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고 비겼음에도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쳐 팬들의 지탄을 샀다. 급기야 러시아전과 모로코전에서 참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렸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 재부임설과 협회 임직원의 법인카드 무단 사용 등으로 협회는 그야말로 '적폐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얘기부터 꺼내며 신태용 감독에게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정 회장은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와 협회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회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전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 투자와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겠다. 현재 능력있는 유럽 지도자를 선임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대표팀 훈련을 직접 세밀하게 챙기겠다고 말한 정 회장은 "다음달 평가전 상대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로 확정됐다. 세부 조건 조율 때문에 발표가 늦어졌다"며 "강팀과 평가전을 치름으로써 대표팀이 단련되고 투혼을 불사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정 회장은 "그동안 대표팀에 대해 기술위원회가 책임졌지만 장기적인 전력 강화 연구를 하기 힘들었다"며 "앞으로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기구를 별도로 만들고 감독에 대한 책임도 이 기구에서 다루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 논란과 관련해 정 회장은 "상황이 악화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 초기 대응을 명확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하지만 본질을 덮을 수는 없다. 대표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신태용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협회 행정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몽규 회장은 "협회에 대해 세대 교체와 인사 혁신 등의 요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협회에서 많이 일하는 것은 나도 바라는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임원진과 협회 조직개편을 실시하겠다. 또 편법, 불법적인 것에 대해서는 사법결과가 나오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축구인들은 협회를 개선하고 대표팀의 전력을 강화하는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정몽규 회장이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도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됐던 것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인은 "솔직히 정몽규 회장이 축구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축구 행정은 청렴결백한 축구인들이 해야 하는데 이전에 협회 행정을 맡았던 축구인들이 너무 부패해 다시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며 "현재 협회의 행정을 맡고 있는 축구인들은 그저 정 회장의 '예스맨'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자신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쓴소리하는 사람을 멀리 함으로써 축구인들을 분열시켰다. 정 회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도 감수하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국 축구가 살아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축구인은 "그동안 협회는 무슨 일만 터지면 머리 숙여 사과만 했지, 개선하겠다는 대책도 없었고 그나마 미봉책이었던 대책도 실천하지 못했다"며 "개선이 아니라 개혁을 해야 한다. 협회가 완전히 뒤집히는 것도 감수해야만 협회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축구팬 역시 정몽규 회장의 입장 표명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부 팬들은 정몽규 회장이 협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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