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를 찾아서] 될성부른 쇼트트랙 떡잎 정재희 "속도낼 때가 가장 즐거워요"

[유망주를 찾아서] 될성부른 쇼트트랙 떡잎 정재희 "속도낼 때가 가장 즐거워요"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0.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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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가 지난 1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남녀 쇼트트랙 꿈나무 선수권대회 여자초등 3·4학년부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어머니 정수현 씨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정재희가 지난 1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남녀 쇼트트랙 꿈나무 선수권대회 여자초등 3·4학년부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어머니 정수현 씨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빨리 달리고 싶어요. 최민정 언니처럼 되어서 올림픽에도 나가보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정재희(9·리라초 3)의 눈이 반짝 빛났다. 수줍게 웃었지만 쇼트트랙이 너무나 좋다는 뜻만큼은 분명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시작한 쇼트트랙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말에는 활기까지 느껴졌다.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정재희는 벌써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부에서 뛰고 있지만 1년 언니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월등한 실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재희는 지난 14일과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스포츠토토 전국남녀 쇼트트랙 꿈나무 선수권대회 여자 초등 3·4학년부에서 500m 우승과 1000m 3위, 1500m 2위, 1500m 슈퍼 파이널 3위를 차지했다.

4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입상한데다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종목에서도 자신보다 앞선 선수가 모두 '4학년 언니'들이다. 3학년 중에서는 단연 발군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재희의 쇼트트랙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6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일에 놀러간 실내 놀이공원에서 스케이트를 신나게 탔다. 그 때 정재희를 지도했던 선생님이 쇼트트랙 지도 강사였다.

어머니 정수현 씨는 "만약 재희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피겨를 지도하셨다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됐겠죠"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 놀이공원에는 피겨 스케이팅 해설로 유명한 방상아 위원이 피겨 스케이팅을 지도하고 있다.

이후 쇼트트랙의 매력에 푹 빠진 정재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또 올해부터 한국체육대학교 클럽으로 옮겨 더욱 체계적인 지도를 받고 있다. 정수현 씨는 "한체대로 옮긴 이후부터 재희의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희의 장점은 스타트다. 또래 다른 선수들보다 출발 전 다리 폭이 조금 넓다. 총성과 함께 달려나갈 때 박차고 나가는 힘을 받기 위해서다. 원래 스타트에 소질을 갖고 있었고 한체대에서 스타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더욱 능력이 향상됐다.

정재희의 경기를 지켜본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도 "스타트가 매우 좋다. 기본기가 잘 되어 있다"며 정재희에 대한 평가에 후한 점수를 준다.

정재희가 쇼트트랙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는 바로 속도감이다.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 가장 즐겁다. 학교에서 특별수업으로 받는 스키에도 푹 빠져 있다. 역시 설원에서 맞바람을 뚫고 속도를 만끽하는 것이 마음에 쏙 든 것이다. 물론 지금 정재희의 관심은 오직 쇼트트랙이다.

정재희는 여자초등 3·4학년부에서 입상권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재희의 꿈은 물론 올림픽 출전이다. <사진=박상현 기자>
정재희는 여자초등 3·4학년부에서 입상권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재희의 꿈은 물론 올림픽 출전이다. <사진=박상현 기자>

정재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가지 고민도 있다. 작년에 발목골절상을 입은 적이 있어 아직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다. 또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근육이 붙지 않아 500m 이후부터는 언니들에게 밀린다. 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면서도 그 이상의 거리에서는 언니들에게 뒤지는 이유다. 물론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정재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최)민정이 언니예요. 자세가 가장 안정되어 있는 것 같아서 제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언니인 것 같아요. 열심히 쇼트트랙을 해서 올림픽 대표 선수로도 뛰고 싶어요"라고 웃었다.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쇼트트랙 꿈나무는 꾸준히 발굴되고 있다. 어쩌면 2026년 동계 올림픽에서 정재희라는 이름이 지금 최민정이나 심석희만큼이나 유명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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