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면 운동하기 싫어져요"…신체 폭력 겪은 선수 60%

"때리면 운동하기 싫어져요"…신체 폭력 겪은 선수 60%

  • 기자명 김건완 기자
  • 입력 2017.10.18 15:51
  • 수정 2017.11.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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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출처=데일리스포츠한국DB>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출처=데일리스포츠한국DB>

학원 스포츠에 폭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급이 낮을수록 신체폭력에 많이 노출되고 있으며, 폭력을 당한 생들은 운동을 그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인 '2016년 스포츠 폭력·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합숙, 훈련, 시합 등 운동 현장에서 신체폭력을 당한 운동선수가 전체의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을 가한 선배나 동료의 66%는 '규율이나 팀워크를 위해서'라 답한 반면 폭력을 겪은 선수 가운데 60%는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신체폭력은 학교 급이 낮을수록 많았다. 신체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한 학생 중에 37.9%가 초등학생, 33.0%가 중학생, 13.6%가 고등학생, 대학생 또는 일반선수는 15.5%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체폭력 가해자는 지도자가 29.9%로 가장 많았고, 선배가 22.9%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친구 18.8%, 후배 18.5%, 기타 9.9% 등의 순이다. 

신체폭력을 당한 도구로는 손이나 발이 46.9%로 가장 많았고, 회초리나 몽둥이가 31.7%로 그 뒤를 이었다. 운동기구로 신체폭력을 당한 비율도 20.7%가 되었다.

한 예로 최근 대전의 체육중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에서도 선배가 후배의 어깨를 2.5kg바벨로 폭행하고, 투포환에 사용하는 4kg 쇠 공으로 머리를 폭행하여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신체폭력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도자의 38.5%가 '규율 및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 답했으며 22.7%가 '팀워크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신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답한 지도자가 21.1%, '시합성적 향상을 위해서'가 10.8%였다. 

또 '아무런 이유 없이 신체폭행을 하거나, 본인의 스트레스를 해소를 위해,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는 지도자도 4.0%로 나타났다.

실제 신체폭력을 행사한 선배나 동료도 비슷하게 답변했다.

'규율 및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47.4%로 가장 많았고, '팀워크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 18.6%로 두 번째였다. '정신력이 약해졌기 때문에'라고 답변한 사람도 10.2%에 달했다. 선배나 동료의 경우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한 사람이 5.1%나 되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체폭력을 당한 뒤에 겪은 감정변화다. 폭력을 당한 26.8%가 '인격적인 모욕감으로 당장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했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운동이 싫어졌다'고 답한 학생은 33.1%나 되었다. 

즉 59.9%의 운동선수들이 신체폭력이후 운동이 싫어졌다고 답한 것이다. 

그 외에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답변한 선수가 14.2%, '더욱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선수는 겨우 16.7%있었다. 

김병욱 의원은 "정신력 강화를 위해 폭력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스트레스 해소로 운동선수를 폭행하는 전근대적인 모습이 우리체육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때문에 많은 운동선수들이 운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조사는 대한체육회가 선수 인권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로 2016년 7월 현재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전국 초중구 및 대학 일반 선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운동선수 1183명, 지도자 212명, 학부모 9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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